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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때문에 위기인데도…케네디센터 “트럼프 이름 달아야 생존”

심각한 재정난에 금명간 폐쇄
돈없어 유지보수 공사도 못해
트럼프 자금조달 능력에 기대
이사회, 외벽에 이름 명기 논의

 존 F 케네디 센터의 정면에 ‘케네디’의 이름을 방수포가 가리고 있다. 센터는 연방 판사의 명령에 따라 9월 2일 건물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삭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존 F 케네디 센터의 정면에 ‘케네디’의 이름을 방수포가 가리고 있다. 센터는 연방 판사의 명령에 따라 9월 2일 건물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삭제했다. 로이터연합뉴스미국 워싱턴 DC. 세계적인 문화예술 명소인 존 F 케네디 공연예술센터가 심각한 재정난과 건물 안전 문제로 이르면 오는 15일(현지시간) 전격 폐쇄될 위기에 처했다. 센터 이사회 내부에서는 파산을 막고 구제 금융을 이끌어내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름을 파사드(외벽)에 명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파장이 일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가 입수한 57페이지 분량의 내부 문서에 따르면, 케네디 센터 경영진은 이사회에 “수주 내로 직원 급여 지급 및 기본 유지보수 계약조차 이행할 수 없는 ‘확실한 재정적 붕괴’에 직면했다”고 보고했다.

센터 측은 이번 재정 위기를 극복할 유일한 해결책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금 조달 능력을 꼽고 있다. 문서에 따르면 트럼프는 대규모 리노베이션 기간 동안 센터가 파산하지 않도록 필요한 자금을 모금하겠다고 제안했으나, 그의 역할에 대한 ‘적절한 인정’ 즉, 건물 외벽에 그의 이름을 명기하지 않을 경우 자금 지원이나 프로젝트 감독을 맡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오는 15일 열리는 긴급 이사회에서는 건물의 외벽에 “도널드 J. 트럼프 대통령과 트럼프 케네디 센터 펀드가 감독한 리노베이션 및 복원” 등의 문구를 새기는 10가지 안건이 논의될 예정이다.

문제는 재정난뿐만이 아니다. 경영진은 수십 년간 누적된 건물 부실 관리로 인해 관람객과 직원들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다며 ‘즉각적인 본관 폐쇄’를 권고했다.

지난 9월 4일 폭우 당시 그랜드 포이어(Grand Foyer) 천장에서 약 4x5피트 크기의 석고 조각이 아래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으며, 외부 지붕 구조물(소핏 패널) 조사 결과 2500파운드(약 1.1t)에 달하는 구조물 다수가 심각하게 부식돼 낙하 위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엔지니어링 보고서는 검사 대상 패널 중 약 3분의 1을 즉시 교체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번 셧다운 결정을 두고 이사회와 법원 간의 갈등도 재연될 전망이다. 트럼프가 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케네디 센터는 티켓 판매와 기부금이 급감하며 실적 악화를 겪어왔다.

법원은 지난 5월 “의회만이 케네디 센터의 이름을 바꿀 수 있다”며 트럼프의 이름 표기를 금지하고 건물 폐쇄 결정에 제동을 걸었으나, 센터 측은 건물 안전을 이유로 다시 한번 즉시 폐쇄 카드를 꺼내 들었다.

케네디 센터 측 대변인 로마 다라비는 “이번 천장 균열 사고는 전임 경영진의 수십 년에 걸친 방치와 유지보수 소홀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미국의 문화 중심지를 복원하기 위해 즉각적인 폐쇄와 리노베이션 조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사회에서 본관 즉시 폐쇄안이 통과될 경우, 신축 확장 공간인 ‘더 리치(The Reach)’를 제외한 메인 공연장은 즉시 문을 닫게 되며 예정된 공연들은 타 공연장으로 분산 개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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