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연된 법안 일단 통과시키고
대주주 규제는 추후 보완을
원화코인 발행 컨소시엄에서
기술기업 최대주주 허용 검토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등 주요 입법 쟁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재훈 기자"디지털자산기본법을 2년째 논의하면서 스테이블코인 발행 문제도 정리됐습니다.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딱 하나 남았습니다."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4일 매일경제와 만나 2년째 국회를 넘지 못하고 있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의 입법 지연 원인이 사실상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조항 하나로 좁혀졌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국회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와 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 위원을 지내며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논의에 깊이 관여해왔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은 국내 가상자산 산업의 업권과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결제 등을 포괄적으로 규율하기 위한 것이다. 작년 이후 여야 의원들이 발의한 관련 법안 10건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연초만 해도 정부와 여당은 이르면 상반기 중 기본법 법제화를 마무리할 방침이었다. 이후 정부가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을 원칙적으로 20%로 제한하고,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권한을 은행 과반 지분(50%+1주) 컨소시엄에 우선 허용키로 하는 방안을 꺼내자 정치권과 업계가 반발하는 쟁점으로 떠올랐다.
강 의원은 입법을 지연시킨 핵심 원인인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을 기본법 입법과 분리해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분 제한 하나 때문에 입법이 안 된다면 사회적 합의를 전제로 나중에 규제하면 된다"며 기본법 법제화를 우선하고 지분 제한을 추후 보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 금융당국, 의견 수렴 서둘러야
정책 추진 과정에서 금융당국의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이 부족했다는 쓴소리도 이어졌다. 강 의원은 "충분한 논의 없이 지분 제한 규제가 제시돼 동료 의원들마저 당황했다"며 "정부가 빠르게 업계를 만나고 공개 공청회를 열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 의원은 "후반기 정무위가 가동된 뒤 여당 의원들 중 누구도 금융위원회로부터 정부 최종안을 전달받은 적이 없다"며 "당정간담회에서도 주요 의제로 다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정감사 이후라도 기본법 공청회를 열고 연내 법안소위에서 심사하는 단계까지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본법의 또 다른 쟁점이었던 은행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컨소시엄 지분의 '50%+1주'를 보유하는 방안은 기술기업도 최대주주가 될 수 있는 여지를 두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강 의원은 "은행법상 출자 제한을 감안하더라도 스테이블코인 발행 은행 컨소시엄에서 개별 은행의 최대주주 제한보다는 기술기업도 최대주주가 될 수 있는 조문들을 기본법에 반영하는 것을 논의 중"이라면서 "스테이블코인 유통과 결제 부문에서 정리해야 하는 세부 사안은 시행령 등 하위 법규에 위임하는 방안으로 정리됐다"고 설명했다.
강 의원이 기본법의 조속한 법제화를 강조한 배경에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에 의한 국내 시장 잠식과 통화주권 상실 우려가 깔려 있다. 그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국내에서 확산할 경우 '달러화' 현상에 대응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쓸 수 있는 환경을 빨리 조성하고 국내 시장 키워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 두나무 합병, 글로벌 관점서 봐야
글로벌 경쟁을 위해 국내 기업들도 덩치를 키워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강 의원은 기업결합을 추진 중인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 사례를 들어 "구글 같은 외국 대기업에 대응하려면 한국 기업들도 그만큼 대응 능력을 갖춰야 한다"며 "공정거래위원회도 글로벌 기준에서 시장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내년 시행될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에 대해 강 의원은 "주식이든 코인이든 소득이 있으면 세금을 내야 한다는 게 원칙"이라면서도 "세제 개편은 예민한 사안인 만큼 시장 위축 우려를 고려해 충분한 사회적 합의와 사전 소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안갑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