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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내 은행 14곳, 대출 기준금리 0.72%p 내릴 때 실제 금리는 0.15%p 내려

3줄 요약

  • 대출 기준금리 0.72%p 하락, 실제 금리 0.15%p만 감소
  • 은행 실질 가산금리 0.57%p 상승으로 기준금리 효과 상쇄
  • 금융 규제 속 은행 가격 결정력 강화, 차주 부담 증가

  • 최근 3년간 은행 가계대출의 기준이 되는 금리가 0.72%포인트 떨어졌지만 차주가 실제 부담한 대출금리는 0.15%포인트 내리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이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실질 가산금리가 0.57%포인트 상승하면서 대출 기준금리 하락 효과의 상당 부분을 상쇄했기 때문이다. 최근 1년만 보면 대출 기준금리와 실질 가산금리가 함께 올라 실제 대출금리는 0.53%포인트 뛰었다. 금융 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공급이 제한되면서 은행의 가격 결정력이 커졌고, 그 부담이 차주에게 돌아갔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합뉴스서울에 있는 시중 은행 현금인출기의 모습 /연합뉴스서울에 있는 시중 은행 현금인출기의 모습
    대출 기준금리 0.72%p 내릴 때 실제 금리는 0.15%p 하락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실이 5대 은행을 포함한 국내 14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SC제일·Sh수협·iM·부산·경남·광주·전북·제주은행)에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대출 기준금리는 2023년 8월 평균 3.82%에서 지난달 3.10%로 0.72%포인트 떨어졌다. 은행별 수치를 단순 평균한 결과다.

    하지만 14개 은행의 실제 가계대출 금리는 같은 기간 평균 5.68%에서 5.53%로 0.15%포인트 낮아지는 데 그쳤다. 대출 기준금리 하락 폭의 약 20%만 실제 대출금리 인하로 이어진 것이다.

    대출금리는 일반적으로 시장금리를 반영하는 ‘대출 기준금리’에 은행이 정하는 ‘가산금리’를 더하고 우대금리 성격의 ‘가감조정금리’를 빼서 결정한다. 대출 기준금리는 한국은행 기준금리와는 다르다. 주택담보대출에는 코픽스나 은행채 금리 등이, 신용대출에는 단기 금융채 금리 등이 주로 사용된다. 은행마다 취급 상품과 고정·변동금리 비중, 대출 실행 시점이 달라 같은 달에도 평균 대출 기준금리는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가산금리에서 가감조정금리를 뺀 실질 가산금리는 2023년 8월 평균 1.86%에서 지난달 2.43%로 0.57%포인트 올랐다. 대출 기준금리 하락 폭의 약 80%가 은행이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금리 영역에서 상쇄된 셈이다. 14개 은행 가운데 실질 가산금리가 오른 곳은 11곳이었다. 상승 폭은 전북은행이 1.24%포인트로 가장 컸고 농협은행과 기업은행, 광주은행도 1%포인트를 넘었다. 경남·부산·SC제일은행 등 3곳은 하락했다.

    다만 최근에는 시장금리 자체도 오르고 있다. 1년 전인 지난해 8월과 비교하면 14개 은행의 평균 대출 기준금리는 2.71%에서 3.10%로 0.39%포인트 상승했다. 여기에 실질 가산금리도 2.29%에서 2.43%로 0.14%포인트 오르면서 실제 대출금리는 5.0%에서 5.53%로 0.53%포인트 뛰었다. 장기적으로는 대출 기준금리 하락 효과가 실질 가산금리 상승에 막혔고, 최근 1년간은 두 금리가 동시에 오르며 차주의 부담이 더 커진 것이다.

    은행들은 가산금리에 차주의 부도 가능성을 반영한 신용위험 비용과 업무 원가, 자본 비용 등이 포함돼 실질 가산금리 상승분을 모두 은행의 이익으로 볼 수는 없다고 설명한다. 지방은행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높아 실질 가산금리도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날 수 있다.

    /뉴시스서울 시내 한 은행에 주택담보대출 관련 안내문이 게시돼 있는 모습. /뉴시스서울 시내 한 은행에 주택담보대출 관련 안내문이 게시돼 있는 모습.
    대출받는 사람이 ‘을’… 5대 은행은 4월 일제히 인상
    가계대출 시장의 중심인 5대 은행에서는 장기적인 실질 가산금리 상승 폭이 더 컸다. 평균 대출 기준금리는 2023년 8월 3.90%에서 지난달 3.11%로 0.79%포인트 떨어졌지만 실질 가산금리는 0.89%에서 1.61%로 0.72%포인트 올랐다. 실제 대출금리는 4.79%에서 4.71%로 0.08%포인트 내리는 데 그쳤다.

    최근 1년 동안에도 5대 은행의 평균 실질 가산금리는 1.38%에서 1.61%로 0.23%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대출 기준금리가 2.72%에서 3.11%로 0.39%포인트 오르면서 실제 대출금리는 4.10%에서 4.71%로 0.61%포인트 뛰었다.

    실질 가산금리가 눈에 띄게 오른 시점은 금융 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강화한 지난 4월이다. 금융위원회가 올해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를 전년 1.7%보다 낮은 1.5%로 정하자 5대 은행의 평균 실질 가산금리는 3월 1.48%에서 4월 1.63%로 한 달 만에 0.15%포인트 상승했다. 우리은행이 0.23%포인트 올린 것을 비롯해 하나·신한·국민·NH농협은행도 일제히 높였다.

    은행들은 총량 목표를 맞추기 위해 대출 한도를 줄이거나 일부 상품의 신청 창구를 닫고 가산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수요를 조절한다. 공급할 수 있는 대출이 부족할 때는 금리를 낮춰 고객을 유치할 필요가 없는 반면, 주택 잔금이나 생활자금이 급한 차주는 높은 금리를 감수하고 대출 한도가 남은 은행을 찾아갈 수밖에 없다.

    박 의원은 “가계대출 총량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높여 그 부담을 차주에게 전가하는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며 “총량 규제가 은행의 이자 수익만 늘리고 차주의 금리 부담을 키우는 부작용을 낳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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