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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의 140조 '우주혁신'…"하루 30번 스타십 로켓 쏜다" [최준영의 글로벌 워치]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sisa@sisajournal.com]

美 루이지애나 남부 지역에 초대형 우주발사기지 조성 발표
2029년 첫 발사 목표…우주에 '데이터센터' 건립 계획도


일론 머스크는 언제나 화제를 몰고 다닌다. 8월25일 그는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 남부에 5만ha의 부지 매입을 발표했다. 해당 부지는 뉴올리언스 서쪽 약 230km에 위치한 피칸 아일랜드로 상주 인구가 200명 이하인 외딴 해안 지역이다. 평소에는 오리 사냥과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주로 찾는 이곳은 이름과 달리 섬은 아니다. 스페이스X는 이곳에 1000억 달러(약 140조원)를 투자해 12개 발사대를 갖춘 대규모 우주기지를 건설해 2029년부터 스타십 로켓을 발사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최종적으로는 이곳에서 스타십 로켓을 하루 최대 30회 이상 발사한다는 계획이다. 연간으로 따지면 수천 회 발사가 이루어지는 셈이다. 일론 머스크는 이 기지를 스타베이스 루이지애나로 명명했다. 

루이지애나는 텍사스 동쪽, 미시시피주 서쪽에 위치한다. '루이의 땅'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과거 프랑스 식민지였던 이 광대한 땅을 1803년 제퍼슨 대통령이 1500만 달러에 나폴레옹으로부터 사들이면서 미국 영토는 한꺼번에 두 배로 급격히 확장됐다. 이 거래를 통해 현재 미국 15개 주가 탄생할 수 있었다. 루이지애나는 덥고 습하며 빈곤율과 범죄율이 높다. 이런 곳에 일론 머스크가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것은 자신이 원하는 위성을 발사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1월12일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스페이스X 팰컨9 로켓이 스타링크 위성 29개를 궤도에 올리기 위해 발사되고 있다. ⓒUPI 연합 1월12일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스페이스X 팰컨9 로켓이 스타링크 위성 29개를 궤도에 올리기 위해 발사되고 있다. ⓒUPI 연합

12대 발사대 갖춘 우주기지 건설 추진

인공위성 궤도는 궤도면이 적도면과 이루는 각도, 즉 궤도경사각으로 구분된다. 경사각 0도는 적도 위를 도는 적도궤도이고 90도에 가까우면 위성이 북극과 남극 위를 통과하는 극궤도다. 극궤도를 따라 이동하는 위성은 그 아래에서 지구가 서에서 동으로 자전한다. 극궤도는 항상 같은 현지시각에 같은 지점을 지나가기 때문에 특정 지점의 영상을 비교해 변화를 탐지하는 데 유리하다. 정찰위성이나 지구 관측 위성이 예외 없이 극궤도를 선택하는 이유다. 극궤도의 경사각을 97~98도로 맞추면 항상 태양과 일정한 각도를 유지하면서 지구 그림자에 들어가지 않는 태양동기궤도가 된다. 스페이스X가 피칸 아일랜드를 선택한 이유는 이 태양동기궤도 때문이다. 

스페이스X는 우주에 데이터센터를 건립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스타십을 통해 스타마인드 데이터센터 위성을 발사해 길이 70m에 달하는 태양전지판을 통해 최대 150㎾의 전력을 생산해 AI 서버를 가동하고 그 결과를 스타링크 통신망으로 지상에 보낸다는 구상이다. 이러한 우주 데이터센터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전력과 냉각 문제인데 태양동기궤도에선 24시간 안정적 발전이 가능하다. 하지만 극궤도의 장점을 누리기 위해서는 발사 과정에서의 비효율을 감내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인공위성을 발사할 때 지구의 자전력을 이용한다. 지구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돌기 때문에 동쪽으로 발사하면 초당 456m의 지구 자전 속도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반면 극궤도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이륙 후 방향을 꺾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연료 소비량이 많아지고 궤도에 투입할 수 있는 화물 무게는 감소한다.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에서 발사된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도 그동안 극궤도에 투입되는 위성들은 상대적으로 가벼웠다. 그래서 미국의 극궤도 위성 발사에는 주로 캘리포니아 반데버그 공군기지가 사용됐다. 하지만 군 시설인 관계로 스페이스X가 원하는 시기에 발사할 수 없다는 근본적 한계가 있었다. 

일반적인 위성 발사 시에는 적도에 가까울수록 지구의 자전 속도를 최대한 이용할 수 있어 유리하다. 스페이스X는 텍사스 최남단 멕시코와의 국경에 위치한 보카치카에 자체 우주기지인 스타베이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은 스타십 발사뿐만 아니라 연구개발 및 생산도 병행하고 있다. 하지만 동쪽으로 멕시코만과 접한 보카치카는 남쪽 또는 북쪽으로 향해야 하는 극궤도 발사에는 불리한 측면이 있다. 로켓 발사 시에는 1단 낙하, 페어링 분리 또는 실패 시 잔해가 낙하하더라도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야 하는데 보카치카는 남북으로 육지와 접해 있어 극궤도 진입에는 불리하다. 남쪽이나 북쪽으로 넓게 펼쳐진 바다가 있는 곳이 필요했다. 

이런 요인으로 인해 선택된 곳이 루이지애나의 피칸 아일랜드다. 이곳은 남쪽으로 넓은 멕시코만이 펼쳐져 있기 때문에 상승 단계 대부분을 이 구간에서 해결할 수 있다. 동남쪽으로 발사할 경우 멕시코만 입구를 지나 대서양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매우 유리하다. 입지적으로 미국 내에서 극궤도 위성을 발사하기에 가장 좋은 지역이다. 여기에 더해 초대형 로켓인 스타십이 필요로 하는 대량의 연료 공급에도 유리하다. 스타십은 한 번 발사에 1300톤의 메탄을 사용하는 메탄-액체산소 엔진을 쓴다. 스페이스X가 구상하고 있는 연간 수천 회 발사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연료 조달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메탄은 천연가스의 주성분인데 루이지애나는 미 천연가스가 모이는 헨리허브가 위치한 곳이다. 미국 내에서 가장 손쉽게 대량의 천연가스를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 거대한 스타십 제작은 대형 부품들을 필요로 하는데 멕시코만과 깊은 수로로 연결된 피칸 아일랜드는 이런 점에서도 유리하다.

한국도 10월 한화 주도 누리호 발사 예정

미래를 위한 스페이스X의 대규모 투자에 대해 지역주민들의 기대와 우려는 엇갈리고 있다. 과거 이곳의 주력 산업이던 석유 채굴 산업이 쇠퇴하면서 낙후된 상황에서 대규모 자본이 투자되면 지역이 발전할 것이라는 기대가 큰 반면, 빈번하게 진행될 로켓 발사로 인한 소음과 야생동물에 대한 피해 그리고 대대로 살아온 땅에서 쫓겨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초대형 재사용 로켓인 스타십은 발사 과정은 물론 회수를 위한 재진입 과정에서도 초음속 폭발음이 발생하기 때문에 충분한 안전구역을 확보해야 한다. 루이지애나 주정부는 스페이스X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소음·배기가스 등과 관련한 로켓 발사 업체의 책임을 제한하거나 관련 정보를 비공개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보카치카에 이어 피칸 아일랜드에도 스페이스X가 대규모 발사기지를 건설하면서 이제 우주산업은 민간에 의해 주도되는 형태로 바뀌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스타십 생산을 적어도 하루 1대, 궁극적으로는 매일 여러 대를 생산해야 한다는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애니메이션에서만 볼 수 있던 우주 항구가 이제 우리 곁에 점점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스타십의 kg당 운송비는 35만원으로 누리호의 9억7860만원과 비교하면 압도적 경쟁력을 가진다. 당장 비교할 수는 없지만 한국에서 10월7일 5차 발사 예정인 누리호도 지난번에 이어 두 번째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체계종합기업으로서 주도하는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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