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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 1% 불과한데…ESS 발목 잡는 MLCC

산업리포트

배터리 전력 제어에 MLCC 필수
ESS 수출 급증하자 수급 병목
공급 가격 2배 이상 오를수도

반도체 등 다른 업계도 연쇄 충격
국내 배터리 업계가 예상치 못한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공급난에 발목을 잡혔다. 에너지저장장치(ESS)에 들어가는 MLCC를 제때 공급받지 못하고 있어서다. 배터리 업체들이 ESS 수출 차질을 우려하는 가운데 MLCC 업체는 공급 부족을 이유로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 ESS 생산량 못 따라가는 MLCC1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의 한 ESS 배터리 시스템 업체는 MLCC 공급가격이 기존 대비 두 배가량 인상될 수 있다는 얘기를 전달받았다. 내년엔 필요한 분량을 제때 공급받지 못할 수 있다는 소식까지 듣고 비상이 걸렸다.

이 회사 관계자는 “회사 경영진은 원가 비중이 미미한 MLCC 때문에 전체 생산 일정이 밀릴 수 있다는 보고를 받고 당황해하고 있다”며 “일단은 가격이 올라도 물량을 확보하는 게 급선무”라고 했다.

MLCC는 전자회로에 전류가 안정적으로 흐르도록 하고 부품 간 신호 간섭과 노이즈를 줄여주는 부품이다. ESS엔 배터리 관리시스템(BMS)과 전력 변환·제어 회로 등에 들어간다. 통상 MLCC는 ESS 제품에서 차지하는 원가가 1% 미만으로, 그동안 배터리 업계에선 중요한 공급망으로 여겨지지 않았다.

ESS업계의 MLCC 공급난은 미국 등 수출 물량이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 등으로 전력 수요가 늘자 발전 설비를 빠르게 증설하고 있다. 신규로 설치되는 전력 설비의 79%가 태양광과 ESS 조합이다.

실제 업계 1위인 LG에너지솔루션의 상반기 ESS 매출은 지난해 8000억원대에서 올해 약 4조원으로 급증한 것으로 추정됐다. 1년 만에 4.6배 증가한 것이다. 하반기에도 비슷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I, SK온 등 경쟁사들도 ESS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내년 이후에도 ESS 판매가 가파르게 늘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 관계자는 “공장 가동률을 100% 가까이 끌어올려도 ESS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며 “제품을 만들면 곧바로 가져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협력사 관계자도 “주문 물량을 맞추기 위해 공장을 주야간 체제로 전환해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 확산하는 ESS발 MLCC 쇼티지MLCC 공급난은 더 심해질 전망이다. ESS뿐 아니라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반도체, 전기차 등에서 고용량·고신뢰성 MLCC 수요가 동시다발로 늘고 있어서다.

올해 2분기 기준 삼성전기의 공급액 대비 신규 주문액 비율은 1.6을 웃돈 것으로 알려졌다. MLCC 생산량보다 신규 주문량이 60% 많다는 의미다. 무라타제작소(1.47), 타이요유덴(1.72), 야게오(2.20) 등 해외 MLCC 업체의 공급액 대비 신규 주문액 비율도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MLCC 업체는 제품 종류와 고객에 따라 공급 가격을 다르게 책정한다. 업계는 ESS 쇼티지(공급 부족)발 가격 인상이 반도체, 데이터센터 등 다른 산업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고부가가치 MLCC를 중심으로 공급 부족이 구조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SS업계 관계자는 “MLCC 업체들이 생산량을 단기간에 늘리기 어려워 다양한 산업의 기업이 물량 확보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정해진 파이를 각자 더 가져가려고 하니까 쇼티지 문제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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