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규제 당국에 서류 제출했지만
주가 하락 후 급등하자 추가 상승기대
AI 붐으로 수주 급증 머스크 제치기도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의 공동창업자·회장 래리 엘리슨. AFP 연합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이 최대 10조 원 규모에 달하는 자사주 매각 계획을 철회했다. 올 들어 23%급락하던 오라클의 주가가 반등하면서 당장 현금화하기 보다는 상황을 더 지켜보기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철회로 하나의 불확실성이 사라졌지만,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비용 증가에 대한 우려는 사라지지 않았다고 지적한다.오라클은 12일(현지 시간) “래리 엘리슨 회장이 오라클 주식 최대 5000만 주를 매각하려는 ‘10b5-1 계획’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또한 “해당 계획에 따라 매도된 주식은 한 주도 없으며 엘리슨 회장이 오라클 주식을 매도할 다른 계획도 없다”고 덧붙였다. 최대 5000만 주는 11일 종가 기준 75억 달러(약 10조1000억 원)에 해당한다. 엘리슨 회장은 오라클 지분 38%를 보유 중이다.
‘10b5-1 계획’은 최고경영자(CEO) 등이 미리 정해진 조건과 일정에 따라 주식을 매각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오라클은 지난 11일 규제 당국에 제출한 서류에서 엘리슨 회장이 지난 6월 22일 이 거래 계획을 채택했으며 이 계획은 10월 24일 완료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발표 하루만에 자사주 매각 계획을 철회한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올 들어 오라클 주가 약세가 이어지면서 자사주 매각 매력이 떨어진 것을 가장 큰 이유로 보고 있다. 10b5-1 계획 채택 당시 5000만 주의 가치는 약 87억 5000만 달러였으나, 이후 주가가 16% 하락하면서 현재 약 75억 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오라클 주가는 과도한 데이터센터 투자에 따른 재무 부담 우려로 인해 올해 들어 23% 하락한 상태다.
AI 붐 타고 주가 다시 급증세...래리 엘리슨, 한때 머스크 제치고 ‘최고 부자’
로이터연합뉴스다만 최근들어 오라클 주가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클라우드 수요 폭증과 초대형 계약 소식에 힘입어 33년 만에 하루 최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엘리슨 회장은 한때 블룸버그 집계 기준 세계 최고 부자 자리에 올랐다.오라클 주가는 10일 뉴욕증시에서 전일 대비 41.36% 급등한 341.39달러로 마감했다. 장중 한때 345.72달러까지 치솟으며 시가총액은 9690억 달러에 달했다. 현재 시총은 약 9517억 달러(한화 1346조원)로, ‘트릴리언 클럽’(시총 1조 달러) 가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미국 언론은 1977년 설립된 오라클이 1992년 이후 33년 만에 일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엘리슨 스스로가 현재 주가를 “저평가됐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주가 급등으로 엘리슨 회장의 순자산은 이날 오전 10시 10분 기준 3930억 달러(약 545조원)로 불어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3850억 달러·535조 원)를 제치고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 1위에 올랐다. 하루 만에 자산이 110억 달러(약 140조원) 늘어난 셈이다. 블룸버그 기준으로도 장 마감 무렵에는 오라클 주가가 상승분의 일부를 반납하면서 머스크가 다시 1위 자리를 되찾았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오라클은 전날 실적 발표에서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 부문 계약 잔고(RPO)가 4550억 달러로 전년 대비 359% 증가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향후 5년간 오라클에서 3000억 달러(한화 약 416조원) 규모의 컴퓨팅 파워를 구매한다는 월스트리트저널 보도가 나오면서 기대감이 더 커졌다. 이 계약은 사상 최대 규모 클라우드 계약 중 하나로, 약 4.5GW(400만 가구 전력량) 규모의 전력이 필요하다. 앞서 오라클은 샘 올트먼 오픈AI CEO,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함께 5000억달러(한화 약 695조원) 규모의 ‘스타게이트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