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0.20% 상승 지속
강남·서초 5주 연속으로 하락세
압구정·반포 실거래가 수 억원↓
강북 14개구 매매가 0.33% 급등
“강남권 가격 약세 당분간 계속”
서울 강남구 압구정의 한 공인중개업소에 아파트 매물안내가 붙어 있다. 김정훈 기자서울 아파트값이 계속 오르고 있지만 강남권에서는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강남·서초구가 5주 연속 하락한 데 이어 송파구까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서울 전역에서 매물이 늘고 있지만 강남3구는 한 달여 만에 20% 넘게 증가한 데다 실거래 가격까지 낮아지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8·3 세제개편에 따른 가격 조정이 지속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한국부동산원이 10일 발표한 9월 첫째 주(7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0% 올라 전주(0.22%)보다 상승폭이 0.02%포인트 줄었다.
세제 개편안이 발표된 8월 이후 강남3구의 집값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강남구는 -0.35%, 서초구는 -0.30%를 기록해 나란히 5주 연속 하락했다. 송파구도 8월 5주 0.01% 상승에서 이번 주 -0.02%로 하락 전환했다. 강남·서초·송파·강동을 묶은 동남권은 -0.13%의 변동률을 나타내 전주(-0.12%)보다 낙폭이 커졌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강남구는 압구정·대치동 대단지, 서초구는 잠원·반포동을 중심으로 가격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실거래에서도 조정 흐름이 확인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3차 전용 161㎡는 7월 3일 4층이 75억 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 20일에는 9층이 68억5000만 원에 손바뀜했다. 대치동 은마 전용 76㎡도 9층 매물이 7월 18일 34억6000만 원에 거래됐으나 지난달 29일 33억3000만 원으로 1억3000만 원 낮아졌다. 서초구에서도 하락 거래가 잇따랐다.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는 5월 27일 56억 원(7층)에서 지난달 6일 53억9000만 원(13층)으로 2억1000만 원 떨어졌다. 반포리체 전용 59㎡ 역시 7월 35억3000만 원(17층)에서 지난달 34억 원(32층)으로 낮아졌다.
매물도 늘고 있다. 세제개편안 발표일인 8월 3일과 이달 9일을 비교하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409건에서 7만799건으로 17.2% 증가했다. 강남구는 9453건에서 1만1544건으로 22.1%, 서초구는 7630건에서 9257건으로 21.3%, 송파구는 5099건에서 6277건으로 23.1% 늘었다.반면 비강남권 매매가는 강세를 이어갔다. 강북 14개구는 평균 0.33% 올라 강남 11개구(0.08%)의 네 배를 웃돌았다. 강북구가 0.46%로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도봉구와 서대문구는 각각 0.43%, 성북구 0.42%, 중랑구 0.40% 상승했다. 상대적으로 가격 접근성이 높은 중저가 단지와 역세권을 중심으로 실수요가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서울 전세시장에서도 강남권 약세가 나타났다. 서울 전세가격은 0.19% 올랐지만 서초구는 -0.21%, 강남구는 -0.03%를 기록했다. 반면 노원구(0.38%), 중랑구(0.37%) 등 비강남권은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세제개편에 따른 부담과 정책 불확실성이 당분간 강남권의 매수 심리를 제약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장기보유공제율 축소와 장기거주소득공제 한도 신설 등 고가주택 양도세 부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여전히 매도를 압박하고 있다”며 “입법 과정에서 추가 완화 여부를 지켜봐야 하는 정책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만큼 강남권의 거래 둔화와 가격 약세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