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토지거래허가 신청 3012건
서울전역 대상 지정 후 최저치
집값 하락 안정엔 영향 못미쳐
입주난 겹쳐 거래가 상승 지속
서울 부동산 시장을 4년 만에 다시 덮친 ‘거래 빙하기’는 4년 전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22년엔 금리 급등과 집값 하락 우려가 맞물리면서 거래가 위축됐지만, 지금은 규제 강화 여파로 거래량은 줄었어도 집값은 오름세를 타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3~5년간 공급 부족이 해소될 기미가 없는 만큼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1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9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449건이다. 이달 거래량은 1000건 안팎에 그칠 가능성이 상당하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가 1000건 이하로 떨어진 건 2022년 이후 4년 만이다.
매수세 위축은 토지거래허가 신청 건수에서도 드러났다. 서울시에 따르면 8월 서울 아파트 토지거래허가 신규 신청은 3012건으로 서울 전역 지정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4월 8896건에서 4개월 연속 감소했다.
매물은 쌓여가고 있다. 부동산정보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13일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7만705건으로 집계돼 약 4개월 만에 다시 7만 건대로 올라섰다. 이는 한 달 전보다 13.1% 증가한 수치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8·3세제 개편으로 보유세와 양도소득세 증세가 예고되자 절세 매물이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매물 증가는 매수세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강남에서 고가 매물이 나와도 대출 규제 탓에 살 수 있는 매수자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4년 전 거래절벽 당시엔 수요자들이 ‘집을 사지 않으려는 시장’이었다면 지금은 ‘집을 사고 싶어도 사기 어려운 시장’에 가깝다는 것이다.
과거 거래절벽과 가장 큰 차이는 가격 흐름이다. 2022년엔 금리가 급격하게 올랐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도입되면서 거래량과 집값이 동시에 꺾였다. 지금은 집값 상승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거래만 빠르게 감소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매물 적체와 거래절벽을 집값 하락 신호로 보기는 힘들다고 분석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대출·세금 규제로 거래가 막혀 있어 매물은 쌓이는데 거래는 잘 안 되는 상황”이라며 “‘거래절벽’으로 볼 수 있지만, 공급 과잉이나 수요 소멸에 따른 구조적 현상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일부 강남 고가 아파트 호가는 내려가긴 했지만 가격이 본격적으로 하락하는 흐름으로 보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입주 가뭄과 풍부한 시중 유동성도 상승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28년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임대 제외)은 올해보다 31% 감소한 1만3279가구로 추산됐다. 윤지해 부동산114 리서치랩장은 “서울 외곽지와 경기 핵심지에선 집값이 줄줄이 따라 오르는 키 맞추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세제 개편에 따라 집값 상승 가속도까지 붙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