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 경영진도 19명 인사 테이블
신한·하나·우리銀도 행장 임기 만료
금융계의 예상을 뒤엎고 이재근 KB금융그룹 부문장이 차기 회장 후보로 선임되면서 연말 KB금융의 인사 폭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을 비롯해 연말 임기가 끝나는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9명에 달하는 데다 지주 경영진도 대거 인사 대상에 오를 예정이다.14일 금융계에 따르면 이 부문장은 다음 달 2일 회추위와 이사회 추천을 거쳐 11월 20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11월 말부터 새 회장 체제의 조직 개편과 계열사 CEO 인사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KB금융은 통상 12월 중순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연말 임기가 끝나는 계열사 대표 후보를 추천해왔다.
올해 인사의 최대 관심사는 이환주 행장의 거취다. 1964년생인 이 행장은 1966년생인 이 부문장보다 두 살 많고 올 12월 2년의 임기가 끝난다. 첫 연임 가능성이 있지만 회추위가 회장 인선에서 ‘세대교체’를 주요 배경으로 제시한 만큼 이 행장의 거취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행장 외에도 △이홍구 KB증권 WM부문 대표 △구본욱 KB손해보험 대표 △김재관 KB국민카드 대표 △정문철 KB라이프생명 대표 △김영성 KB자산운용 대표 △빈중일 KB캐피탈 대표 △성채현 KB부동산신탁 대표 △윤법렬 KB인베스트먼트 대표 △박찬용 KB데이타시스템 대표 등이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다.
이재근 KB금융그룹 차기 회장 후보. 뉴스1지주 조직 개편도 불가피하다. 현재 KB금융은 이재근 부문장과 이창권 미래전략부문장, 김성현 CIB마켓부문장 등 3인 부문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 부문장이 회장으로 이동하면서 부문장급 후속 인사도 이어질 전망이다. 전략과 재무 등을 담당하는 지주 경영진 가운데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인원도 19명에 달한다. 양종희 회장도 2023년 11월 취임 직후 임기 만료 CEO 8명 가운데 6명을 교체하고, 윤종규 전 회장 시절의 부회장 직제를 폐지하는 등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나섰다.한편 양 회장의 탈락은 KB 안팎에서도 예상 밖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첫 연임 도전인 데다 임기 중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최근 하나·신한·우리금융 회장이 잇따라 연임에 성공한 것과도 대조적이다. KB금융 관계자는 “내부에서도 결과를 보고 놀랐다”며 “이 부문장이 그동안 준비를 잘해왔고 회추위가 그 업무 능력을 높이 평가한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회추위는 현재 실적보다 향후 성장 전략을 더 중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KB금융은 지난해 5조 8430억 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금융지주 1위를 지켰지만 계열사별로 보면 업권 선두와는 거리가 있다. 올 상반기 KB국민은행의 순이익은 2조 2254억 원으로 신한은행(2조 4585억 원)에 뒤졌고 KB증권의 순이익도 8010억 원으로 미래에셋(2조 9052억 원)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은행장을 지낸 이 부문장을 중심으로 은행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자본시장 등 미래 사업에서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이번 결과가 이사회의 독립적인 판단을 보여준 사례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 회추위 관계자는 “회추위는 독립성을 가진 기구”라며 “심층 인터뷰를 듣고 위원들이 각자 판단했고, 이 부문장이 지금까지 쌓아온 경력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KB가 과거 회장 인선에서도 예상을 벗어난 선택을 한 전례가 있다는 점도 이 같은 해석에 힘을 싣는다. 2023년 회장 선임 당시에도 국민은행장을 지낸 허인 부회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됐지만 회추위는 양종희 당시 부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선택했다.
KB의 인선이 연말 타 금융지주 은행장 인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행장을 비롯해 정상혁 신한은행장·이호성 하나은행장·정진완 우리은행장·강태영 NH농협은행장은 모두 12월 31일 임기가 끝난다. 정상혁 행장은 한 차례 연임했고 이호성·정진완·강태영 행장은 첫 임기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좋은 실적을 낸 현직 회장이 당연히 연임할 것이라고 봤지만 그 예상이 깨지면서 올해 남은 금융권 인사 예측이 어려워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