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국회 국토위에 출석한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 평일 열린 지역구 당 행사 참석.. 김윤덕 장관? 국회의원?
지난 4일은 금요일, 즉 평일입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전주시갑 지역위원회는 전주시청에서 정책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는 조지훈 전주시장과 도·시의원, 그리고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참석했습니다.
전북 지역 언론은 참석자들이 전주시 주요 현안과 국가 예산 확보 사업 등 지역 현안을 주로 논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 지역 언론은 간담회에 참석한 '김윤덕 장관'을 '김윤덕 국회의원'으로 소개하면서 "'평화동 반다비 수영장 건립’과 ‘전주교도소 이전’ 등 우리 전주의 핵심 사업들이 차질 없이 실행되도록 힘을 모아가자"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4일 전주시청에서 열린 민주당 전주시 갑 지역위원회·전주시 정책 간담회김윤덕 장관은 행사를 주최한 전주시갑 지역위원장이기도 한데요. 김윤덕 장관이 민주당 지역구 지역위원회 행사에 참석했던 지난 4일, 국토부 홈페이지 장관 동정에는 아무런 일정이 등록돼 있지 않았습니다.
후임 장관 후보자가 최근 지명되긴 했으나 아직 인사청문회조차 열리지 않은 상황에서 엄연한 국무위원인 김 장관이 평일에 지역 현안을 다루는 지역구 행사에 참석한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오늘(14일) 오전에도 전북을 찾았습니다. 한국도로공사 전주수목원 정원박람회 개막식에 참가했는데, 이 박람회는 매년 가을마다 열리는 대표적 지역 행사입니다.
■국토 균형발전 책무 있는데.. 절반은 방문조차 안 해
최근만이 아닙니다. 22대 국회 전주갑 현직 의원인 김윤덕 장관은 유독 전라북도와 전주시를 자주 찾았습니다.
올해 장관 동정 자료(2026.1.1~9.14)를 토대로 집계해 보니, 김 장관이 전북(전주) 지역을 찾은 횟수는 모두 9번이었습니다. 국회와 대통령실이 있는 서울과 정부 청사가 있는 세종을 제외하면 시·도중에 가장 많았습니다.
그다음이 경기도 8번, 인천 3번, 대전 2번, 광주·충남 1번으로 파악됐는데요. 기자단에 공개된 장관 동정 일정 기준으로 부산·대구·울산·강원·충북·전남·경북·경남·제주는 올해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습니다. 전국 시도 17곳 가운데 절반이 넘는 9곳을 아예 찾지 않은 겁니다.
혹여 장관 동정 자료에 누락된 방문일정이 있을까 싶어서 국토부에 김윤덕 장관의 올해 지역 방문 일정을 별도로 요청해 검증해 봤습니다. 그래도 전북과 부산, 대전 일정 정도가 각 1번씩 추가된 정도에 그쳤습니다. 이걸 합쳐도 전국 시도 17곳 가운데 미방문 지역은 8곳이나 됩니다.
게다가 전북 방문도 더 늘었습니다. 국토부 추가 자료까지 더하면 김 장관은 전북을 올해에만 10번이나 방문했습니다. 그리고 10번 중 4번은 금요일이었습니다.
특정 지역에만 산하기관이 있거나 관련 업무가 특정 지역에 집중된 다른 부처의 장관이라면 이 같은 편중된 지역 방문이 이해가 갈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국토부는 지역 균형발전을 책임지는 주무 부처이자, 전국의 국토 곳곳에 주택, 토지, 도시, 교통 업무가 산재해 있는 행정조직입니다.
당장 김윤덕 장관이 현장을 방문하지 않은 광역 자치단체들만 봐도 대구에는 군 공항 이전, 제주는 제2공항 건설, 경남은 남부 내륙철도 건설 등 국가적 현안이 산적한 상황입니다.
이 같은 김 장관의 '편중 일정'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장관님이 전국의 중요한 행사는 빠짐없이 참석한 편"이라며 "주말에 지역구를 챙기시려다 보니 주 후반부에 전북 지역 일정이 많아진 것 같다."라고 해명했습니다.
■ 수시로 지역구 찾는 동안 '공급 성적표'는 지지부진
문제는 김 장관이 지역구를 아끼는 동안 정작 국토부의 주택 정책 성적표는 영 신통치 않다는 점입니다.
올해 서울 아파트값은 쉼 없이 올라 누적 상승률은 7.56%에 달합니다. 전월세난도 심각합니다. 집값 상승이야 사실 여러 가지 다양한 원인이 있으니 국토부 장관에게만 책임을 물을 순 없겠습니다.
하지만, 국토부의 '책임'인 공급 문제만 봐도 뚜렷한 성과가 없는 게 사실입니다. 이재명 정부 첫 공급 대책인 '9·7 주택공급 확대 방안'이 발표된 지 1년이 지났는데요. 수도권 26만 9천 호 착공을 목표로 했지만, 현재까지 7만 7천여 호에 그쳐 목표 달성률은 29%에 불과합니다.
태릉 골프장, 과천 경마장, 서리풀 등 주요 공공 택지들도 주민들 반대와 관계 기관과의 협의 문제 등으로 대책 없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김윤덕 장관이 기자 간담회를 통해 '히든카드'처럼 불쑥 꺼내든 용산공원 예정 부지 내 주택 공급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김윤덕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회동이 여러 차례 이어지며 '공급 빅딜'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지만, 장관 인사가 발표되며 기약 없이 시간만 흘러가고 있습니다.
오는 16일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립니다. 여당이 다수인 만큼 큰 문제가 없다면 홍 후보자가 장관으로 취임할 것으로 보입니다. 국토부 직원들이 정부의 '공급 드라이브'에 발맞추기 위해 밤낮으로 뼈를 갈아 넣어 일하고 있는 만큼 새 리더는 국토부 업무에 '올인'하는 자세를 보여줬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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