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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원·달러 1200원대 ‘아른’… 수출첨병 반도체·車, 한치앞 ‘캄캄’

증권사, 삼전닉스 추정치 하향
10% 변동때 1.2조 규모 피해
현대차·기아도 ‘환차손’ 진입
AI가 그린 일러스트. AI가 그린 일러스트.

2달 전만 해도 1550원대를 웃돌던 원·달러 환율이 1330원대까지 떨어지면서 우리 수출의 46%를 책임지는 반도체·자동차 산업의 하반기 실적에 비상등이 켜졌다.

주요 증권사들은 국내 반도체, 완성차 기업에 대한 실적 전망치를 하향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1200원선까지 내려갈 것이란 전망도 나오면서 이들 기업의 실적 방어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이달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105조7000억원, SK하이닉스는 73조2000억원으로 제시했다. 지난달 25일 예상치보다 각각 11.8%, 7.6% 하향 조정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영업이익률을 71.3%로 2.7%포인트(p) 낮췄다. 미래에셋증권은 환율 하락을 실적 조정의 배경으로 제시했다.

DB증권도 최근 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76조5000억원으로 제시했다. 기존 증권사 추정치 평균(79조9000억원)을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서승연 DB증권 연구원은 “견조한 서버 수요와 제한적인 공급에 따른 메모리 가격 상승에도 비우호적인 환율이 영향”이라고 이유로 들었다.

씨티그룹도 최근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104조1000억원, 76조7000억원으로 종전보다 10%, 3% 각각 낮췄다.

자동차의 경우도 원화 강세에 따른 하반기 실적 압박이 예상된다. 현대차는 올 2분기 환차익으로 2380억원을 영업이익에 반영했고, 기아는 6690억원의 영업이익을 추가했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올 2분기 원·달러 평균환율은 1501.93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97.9원(7.0%) 올랐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환율은 급격히 하락, 7월 2일 1554.40원까지 치솟았던 환율은 지난 11일 1338.20원으로 두 달여 만에 216.2원(13.9%) 급락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아에 대해 “연초 가이던스 달성을 위해서는 하반기 5조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야 한다”며 “현재의 환율 조건에서 다소 도전적인 과제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수출 기업들은 환율이 오르면 수출단가가 하락하면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고, 또 판매대금을 원화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환차익이 발생한다. 다만 올 2분기와 같은 급격한 환율 상승은 원가 압박을 키우고, 수출 전략이 변동성을 키운다는 점에서 달갑게 여겨지지만은 않는다.

이런 가운데 하반기 들어 원·달러 환율이 급락세를 보여 기업들의 리스크는 더 커진 상태다. 특히 국내 수출 경제를 책임지는 반도체와 자동차의 경우 변동폭이 더 크다는 점에서 경제 직격탄의 우려도 나온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수출 품목에서 반도체는 1924억달러(38.7%)로 1위, 자동차는 359억달러(7.2%)로 2위를 차지해 전체의 총 45.9%를 책임졌다.

각사의 작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환율이 5% 변동할 경우 4350억원, SK하이닉스는 10% 변동 시 1조2000억원, 현대차는 5% 변동 시 1700억원의 법인세 차감전 손익에 변동이 각각 발생한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원화 강세 흐름이 하반기까지 이어져 1200원선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 반도체, 자동차를 비롯한 주요 수출 품목의 가격 경쟁력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하단에 대한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 시간이 지날수록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환율이 눈높이가 계속 낮아지고 있다”며 “현재까지는 1300원 부근에서 하방 경직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지만, 하단이 순식간에 낮아질 수 있어 1200원대 진입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주요 기업들은 내년 사업계획 수립에 들어가는 4분기를 앞두고 환율 변동성이 지나치게 커져 보수적인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올 들어 중동 지역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유가, 금리 등의 변수까지 커져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일단 과도한 고환율이 꺾인 점은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일 것으로 보이지만, 급격한 변동폭은 손익 외의 리스크도 키울 수 있다”며 “올해 환율, 유가, 금리에 주가도 변동성이 커진 만큼 일단은 시장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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