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으로

美 실종자확인국 "北서 유해발굴작업 재개 준비 지시 받아" [이상은의 워싱턴나우]

"접근되면 장진호 전투장소 확인할 계획"
북미대화 재개 여부에 '촉각'
미국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 당국자들이 10일(현지시간) 하와이 호놀룰루 본부에서 취재진에게 유해 발굴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호놀룰루(미국)=이상은 특파원 미국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 당국자들이 10일(현지시간) 하와이 호놀룰루 본부에서 취재진에게 유해 발굴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호놀룰루(미국)=이상은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을 추진하는 가운데, 북한에 남아 있는 미군 유해를 발굴하는 작업을 미 국방부가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존 피게레스 미국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 선임 작전담당관(사진 오른쪽)은 10일(현지시간) 하와이 호놀룰루 진주만-히컴 합동기지 내 본부에서 취재진과 만나 "현장 여건이 허용될 경우, 즉시 투입될 수 있도록 들어갈 준비를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했다. 다만 그는 이러한 요청은 자신들에게는 상시적인 일이라는 취지의 설명을 덧붙였다.

그는 DPAA가 이 문제에 대해 "준비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뉴스에서 관련 내용이 다뤄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자신이 보는 '신호'라고 했다. 다만 "실제 투입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우리 권한 밖의 일"이며 "우리는 그저 준비하라는 지시를 받았을 뿐"이라고 했다. 그는 언제나 실종자가 다수 발생한 지역에 대해서는 "항상 진입 작전을 위한 기본 계획안이 마련돼 있지만, 오랫동안 검토되지 않은 채 방치됐다면 내용을 업데이트해야 한다"면서 "계획은 항상 존재했다는 뜻"이라고 했다.

피게레스 담당관은 "실제 출동 지시가 떨어지면 기상조건을 비롯해 현재 상황에 맞춰 계획을 조정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를 위해선 선제적으로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라고 했다. 다만 DPAA 국장이 준비 태세를 갖추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언급한 후 백악관의 추가 조치나 언급은 "없었다"고 했다.

피게레스 담당관과 함께 취재에 응한 법의인류학자 진주현(제니 진) 스페셜 프로젝트 매니저(사진 왼쪽)는 유해 발굴 작업이 아주 작은 뼛조각에 있는 제한된 정보로 유골의 주인을 찾아내는 전문적인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경우 유골이 완전한 형태로 있지 않고 여러 명이 혼재된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인종, 성별, 나이 등에 관한 정보를 최대한 추적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 당국자들이 10일(현지시간) 하와이 호놀룰루 본부에서 취재진에게 유해 발굴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인종별 두개골 차이를 보여주기 위한 모형.  /호놀룰루(미국) 미국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 당국자들이 10일(현지시간) 하와이 호놀룰루 본부에서 취재진에게 유해 발굴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인종별 두개골 차이를 보여주기 위한 모형. /호놀룰루(미국)=이상은 특파원

진 매니저는 북한 유해발굴이 재개될 경우 특히 가고 싶은 분야로 한국전 종전을 앞두고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장진호 주변 지역을 꼽았다. 그는 "장진호 서쪽 지역은 미군 해병이 많이 싸운 지역인데 지금까지 북한이 한 번도 발굴을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곳을 발굴하고 싶다"고 했다. 청천강 전투 지역과 구장, 원산도 발굴이 필요한 곳이라고 덧붙였다.

DPAA는 2차세계대전, 한국전, 베트남전, 미소 냉전, 중동에서 진행 중인 전쟁 등에서 발생한 분쟁의 실종자 확인과 유해 수습을 담당한다. 현재 행방이 확인되지 않은 미군은 약 8만1000명이며 이 중 3만9000명 가량은 수습 및 신원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DPAA는 추정하고 있다.

피게레스 담당관은 "2차 세계대전은 미국이 참전한 마지막 대규모 분쟁이었으며, 거대한 대양(태평양과 대서양)을 무대로 치러진 전쟁이어서 심해에서 발생한 손실이나 침몰 선박이 많고 침몰 선박은 그 자체로 고인들의 영원한 안식처로 간주된다"고 했다. 실제로 진주만 폭격으로 전몰된 장병들의 유해는 여전히 만 아래에 잠들어 있다. 미국은 USS애리조나 함의 위에 기념관을 설치해 해당 장소를 추모의 공간으로 활용하는 중이다.

이와 달리 한국전은 지상 전투가 많았지만, 약 5000명이 비무장지대(DMZ)나 북한 지역에 있어 접근이 어려운 환경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나 우리는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으며, 언제든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다. "실제로 북한에 들어갔던 마지막 미국 정부기관이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DPAA가 마지막으로 북한 지역에서 유해 발굴 작업을 한 것은 2005년이다. 이후 2018년 7월27일 정전협정일에 북한을 방문해 미군 유해가 담긴 상자 55개를 받았다. 상자 안에는 약 250명의 유해가 섞여 있었으며, 미군(110명)과 한국군(90여명) 등의 유해를 파악했고 나머지는 분류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진 매니저는 설명했다. 한국전 관련 발굴되어 신원이 확인된 미군 유해는 현재까지 총 804명이다.

미국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에 마련된 전몰 장병들의 혼령을 위로하는 '영광의 의자'.  /호놀룰루(미국)=이상은 특파원 미국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에 마련된 전몰 장병들의 혼령을 위로하는 '영광의 의자'. /호놀룰루(미국)=이상은 특파원

호놀룰루(미국)=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그냥 목록으로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