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WTI 100달러 돌파에 미 국채 10년물 5%까지 '더블펀치'
케빈 워시 미 중앙은행(Fed) 의장 /사진=게티이미지미국이 3년2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유력해지고 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인상 가능성이 30%대에 머물렀지만, 국제 유가 고공행진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이 지표로 나타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14일(이하 현지시간) 미 금리 경로를 예상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시장은 미 중앙은행(Fed)이 오는 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92.5%로 반영했다. 한 달 전 33.9%, 일주일 전 59.4%, 전날 86.6% 대비 가파르게 상승했다.
동결 가능성은 7.5%에 그쳤다. 현재 연 3.50~3.75%인 기준 금리가 연 3.75~4.00%로 오르면 2023년 7월 이후 3년2개월 만에 첫인상이다.
미국 물가 지표(CPI)가 발표되기 전 약 70% 수준에서 맴돌았다는 점을 반영하면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박이 결정타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FOMC 직전 마지막 물가 지표로 관심을 받은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8월 CPI는 전년 대비 3.4%,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2.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 CPI 상승분 3.4% 중 1.08%포인트가 에너지 가격으로 사실상 유가가 인플레이션의 3분의 1을 견인한 셈이다.
이달 초 미국과 이란의 무력 갈등 재개되면서 국제 유가는 글로벌 기준물인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모두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고, 미국 경유 평균 가격도 사상 처음 갤런당 6달러를 돌파했다. 이날 미 국채 10년물 금리까지 장중 5%를 넘어서면서 글로벌 금융시장 위기를 자극하는 유가, 금리의 '더블펀치' 공포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란과의 '핵 협상 재개'를 언급하는 한편 금리 결정에 대해 직접적인 압박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미국 경제가 너무 강해서 그들(미 Fed) 공식과 상관없이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금리를 가져야 한다"고 했다.
또 "일시적인 유가를 제외하면 물가는 가파르게 내려가고 있다"며 "이란과의 군사적 충돌이 끝나는 즉시 유가는 돌처럼 떨어질 것이며, 그때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 내에서도 유가가 급등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경유 가격 상승은 이란이 아니라 대부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발생했다"고 책임을 돌리기도 했다.
인공지능(AI) 개발 속도 조절론에 전날 증시가 급락한 데 이어 9월 금리인상 우려에 투자심리가 빠르게 악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증권가에선 되레 과도하게 급락 시 저가 매수할 것을 권하고 있다.
AI 속도 조절론이 실제 메모리 반도체 수요 급감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지 않은 데다, 미국 내에서도 가파른 금리 인상에 대한 경계심이 있다는 분석에서다.
이준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와 유가는 이미 시장에 우려가 반영된 상태이고 AI 속도조절론은 컴퓨팅 수요를 둘러싸고 나오는 주기적인 투자 심리 노이즈로 본다"며 "속도 조절론의 초점은 프론티어 모델의 학습 역량과 재귀적 자기개선 속도에 있기 때문에 AI 서비스의 추론 수요를 제약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FOMC를 앞둔 관망 심리가 AI 속도 조절론에 대한 민감성과 변동성을 함께 키운 측면이 있다"며 "단기 변동성을 역이용해 분할 매수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권희진 KB증권 연구원도 "워시 의장은 중앙은행이 금융시장에 직접 개입해 시장 가격의 흐름을 의도적으로 바꾸는 것을 상당히 경계한다"며 "이미 선물 가격이 내년까지 네 차례 추가 인상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 만큼 FOMC가 9월에 금리인상을 개시하더라도 추가 인상은 신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