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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CEO 20년]⑮ 현대차증권, 사장은 늘 그룹에서 왔다

블로터가 20년간 지켜본 증권사 수장들의 발자취를 돌이켜봅니다.
여의도 현대차증권 본점 사옥 /사진=현대차증권 여의도 현대차증권 본점 사옥 /사진=현대차증권
현대차증권이 최근 20년 동안 세운 대표이사는 7명이다. 2008년 현대차그룹이 신흥증권을 인수한 이후 취임한 여섯 명 가운데 김흥제 전 사장을 제외한 다섯 명은 그룹 계열사에서 건너온 인사다. 특히 재무·기획 부문을 거친 인물이 많다.

증권사 수장 자리가 그룹 재무·기획 인력의 순환 코스로 자리 잡은 흐름이 그대로 드러난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05년 이후 이 회사 대표를 지낸 인물은 △지승룡 △박정인 △제갈걸 △김흥제 △이용배 △최병철 △배형근 일곱 명이다. 현대차그룹 편입 전부터 대표를 지낸 지 전 사장을 제외하면 퇴임 대표 다섯 명의 평균 재임 기간은 40개월로 20개 증권사 평균인 50개월가량을 밑돈다.

분기점은 2008년이었다. 신흥증권 시절 118개월을 재임한 지 전 사장이 그해 3월 물러났고, 현대차그룹이 회사를 계열로 편입하면서 경영진이 교체됐다. 편입 시점은 2008년 5월이다.

인수 직후는 짧았다. 2008년 3월 취임한 박 전 회장은 6개월 만인 그해 9월 물러났다. 현대차그룹이 증권사를 인수한 뒤 경영 체제를 다시 짜는 과정에서 벌어진 교체였다.

이후 대표들의 임기는 3~6년으로 엇갈렸다. 2008년 3월 각자대표로 선임된 제갈 전 사장이 72개월을 재임했다. 김 전 사장은 2014년 3월 대표에 올라 36개월을 지냈고, 2017년 3월 취임한 이 전 사장도 36개월을 채웠다. 최 전 사장은 2020년 3월부터 2024년 3월까지 48개월을 재임했다.

김 전 사장은 현대차그룹 출신이 아닌 유일한 사례다. SC제일은행과 호주뉴질랜드은행을 거쳐 2011년 HMC투자증권(현 현대차증권) IB본부장으로 외부 영입됐고 2014년 대표이사에 올랐다.

퇴임 후 행선지도 그룹 안이었다. 이 전 사장은 2020년 현대로템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증권에서 제조 계열사로 이동하는 인사가 가능하다는 점이 대표 자리의 성격을 보여준다.

현대차그룹이 대표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배경에는 계열사 중심의 지분 구조가 자리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기아 등을 통해 현대차증권 지분 39.9%를 보유하고 있다.

현 대표도 같은 경로를 밟았다. 1965년생인 배형근 사장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90년 현대그룹 종합기획실에 입사했고, 현대차 기업전략실 사업부장과 현대모비스 재경부문 최고재무책임자를 지냈다. 2024년 3월 현대차증권 대표에 올라 임기는 2027년까지다.

취임 당시 현대차증권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담을 안고 있었다. 2023년 말 부동산금융 조직을 대폭 축소한 이후 관련 자산을 계속 줄여 왔고, 잠재 리스크가 있는 사업장에는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쌓았다.

자본도 확충했다. 회사는 지난해 3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1620억원을 조달했다. 2024년 11월 유상증자를 결정한 지 넉 달 만이었다.

실적은 뒤따라 개선됐다. 부동산 PF 부실 여파로 2024년 362억원까지 줄었던 연간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577억원으로 59.7% 늘었다. 영업이익도 723억원으로 32% 증가했다.

건전성 지표도 나아졌다. 지난해 말 연결 자기자본은 1조4433억원, 순자본비율은 583.8%를 나타냈다.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율은 57.4%로 최근 5년 사이 크게 낮아졌다. 자기자본이익률은 지난해 말 4.2%로 2024년 말 대비 1.4%p 올라섰다.

올해 상반기에도 순익 개선 흐름은 이어졌다.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51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0% 감소했지만, 당기순이익은 593억원으로 48.2% 늘었다.

현대차증권은 올해 차세대 시스템 개발을 마무리하고 인공지능과 로보어드바이저를 도입해 자기자본이익률 개선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사업부문별 경쟁력을 강화하고 그동안 추진한 자구노력의 성과도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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