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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후티 공세에 궁지 몰린 사우디… 전면전도 협상도 가시밭길인 이유

후티, 모카·페림섬 이어 예멘 쪽 홍해 연안 장악
CNN “반격 땐 확전, 협상 땐 사실상 굴복”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의 핵심 원유 수송로인 바브엘만데브해협을 장악하면 사우디아라비아가 궁지에 몰렸다. 군사적으로 맞서면 예멘 내전이 재점화되고 이란과의 충돌로 번질 수 있지만, 협상하면 후티의 요구를 대부분 받아들여야 해 선택지가 마땅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예멘 바브엘만데브해협의 페림섬./연합뉴스 예멘 바브엘만데브해협의 페림섬./연합뉴스
후티는 최근 홍해 연안의 주요 항구인 모카를 점령한 데 이어 바브엘만데브해협 한가운데 있는 페림섬과 맞은편 본토의 두바브를 장악했다. 그레이터하니시섬과 레서하니시섬에도 진입하면서 예멘 쪽 홍해 연안에 남아 있던 정부 관할 지역은 모두 후티에 넘어갔다.

바브엘만데브해협은 홍해와 아덴만을 잇는 길목으로, 수에즈운하를 거쳐 유럽으로 향하는 선박이 통과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2023년 바브엘만데브해협을 통과한 원유와 석유제품은 하루 평균 930만배럴로, 세계 해상 유 물동량의 약 12%에 달했다.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해협이 사실상 막힌 뒤 사우디는 동서횡단 송유관을 이용해 원유를 홍해 연안으로 우회 수송해 왔다. 후티가 바브엘만데브해협까지 봉쇄하면 사우디는 주요 원유 수출로 두 곳을 모두 위협받게 된다.

사우디의 원유 공급은 이미 크게 줄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사우디의 지난달 원유 공급량은 하루 평균 600만배럴로, 한 달 전보다 230만배럴 감소했다. 30여 년 만에 가장 적은 규모다.

후티는 사우디 선박만 공격 대상으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야히야 사리 후티 대변인은 “사우디 선박을 제외한 모든 항행은 안전하다”며 “우리에 대한 공격과 봉쇄를 중단할 때까지 봉쇄에는 봉쇄로, 긴장 고조에는 긴장 고조로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후티는 지난 7월 사우디가 자신들이 통제하는 사나 공항을 공습했다고 주장하며 2022년 체결한 휴전의 종료를 선언한 뒤 사우디 선박과 정유시설을 공격해 왔다.

사우디도 모카 공항과 예멘 내 후티 거점을 공습하며 반격에 나섰다. 예멘 정부군은 홍해 연안의 후티 점령지를 되찾기 위한 작전을 예고했다. 지난주 교전이 격화한 이후 예멘에서는 최소 500명이 숨지고 4만6000여명이 피란한 것으로 유엔 국제이주기구(IOM)는 집계했다.

그러나 사우디가 전면전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 후티와의 전쟁이 장기화하면 예멘 내전이 재점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난 2월부터 미국과 전쟁 중인 이란까지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 사우디가 미·이란 전쟁의 교전 당사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직접적인 지원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지난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두 차례 통화해 후티 공습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대신 사우디에 정보와 타격 목표물 관련 자료를 제공하기로 했다.

협상도 사우디에 부담스러운 선택이다. 후티는 사우디가 예멘에 가한 여행·경제 봉쇄를 해제할 때까지 압박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CNN은 사우디가 이를 수용하면 후티의 요구에 사실상 굴복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예멘 전문가 모하메드 알바샤는 “현재 모든 징후가 사우디의 대규모 보복을 가리키고 있으며, 그 가능성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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