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이 93%…외인·기관 참여 관건
내년 단일보드로 24시간 체계 준비
홍콩도 자극받아 거래연장 서두를듯
1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KRX)에 애프터마켓이 개장돼 있다. 한국거래소는 이날부터 오후 4~8시 코스피·코스닥 시장을 대상으로 애프터마켓 운영을 개시했다. 연합뉴스한국거래소가 애프터마켓 첫 거래일에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NXT)와 비슷한 유동성을 확보하며 무난한 첫발을 뗐다. 글로벌 주요 거래소가 투자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거래시간 확대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한국거래소도 24시간 거래 체계로 가는 초기 시험대를 무난하게 치렀다는 평가가 나온다.15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전일 한국거래소 애프터마켓의 첫날 거래 대금은 1조 8177억 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날 넥스트레이드 애프터마켓 거래 대금 1조 7896억 원을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후발 주자로 출발했지만 넥스트레이드와 비슷한 수준의 거래 규모를 기록한 셈이다. 두 시장이 첫날부터 비슷한 거래 규모를 나타낸 가운데 대규모 전산 장애 없이 거래도 마무리됐다.
한국거래소 애프터마켓은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운영된다. 정규장을 포함한 하루 거래 가능 시간은 10시간 30분이다. 거래 대상은 약 2700개 종목으로 넥스트레이드의 600여 개보다 범위가 넓다.
투자자별로는 개인 비중이 93%로 압도적이었다. 개인은 537억 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80억 원, 63억 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거래 비중은 각각 3.9%, 2.1%에 그쳐 향후 이들의 참여 확대가 시장 안착의 관건으로 꼽힌다.
거래 종목이 크게 늘어난 데 비해 시장 참여자가 제한되면서 일부 종목에서는 호가 공백도 나타났다. 이 때문에 변동성완화장치(VI)는 1637회 발동돼 같은 날 정규장 400회의 약 4배에 달했다. 다만 거래소는 VI 발동 횟수만으로 시장이 불안정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최근 시장 변동성이 커진 점 등을 고려해 애프터마켓 초기 시장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VI 기준을 의도적으로 엄격하게 적용했다는 설명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애프터마켓은 초기 시장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많이 발동될 것을 예상하면서도 정규장과 동일한 VI 기준을 적용했다”면서 “VI가 많이 걸리는 것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며 단일가 매매로 전환해 투자자에게 가격을 다시 판단할 시간을 주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시장 전체의 가격 변동성이 정규장보다 높았던 것은 아니다. 고가와 저가 차이를 기준으로 산출한 변동성은 애프터마켓에서 코스피 2.9%, 코스닥 4.6%로 정규장(코스피 4.1%·코스닥 5.8%)보다 낮았다.
첫날 거래를 안정적으로 마치면서 시장의 관심은 거래소가 거래시간을 언제, 어디까지 확대할지로 옮겨가고 있다. 이는 국내 ATS와의 경쟁뿐 아니라 글로벌 거래소들이 장시간 거래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나스닥과 뉴욕증권거래소(NYSE), 런던증권거래소 등이 거래시간 확대를 추진하는 가운데 아시아에서도 관련 논의가 빨라지고 있다.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한국의 거래시간 확대가 홍콩 증시의 거래시간 연장 논의를 앞당기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홍콩의 실제 거래시간은 하루 5시간 30분으로 한국의 절반 수준이다. 톰 찬 홍콩 증권거래중개인협회 명예회장은 “한국의 시간 외 거래 도입은 세계적으로 거래시간이 길어지는 흐름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라며 “홍콩도 글로벌 투자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계속 검토하고 단계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거래시간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내년 말까지 정규장과 시간 외 시장을 하나의 시스템에서 처리하는 ‘단일 보드’ 체계로 전환해 24시간 거래 체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프리마켓은 시스템 전환과 동시에 도입하거나 이후 개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