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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물 ETF 이후 첫 금리 인상…비트코인은 왜 버텼나

긴축 우려 선반영되며 발표 직후 낙폭 만회
10억5000만 달러 순유출…추가 인상 부담은 여전
현물 ETF 출시 이후 첫 금리 인상에도 비트코인은 선반영 효과로 가격을 지켰지만, 추가 긴축과 자금 유출로 상승 동력은 제한될 전망이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현물 ETF 출시 이후 첫 금리 인상에도 비트코인은 선반영 효과로 가격을 지켰지만, 추가 긴축과 자금 유출로 상승 동력은 제한될 전망이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데일리안 = 김민희 기자] 비트코인 시장이 미국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로 영역을 확대한 이후 처음으로 금리 인상을 맞았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은 2023년 7월 이후 약 3년2개월 만이다.

그사이 블랙록과 피델리티 등 대형 자산운용사를 통해 기관 자금의 영향력이 커진 만큼, 이번 인상은 달라진 시장이 긴축 충격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가늠할 첫 시험대로 주목됐다.

18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연준은 현지시간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0~3.75%에서 3.75~4.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결정은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연준은 경제 활동과 국내 지출이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생산성 증가와 자본투자도 양호하지만,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물가 상승률을 목표치인 2%로 되돌리기 위해 추가 긴축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비트코인은 금리 결정 직후 변동성을 키우며 7만5000달러대 초반까지 밀렸으나 이후 낙폭을 만회했다.

김민승 디지털엑스 리서치센터장은 “비트코인이 금리 인상 이후 크게 하락하지 않은 것은 선반영 영향이 주된 이유”라며 “발표 전에 이미 7만5000달러대로 내려오면서 긴축 우려가 가격에 반영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가격 충격은 제한됐지만 긴축에 대한 경계감은 현물 ETF 자금 흐름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파사이드 인베스터스에 따르면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는 이달 첫째 주 약 7억7000만 달러가 순유입됐지만 지난 8일부터 16일까지는 약 10억5000만 달러가 순유출됐다.

특히 FOMC 전날인 15일과 당일인 16일 이틀간 빠져나간 자금만 약 7억5000만 달러에 달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발표 이후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지만 기관 자금은 금리 결정에 앞서 위험 노출을 줄인 셈이다.

김 센터장은 “ETF 때문에 비트코인의 금리 민감도가 낮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ETF 자금은 금리 변수에 오히려 먼저 반응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시장의 시선은 이제 이번 인상보다 향후 금리 경로로 향하고 있다.

새 점도표에서 올해 말 기준금리 중간값은 4.1%로 지난 6월 전망치인 3.8%보다 0.3%포인트 높아졌다.

현재 금리 수준을 고려하면 연내 한 차례 추가 인상을 예상한 것으로 해석된다.

내년 말 전망치도 3.6%에서 4.1%로 0.5%포인트 상향됐다.

점도표 중간값대로라면 연준이 올해 금리를 한 차례 더 올린 뒤 내년에는 현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2028년 말 전망치는 3.4%에서 3.9%로 높아졌고 장기 중립금리 추정치도 3.1%에서 3.2%로 소폭 상승했다.

연준이 적정 금리 수준을 이전보다 높게 평가하면서 고금리 환경이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이에 비트코인의 단기 방향도 앞으로 발표될 물가 지표에 좌우될 전망이다.

김 센터장은 “단기적으로는 긴축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본다”며 “앞으로 발표될 물가 지표가 비트코인 가격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전략 비트코인 준비금 입법은 중장기적인 정책 재료로 떠올랐다.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는 같은 날 전략 비트코인 준비금 설치를 담은 ‘미국 예비군 현대화법’을 통과시켰다.

법안은 미국 정부가 범죄·민사 몰수 등을 통해 확보한 비트코인을 전략 준비금에 편입하고 최소 20년 동안 매각하거나 교환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정부가 비트코인을 새로 매입하도록 하는 조항은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 보유 물량이 시장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을 낮출 수는 있지만 신규 수요를 직접 만들어내는 재료는 아니라는 평가다.

김 센터장은 “입법이 진행될 때마다 심리적인 호재로 작용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면서도 “금리 인상이라는 악재가 소화된 현재로서는 뚜렷한 호재도 악재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결국 비트코인의 8만 달러 회복 여부는 추가 긴축 우려가 완화되고 현물 ETF 자금이 돌아오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물가 둔화가 확인돼 연준의 금리 인상 압력이 낮아지는 동시에 현물 ETF가 다시 순유입으로 전환돼야 상승세에도 힘이 붙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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