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공유 안 하는 프랑스에 불만도…젤렌스키 "제재 완화말라" 촉구
2018년 11월 국가 훈장받고 푸틴과 악수하는 알리셰르 우스마노프[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프랑스가 아제르바이잔에 억류된 자국민들을 석방시키기 위해 유럽연합(EU)에 러시아 '철강왕' 알리셰르 우스마노프에 대한 제재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프랑스는 아제르바이잔과 자국민 석방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우즈베키스탄 태생의 러시아 억만장자 우스마노프를 EU 제재 명단에서 제외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철강·광산 및 통신 분야 등에서 막대한 부를 쌓은 우스마노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친크렘린 인사로 평가받는다. 아제르바이잔을 비롯한 중앙아시아와 캅카스 지역에도 폭넓은 인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2024년 국제펜싱연맹 회장에 재선한 체육계 인사이기도 하다.
EU는 러시아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우스마노프를 비롯해 약 2천600명의 개인과 기업·단체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현재 EU 회원국들은 이 제재를 12개월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FT가 접촉한 관계자 3명에 따르면 프랑스는 14일 우스마노프를 제재 명단에서 제외하지 않는 1년 연장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친러시아 성향의 슬로바키아도 프랑스의 제안을 지지했지만, 대다수 회원국은 이에 반대했다. 룩셈부르크는 제재 연장안 자체에는 찬성하면서도 우스마노프를 명단에서 제외할 경우 러시아의 대표적 재벌 가운데 한 명인 미하일 프리드만도 함께 제외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U 회원국들은 제재 연장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자 기존 제재를 일단 일주일 연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제재는 오는 22일까지 유지되며, 그 사이 회원국들은 연장 방안을 계속 협의할 예정이다.
2017년 푸틴과 알리셰르 우스마노프[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프랑스 정부는 이번 사안에 대한 FT의 논평 요청을 거부했다.
다른 EU 회원국 관계자들은 프랑스가 우스마노프의 제재 명단 제외를 추진하면서도 그 이유에 관한 충분한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있다며 비공개적으로 불만을 나타냈다. 한 유럽 고위 외교관은 이를 두고 "러시아에 대한 보상일 뿐 아니라 유럽인을 투옥한 데 대한 보상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한 프랑스 외교관은 그러나 "특정한 국가 안보 사안이 걸려 있으며, 우스마노프와 관련한 국제 파트너들의 요청에 긍정적으로 응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프랑스가 "모든 가능한 수단을 동원해 러시아의 전쟁 기계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데 가장 헌신적인 국가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FT는 프랑스의 요청대로 우스마노프에 대한 제재가 해제될 경우, 수감자 석방과 대러 제재 완화가 명시적으로 연계되는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EU 회원국들에 대러 제재를 갱신하고 우스마노프 및 다른 러시아 재벌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2일 "푸틴 체제를 떠받치는 러시아 재벌들은 전쟁이 계속되는 한 세상 어디에서도 평화롭고 조용히 살아갈 수 없다는 점을 실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스마노프와 그 동료들이야말로 "전쟁에 맞서 구체적인 행동에 나설 용기를 내야 할 러시아 기업인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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