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 초기업노조, 최승호 위원장 각종 비리 의혹 난무
지난 8월 서울 삼성 서초사옥 인근에서 삼성전자 DX 부문 동행노조 조합원들이 'DS부문과 보상격차 해소 요구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이코노미스트 김두용 기자] '영업이익의 10%' 성과급 타결 이후 삼성전자의 양대 노동조합이 내홍으로 시끄럽다. 위원장을 둘러싸고 ‘독단운영’과 ‘직권남용’ 등의 각종 논란이 불거지며 내부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 부문 중심으로 구성된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이하 동행노조)의 차기 집행부 선출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다. 동행노조는 노조원만 3만명이 넘어 초기업노조(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와 함께 삼성전자를 대표하는 노조다.
동행노조의 일부 운영위원과 대의원들은 전날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에 '삼성전자 동행노조 위원장 권한대행 규약 위반에 따른 행정관청 시정명령'을 요청했다. 이들은 현재 동행노조 위원장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A씨가 노조 의결기구인 운영위원회의 권한을 무력화하고 노조 규약을 지속 위반해 조합을 독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동행노조는 오는 21일부터 28일까지 차기 노조위원장과 수석부위원장을 뽑는 선거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 14일에는 대의원회의를 열고 '선거관리위원회 구성'과 '선거관리 규정 제정' 안건을 표결에 부쳤다.
투표 결과 두 안건 모두 부결이 됐음에도 노조 집행부가 이를 무시하고 차기 위원장 선출 투표를 강행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대의원회의 승인 절차를 누락하고 '무자격 유령 선관위'가 부결된 규정을 근거로 선거를 강행하는 것은 명백한 위법이자 무효"라며 노동부에 긴급 행정지도와 즉각적인 위원장 선거 절차 중지 명령을 요청했다.
부위원장 권한대행이 운영위원회 안건으로 정식 상정된 13건에 대해 회의 소집 등 안건 진행을 원천 차단하고 있다며 직권남용 문제도 지적했다.
이들은 노동부에 ▲규약에 부합하는 정식 대의원대회 재소집·안건 재의결 지도 ▲부위원장 권한대행의 직권남용 조사·운영위 안건 13건 즉각 심의 명령 ▲선거 방해 행위자·징계자 입후보 제한 기준 명문화 등을 요청했다.
지난 4월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조합원들이 과반노조 공식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초기업노조에서도 최승호 위원장과 이송이 부위원장의 폭로전이 격화되고 있다.
최근 최승호 위원장이 조합비 카드 결제 과정에서 발생한 마일리지와 포인트를 개인 소유로 가져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노조 회계 업무를 맡아온 이송이 부위원장이 수억원대 조합비 결제 내역을 공개하며 관련 혜택이 최 위원장 개인에게 돌아갔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최근 이 부위원장이 공개한 회계자료와 영수증, 조합 거래대장, 카카오톡 대화 등에는 노조가 지출한 약 4억2596만원 상당의 카드 결제에서 발생한 마일리지와 포인트 등이 최 위원장 개인에게 귀속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부위원장은 최 위원장의 개인카드 사용이나 포인트·정산 내역과 연관된 것으로 본 결제액에 리솜리조트 회원권 결제분 등을 더해 이 같은 규모를 산정했다.
이 부위원장은 "리솜리조트 회원권 2건의 1회차 대금 2억3520만원이 법인카드와 대한항공 제휴 개인카드 등으로 나눠 결제됐지만, 관련 마일리지 등 혜택이 조합으로 들어온 기록은 없다"고 주장했다.
롯데백화점에서 구매한 조합 물품의 포인트 적립 내역도 문제 삼았다. 이 부위원장이 확보한 경기 동탄 롯데백화점 결제 전표 43건 가운데 41건(1억1229만원 상당)의 영수증에는 '최*호'라는 이름과 엘포인트 적립 내역(약 11만 포인트)이 표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부위원장은 해당 명의가 최 위원장과 연결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포인트의 실제 적립·사용 내역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장인이 운영하는 업체와 ‘수의계약’한 것도 논란이 일고 있다. 최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여러 업체의 가격과 품질, 납품 가능 일정 등을 비교한 결과였고, 어떠한 금전적 이득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최 위원장의 각종 의혹들은 노조의 조직 재편 과정에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초기업노조가 DS 중심 조직 재편 움직임을 보이자 내부 갈등이 심화됐다. 최 위원장은 DS, 이 부위원장은 DX 소속으로 각 부문의 대표성을 갖고 있다.
지난 5월 사측과 임단협 협상 과정에서 DX 노조원들이 대거 탈퇴하면서 초기업노조는 DS 중심의 색깔이 더 강해졌다. 이런 가운데 최 위원장이 연임에 성공했고, DS 노조로 탈바꿈하려는 움직임이 구체화되면서 지도부가 충돌했다.
이 부위원장은 지도부의 대화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최 위원장을 겨냥하고 있다. 녹취록에는 최 위원장이 이 부위원장을 향해 ‘인사 보복’을 하는 내용도 담겨 파문이 일었다.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초기업노조는 이 부위원장에 대한 불신임 투표도 진행하고 있다.
한편 18일 삼성전자 전사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 선거에서 최 위원장을 비롯해 DS 부문 공식 후보 5명 전원이 당선됐다. 초기업노조가 공식 후보로 내세운 5명은 5개 선거구(평택·기흥·DSR·화성·천안/온양)에서 당선을 확정했다. 근로자위원은 근로조건 개선과 사업장 안정, 고충처리 등 근로자의 목소리를 대표하는 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