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로 만든 이미지.[챗GPT5.5]금리가 오르면 보험사가 수혜를 본다는 시장의 오랜 공식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높은 금리가 장기적으로 투자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지만, 당장은 보유 채권의 평가손실과 지급여력비율 하락을 동시에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2027년 기본자본비율 규제까지 예정돼 있어 보험사의 자산·부채 관리 능력이 주가를 가르는 핵심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고연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18일 보고서를 통해 금리 상승을 보험업종의 일방적인 호재로 해석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신규 자금을 이전보다 높은 금리로 운용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기존 채권 가격 하락에 따른 자본 감소가 단기적으로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특히 최근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보험사의 자산과 부채가 금리에 반응하는 구조도 달라졌다. 주요 보험사의 자산·부채 듀레이션 차이는 과거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돌아선 것으로 분석된다. 금리 상승기에 부채보다 자산 가치가 더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이 경우 보험사의 가용자본이 줄면서 K-ICS(신지급여력제도) 비율에도 하방 압력이 가해진다. 생명보험사는 고객 이탈 위험까지 안고 있다. 은행 예금금리가 높아지면 저축성보험 가입자가 계약을 해지하고 고금리 상품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지고, 보험사는 더 높은 비용을 부담하며 자금을 다시 확보해야 할 수 있다.
자본 관리의 중요성은 내년부터 한층 커질 전망이다. 2027년 3월 말부터 보험사가 기본자본을 요구자본의 일정 수준 이상 확보하도록 하는 기본자본비율 규제가 도입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자본여력이 부족한 보험사는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을 통한 확충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변수는 해약환급금준비금이다. 보험계약 해지에 대비해 적립하는 준비금 규모가 커질수록 배당에 사용할 수 있는 이익이 줄어든다. 일부 보험사는 준비금 부담으로 배당가능이익이 부족해 주주환원은 물론 추가 자본조달에도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해약환급금준비금이 이익잉여금을 넘어선 보험사는 영업 확대가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신규 계약이 늘어날수록 준비금 적립 부담이 커져 기본자본비율이 낮아지는 구조가 나타날 수 있어서다. 보험사의 성장과 자본건전성 관리가 충돌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수년째 논의돼 온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 개선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제도가 완화되면 그동안 배당이 제한됐던 보험사의 주주환원 여력이 높아질 뿐 아니라 향후 자본조달 선택지도 넓어질 수 있다.
높아진 금리와 강화되는 자본 규제에도 보험주의 밸류에이션 매력 자체는 여전히 높다는 평가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를 제외한 주요 보험사의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4.5% 수준인 반면 주가순자산비율(P/B)은 0.57배에 그치고 있다.
결국 보험주의 재평가 여부는 금리 자체보다 자본 관리와 주주환원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금리 상승에 따른 운용수익 개선만 기대하기보다 K-ICS와 기본자본비율, 해약환급금준비금까지 함께 봐야 한다는 얘기다.
고 연구원은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 개선에 대해 배당 정상화뿐 아니라 기본자본 규제 시행 이후 보험사의 자본조달 능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도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제도 변경의 방향성은 뚜렷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