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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채에 회사채까지…내년 채권시장 '수급전쟁' [fn마켓워치]

회사채 만기 75.3조…상반기에만 50.4조 '집중'
올해 단기차입 늘린 기업, 내년 회사채로 유턴 가능성
공기업 채권 발행 확대까지 겹쳐
기업 체력 좋아도 한꺼번에 쏟아질 공급이 변수

[파이낸셜뉴스] 내년 국내 채권시장이 '수급전쟁'에 들어설 전망이다. 회사채 만기액이 75조원을 웃도는 가운데 올해 은행 대출과 단기차입으로 우회했던 기업들의 자금조달 수요가 회사채 시장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여기에 공기업의 채권 발행 확대까지 맞물리면서 내년 크레딧시장은 신용위험 못지않게 한꺼번에 쏟아질 채권 물량을 시장이 얼마나 소화할 수 있느냐가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내년 회사채 75조 만기…상반기에 67% 집중
17일 금융투자업계와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내년 회사채 만기액은 75조3000억원으로 올해 78조7000억원에 육박한다. 이 가운데 상반기에만 50조4000억원의 만기가 집중된다. 내년 전체 만기의 약 67%가 상반기에 돌아오는 셈이다.

올해 크게 늘어난 단기차입금도 내년 회사채 공급을 늘릴 변수다. 신한투자증권이 신용등급을 보유한 비금융기업 286곳을 분석한 결과 올해 차입금과 사채는 75조2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단기차입금은 1·4분기 37조2000억원, 2·4분기 31조8000억원 각각 순증하며 부채 증가를 주도했다.

김상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급등으로 회사채 조달 매력이 떨어지면서 기업들이 장기 회사채 대신 은행 대출 등 만기가 짧은 자금으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했다. 회사채 발행이 줄어든 대신 자금 수요가 은행 단기차입으로 이동하면서 기업들의 부채 듀레이션이 짧아졌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올해 짧게 빌린 자금의 차환 시기가 내년 기존 회사채 만기와 겹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업들이 다시 단기차입으로 돌리거나 장기 은행대출로 전환할 수도 있지만 시장금리가 안정되면 회사채를 통한 장기조달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

김상만 하나증권 크레딧 연구원은 "올해 기업들의 시장성 조달이 감소했지만 외부자금 조달 수요 자체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특히 올해 조달한 일반대출의 만기가 내년에 순차적으로 돌아오는 만큼 시장금리가 안정될 경우 기존 회사채 만기뿐 아니라 일반대출 만기 물량까지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채권 전문가들은 "전반적 차환 수요가 커진 상황에서 금리 변동성이 완화되는 내년에는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공기업채까지 가세…'누가 돈 가져가나'
수급 부담은 회사채에 그치지 않는다. 내년에는 주요 공기업을 중심으로 공적채권 발행 확대도 예상된다. 회사채와 공기업채가 동시에 기관 자금을 놓고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의미다.

IB업계에선 내년 이후 크레딧시장의 가장 중요한 모니터링 포인트로 수급을 꼽았다. 주요 채권발행 공기업을 중심으로 공적채권의 발행 증가세가 가팔라지는 상황에서 회사채 발행까지 늘어날 경우 공급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때문에 내년 채권시장의 관건은 개별 기업의 상환능력보다 동시에 쏟아지는 채권을 시장이 얼마나 받아낼 수 있느냐에 맞춰질 전망이다. 기존 회사채 만기 75조3000억원에 올해 미뤄둔 장기조달 수요가 더해지고 공기업채 공급까지 확대되면 한정된 기관 자금을 놓고 발행사 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수 있다.

김상인 연구원은 "확보된 재무버퍼와 연초 개선된 수요를 기반으로 차환 물량을 대체로 원활히 소화하겠으나 발행시장 수급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어 유의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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