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 장기화로 유가 치솟고
CPI 3.4% 올라 물가도 불안
10년물 국채, 대출금리 기준
기업 투자위축 연쇄파장 우려
"금리 동결땐 시장 아수라장"
신뢰위기 워시 의장 시험대
연내 두차례 금리인상 전망도
케빈 워시 미국 연준 의장글로벌 금리의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마의 5%'를 돌파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이번주 금리 인상이 유력해진 것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그만큼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40조달러를 돌파한 국가부채와 인공지능(AI) 투자용 고금리 회사채 발행으로 미 국채에 대한 매력도가 크게 약화됐다. 10년물 금리는 올해 들어서만 0.8%포인트나 급등했다. 몰리 브룩스 TD증권 금리 전략가는 "10년 만기 금리 5%는 투자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심리적 기준점"이라고 말했다.
◆ 10년물 금리 7개월 연속 상승세
실제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각종 대출 금리의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금리 상승 시 정부에는 조달 비용이, 기업과 가계에는 차입 비용이 증가해 투자와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일본의 미 국채 매도를 막기 위해 엔화 방어에 나서기도 했고, 채권 바이백(조기 매입) 한도를 3배까지 늘렸지만 국채 금리를 끌어내리는 데 전혀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오히려 국채 매도세가 이어지며 10년물 금리는 2011년 이후 최장기인 7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10년물 금리는 지난 2월 말 이란 전쟁 발발 이전보다 1%포인트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잭 그리피스 크레디트사이츠 거시전략 책임자는 "현재 국채 매도세가 지속될 요인이 많다"며 "10년물 금리가 5.5%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이란 전쟁이 미국 금융시장 발목을 잡는 상황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특히 국제유가는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며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뉴욕 시장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한때 배럴당 109.6달러까지 올랐고,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104.8달러까지 치솟았다.
특히 이란 공격에 따른 사우디아라비아의 핵심 송유관 폐쇄로 수급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는 기대도 약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중간선거 직후 (전쟁이) 끝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 페드워치 금리 인상 확률 92.3%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3.4% 오르며 물가 압박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의 금리 인상이 유력해진 것도 꺾이지 않는 고물가가 배경이다. 15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16일 금리를 인상할 확률이 92.3%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인상 시 2023년 7월 이후 3년2개월 만의 금리 인상이다.
당초 연내 금리 동결이 우세였던 월가의 전망도 바뀌고 있다. 골드만삭스, JP모건, HSBC 등 주요 투자은행(IB)은 이번 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라이언 왕 HSBC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 둔화에 진전이 부족하다는 점이 결국 균형추를 기울였다"며 9월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JP모건도 "최근 물가 지표로 물가상승률이 지속적으로 둔화할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됐다"고 말했다.
◆ 트럼프 "금리 올리면 무역 중단"
9월에 이어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차츰 커지고 있다. 푸자 스리람 바클레이스 이코노미스트는 "9월과 12월 두 차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 번의 금리 인상은 사실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한다"며 "인플레이션이 2% 목표에 충분히 도달하지 못할까봐 걱정된다면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JP모건도 이달 금리 인상에 이어 올해 한 차례 추가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가장 피하고 싶은 중간선거 이전 금리 인상이 가시화하면서 자신이 발탁한 케빈 워시 연준 의장과 충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연준에 금리 인하를 촉구하면서 금리 인상 시 대미 무역흑자국과 교역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워시 의장으로선 시장의 의구심이 아직 큰 가운데 시장이 절대적으로 전망한 금리 인상과 반대 결과가 나온다면 자신에 대한 신뢰 문제로 연결될 수 있다. 에드 알후사이니 컬럼비아스레드니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만약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지 않으면 시장이 아수라장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뉴욕 임성현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