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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포럼 “의무공개매수 50%+1주? 차라리 입법 말라”

“지배주주만 경영권 프리미엄…일반주주는 일부만 매각”
전부매수 원칙 촉구…안분매수·독립주주 승인 보완 제안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50%+1주’ 방식의 의무공개매수제가 소액주주 보호 취지를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행안대로 입법할 경우 지배주주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온전히 누리는 반면 일반주주는 보유 주식 일부만 팔 수 있어 오히려 매각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17일 논평을 내고 “50%+1주 개정안은 전부매수의 반쪽짜리 제도가 아니라 전부매수의 취지를 훼손하는 나쁜 제도”라며 “국회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원회 단계에서 보완해야 하며 불가능하다면 차라리 입법하지 않는 편이 낫다”고 밝혔다.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는 지난 15일 의무공개매수제 도입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의결했다. 개정안은 주식 취득 등을 통해 지분 25% 이상을 보유한 최대주주가 되는 경우 등에 의무공개매수를 실시하도록 하고 공개매수 대상은 발행주식총수의 ‘50%+1주 이상’으로 정했다. 구체적인 매수 수량을 대통령령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위임 조항은 제외됐다.

의무공개매수는 기업 M&A(인수합병) 과정에서 소액주주도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에 주식을 매각할 기회를 보장하는 제도다. 기업 M&A 시 대주주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반영된 높은 가격에 지분을 매각하는 반면 일반주주는 그렇지 못하는 상황을 개선하자는 취지다.

포럼은 공개매수 대상이 잔여주식 전부가 아닌 50%+1주에 그칠 경우 일반주주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충분히 공유하거나 투자금을 회수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존 지배주주가 이미 과반 지분을 가진 기업은 의무공개매수 적용 예외가 될 수 있어 일반주주에게 매각 기회가 돌아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실제 법안소위를 통과한 안에는 이미 지분 50% 이상을 보유한 최대주주의 추가 취득을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이 담겼다.

지배주주 지분이 과반에 못 미치는 기업에서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영권을 넘기는 지배주주는 장외거래를 통해 보유 지분 전량을 프리미엄을 받고 매각할 수 있다. 반면 일반주주는 공개매수에 응하더라도 50%+1주를 넘어선 물량에 대해서는 안분비례 방식이 적용돼 일부 주식이 남을 수 있기 있다는 지적이다.

일반주주에게 공개매수 참여를 사실상 압박하는 효과가 생길 수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회사의 본질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주주라도 공개매수 이후 남은 주식의 가격 하락을 우려한다면 자신이 생각하는 적정 가치보다 낮은 공개매수 가격에도 응할 유인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50%+1주 기준이 상장사의 지배력 집중을 부추길 가능성도 제기했다. 과반 지분 확보 여부에 따라 지배권 가치와 향후 지분 매각 여건이 달라지는 만큼 과반에 못 미치는 지배주주들이 장내매수나 부분 공개매수, 자기주식 매입·소각 등을 활용해 지분율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려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포럼은 국회가 현행 50%+1주 방식을 유지할 경우 최소한 두 가지 보완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존 지배주주가 장외에서 지분을 먼저 매각하지 못하도록 하고 공개매수에 일반주주와 함께 참여하도록 하는 안분매수를 제안했다. 인수자가 50%+1주만 취득하려 할 경우 지배주주와 일반주주가 같은 비율로 매각하도록 해 지배주주만 보유 지분 전량을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고 처분하는 것을 막자는 취지다.

부분매수 성립에 독립주주 과반 승인을 받도록 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인수자와 매도 지배주주, 특별관계자를 제외한 주주들이 부분매수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고 반대한 주주 역시 거래가 성립하면 동일한 조건으로 공개매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포럼은 “원칙대로 잔여주식 전부에 대한 공개매수 의무를 입법해야 한다”며 “50%+1주를 유지한다면 안분매수 조항과 독립주주 과반 승인 조항을 법률에 명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부매수도 보완조치도 도입하지 않을 바에는 차라리 입법하지 않는 편이 낫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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