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한국거래소에 애프터마켓이 개장돼 있다. 연합뉴스- 한국거래소 애프터마켓 개장- 일부 증권사, 오전 전산장애
한국거래소(KRX)가 오후 4~8시 주식을 실시간 매매할 수 있는 애프터마켓을 14일 처음 선보인 가운데 코스피가 AI 속도 조절론과 지정학적 긴장에 3% 넘게 급락, 6600대로 밀려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25.54포인트(3.26%) 내린 6684.37에 장을 마쳤다. 지난 10일부터 3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지수는 전장보다 217.30포인트(3.14%) 내린 6692.61로 출발해 한때 6654.82(-3.69%)까지 낙폭을 키웠다. 이후 6773.97(-1.97%)까지 하락폭을 줄였으나 장 후반 다시 낙폭이 커졌다.
이날 급락장에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코스피200변동성지수는 1.23% 오른 46.85에 장을 마치며 3거래일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조2995억 원, 1조1714억 원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외국인은 지난 9일 이후 4거래일 연속 코스피 시장에서 ‘팔자’를 이어갔다. 반면 개인은 2조9721억 원 순매수했으며, 기타법인도 1조4868억 원 매수 우위를 보이며 지수 하단을 지지했다.
주말 사이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운항을 둘러싸고 중동 국가들이 모색하던 임시 합의가 연기되면서 국제유가가 다시 반등하자 이날 국내 증시는 장 초반부터 하방 압력을 받았다. 오후 3시30분 기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0월물 선물은 전장보다 2.78% 오른 102.83달러를 나타냈다.
아울러 지난 주말 주요 빅테크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AI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주장하자, 반도체 투자 둔화 우려가 번진 점도 국내 증시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는 12일(현지시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AI의 오용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안전장치 마련을 위해 모델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같은 주장에 샘 올트먼 오픈AI CEO를 비롯해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와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가 동조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정 사실화된 9월 금리 인상,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감과 AI 속도 조절론으로 인해 업종 전반이 약세를 보였다”며 “AI 개발 경쟁 완화에 따른 반도체 투자 둔화 우려가 확산하며 특히 반도체 업종이 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일부 증권사에서 시스템 오류로 주문 처리와 취소가 지연되는 전산장애가 발생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미래에셋증권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넥스트레이드(NXT) 프리마켓(오전 8시~8시50분) 도중 일부 주문 체결과 조회가 지연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주문 정정이나 취소가 제때 반영되지 않거나 주문 가능 금액을 조회할 수 없어 일부 이용자가 불편을 겪었다.
삼성증권에서도 이날 비슷한 오류가 발생했다. 삼성증권은 ‘SOR 장애로 인한 비상취소 안내’ 제하의 공지문에서 “SOR 장애로 인하여 취소주문 처리가 정상적으로 되지 않아 KRX 시장으로 전환 처리했다. 기존 취소되지 않은 주문은 취소 처리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SOR은 복수 거래소 체계에서 가격, 수수료, 잔량 등을 실시간으로 비교해 투자자에게 가장 유리한 조건의 거래를 자동으로 선택해 주식 주문을 실행하는 시스템이다. 앞서 증권사들은 거래소 애프터마켓 개설로 인해 SOR 적용 시간을 기존 오후 3시30분에서 8시로 연장하는 등 시스템을 변경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개별 증권사의 변경된 시스템이 실제 거래에 처음 적용되는 과정에서 일시적인 오류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