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 ‘아파텔’ 위주 수요 넘치는데
입주물량은 내후년까지 감소 전망
실거주 의무 강화에 매물 품귀 가속
신규·갱신 계약 간 2억 차이난 곳도
매매·전세·월세 트리플 강세 가능성
서울 종로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오피스텔 매물표가 게시돼 있다. 연합뉴스서울 오피스텔 전셋값 급등은 아파트 전세 매물이 줄어든 가운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중대형 오피스텔에 수요가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아파텔’로 불리는 중대형 주거용 오피스텔의 공급도 적은 탓에 6개월 만에 전셋값이 1억 원 가까이 오르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 임차인이 계약을 갱신할 때 적용되는 가격과 신규 계약 가격 사이에 억대의 보증금 차이가 발생하는 ‘전세 이중가격’ 현상 역시 확산하고 있다.1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양천구 목동 현대하이페리온2차 전용면적 94㎡는 7월 신규 전세 계약이 12억 원에, 갱신 계약이 10억 800만 원에 각각 체결됐다. 같은 주택형에서 전세 보증금이 2억 원 가까이 차이 난 셈이다. 최근 전셋값이 빠르게 오르는데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면 기존 임대료의 5% 이내에서만 보증금을 올릴 수 있어 신규 계약과 갱신 계약의 가격 차이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해당 평형은 3룸 오피스텔로 아이가 있는 가족 단위가 많이 찾는 사실상 아파트 구조의 집인데, 요즘 전세 매물이 나오지 않다 보니 가격이 올라가는 것”이라며 “갱신권을 사용해 5% 이내에서 올려 갱신한 계약 건들이 있어 가격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오피스텔 전세 이중가격 현상은 서울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중랑구 망우동 신내역 프라디움 더 테라스 전용 84㎡는 7월 신규 전세 계약이 5억 6000만 원에 체결된 반면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갱신 계약은 4억 5150만 원에 이뤄졌다. 신규 계약과 갱신 계약의 보증금 차이는 1억 850만 원으로 19.4%에 달한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1000가구 가까운 오피스텔인데 지금 전세 매물이 1개만 나와 있는 상황으로 하나 있는 매물도 퇴거일이 정해지지 않아 거래를 못 하고 있지만 대기 수요는 몇 명씩 몰려 있다”고 했다. 이어 “갱신 계약들만 4억 원대로 거래되는 것이고 이제 5억 5000만 원 이하 매물은 찾기 어렵다”며 “주변 아파트 전셋값이 6억 원을 넘어가면서 오피스텔 전세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신규 계약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반년 새 1억 원 오르는 등 빠르게 상승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영등포구 양평동4가 구산드림타워 전용 85㎡는 지난해 12월 5억 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지만 올해 7월에는 6억 원까지 오르며 2022년 최고가에 다시 도달했다. 약 6개월 만에 전셋값이 1억 원 상승한 것이다. 영등포구 여의도동 여의도 더샵 아일랜드파크 전용 78㎡도 지난해 12월 7억 3000만 원에서 올해 8월 8억 2000만 원으로 9000만 원 올랐다.최근에는 정부의 실거주 우대 정책으로 인해 오피스텔 전세 매물이 감소하고 있는 것 역시 가격 상승에 한몫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구산드림타워 인근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정부의 실거주 중심 정책으로 아파트 소유주가 실거주로 전환함에 따라 기존에 아파트에 임차로 살던 오피스텔 소유자가 자신의 오피스텔로 들어가면서 임대차 매물이 줄어드는 연쇄적인 전환도 나타나고 있다”며 “전세 매물을 구하기 어려워 대부분 갱신하다 보니 나오는 매물 자체가 줄고 가격은 오르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체 구조가 3룸으로 가족 단위 거주자가 많이 찾는데 현재 전세 매물 자체가 전무하기 때문에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파트 전세를 구하기 어려워진 수요가 상대적으로 주거 여건이 좋은 중대형 오피스텔로 이동하면서 오피스텔 전세 가격을 밀어올리고 있다는 분석 또한 나온다. 부동산 빅데이터 기업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 483건으로 지난해 11월 2만 6000건대와 비교하면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약 21% 감소했다. 10·15 대책 이후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고 실거주 의무가 강화되면서 전세 물량이 감소한 영향이다.
향후 입주 물량 감소도 전세 시장에 부담을 더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텔 입주 물량은 지난해 4122실에서 올해 1700실로 줄어든 데 이어 2027년 1224실, 2028년 372실까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 역시 지난해 3만 7103가구에서 올해 2만 6035가구로 감소하고 2027년 2만 2657가구, 2028년 1만 5388가구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 공급 감소로 전세 매물이 시장에 공급될 여지가 더욱 줄어드는 셈이다.
이러한 전세 시장 불안정이 매매 가격까지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함께 나온다. 양지영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최근 전세난이 심한 서울 외곽 지역에서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전환되며 아파트 가격이 빠르게 오른 것처럼 오피스텔도 전세를 구하기 어려운 까닭에 매매가 늘면서 매매·전세·월세가 함께 오르는 ‘트리플 강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