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TV 100형 200만원대
TCL·하이센스도 가격 문턱 낮아
중국계가 대형 TV 시장 주도
[뉴시스]“새집으로 이사하는데 TV도 바꿔야죠. 처음에는 75형(인치)을 생각했는데 매장에서 살펴 보니 85형이 눈에 들어오고, 인터넷을 찾아보니 100형도 200만원대더라고요.”18일 가전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사나 입주를 앞둔 소비자들 사이에서 TV 크기를 놓고 벌어지는 고민이다. TV 시장의 ‘거거익선(크면 클수록 좋다)’ 바람이 이제 100형 벽까지 허물고 있다. 한때 부유층이나 대형 주택에서나 볼 법했던 영화관을 연상시키는 100형 TV 가격이 200만원대까지 내려오면서다.
특히, 불황 속 소비자들의 ‘가성비 소비’와도 맞물리고 있다. 무조건 싼 제품을 찾는 대신 같은 돈을 쓰더라도 화면 크기나 성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식이다. TV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이 틈을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대표적인 게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제품을 주력으로 내놓는 중국계 샤오미다. 샤오미가 지난해 출시한 ‘TV 맥스(Max) 100’은 화면 대각선 길이가 254㎝에 달하는 대형 크기의 100형 제품이다. 빛을 받으면 특정 색을 내는 초미세 반도체 입자인 ‘퀀텀닷’을 활용해 색 표현력과 밝기를 높인 퀀텀닷 디스플레이(QLED)를 탑재했다. 공식 가격은 299만8000원으로, 가격비교 사이트에서는 270만원 수준까지 내려간다.
화면 크기만 키운 것도 아니다. 4K UHD 해상도에 144㎐ 주사율, 돌비비전과 영상 장면별로 밝기와 명암, 색 표현을 최적화하는 고화질 영상 기술 HDR10+, 구글TV 등을 지원한다. 제원만 보면 스키, 레이싱 등의 콘텐츠를 선명하고 부드럽게 감상할 수 있다.
샤오미가 지난해 출시한 ‘TV 맥스(Max) 100’.[샤오미코리아]100형 TV가 200만원대로 내려온 것은 소비자에게 상당한 매력이다. 현재 가격비교 사이트에서 삼성전자의 100형급 TV는 700만~900만원대, LG전자는 800만원대 제품이 검색된다. 물론 패널과 영상처리 기술, 화질, AS, 그리고 브랜드 가치 등이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100형’이라는 화면 크기만 놓고 보면 소비자의 선택지가 크게 넓어진 셈이다.중국 업체들은 가격을 무기로 대형 TV 시장을 공략하는 모습이다. TCL은 국내에서 98형 TV를 판매하고 있고 하이센스도 100형 QLED TV를 내놓았다. 가격은 국내 기업의 절반을 밑도는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중국산 초대형 TV 판매가 예상보다 빠르게 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샤오미코리아 한 관계자는 “판매량을 정확히 밝힐 순 없다”면서도 “100형 이상 제품 판매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TV 시장의 대형화는 하루아침에 생긴 현상은 아니다. 10여년 전만 해도 50형 TV가 대형 제품으로 통했지만 이후 점점 커져 최근에는 80형 이상을 찾는 분위기라고 한다. 국내 한 가전 매장 관계자는 “신혼부부 등 집 면적 대비 큰 화면의 TV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다”고 전했다.
넷플릭스·디즈니·유튜브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확산으로 집에서 영화나 스포츠를 즐기는 시간이 늘어난 것도 TV 대형화 수요를 끌어당기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98~100형의 대중화를 앞당기고 있다. 과거 초대형 TV를 사려면 화면 크기가 커질수록 가격이 기하급수적으로 뛰었지만, 이제는 200만~300만원대로 100형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
시장조사업체 트렌스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TV 출하량 가운데 60형 이상 제품 비중은 28.2%로 처음으로 28%를 넘어섰다. 65형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26%로 1위를 차지했지만, 75형은 하이센스가 22%로 선두에 올랐다. 85·86형에서는 TCL과 하이센스가 각각 25%에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했다.
화면이 더 커질수록 중국 업체의 강세가 두드러져 98형 시장은 TCL이 1위, 100형 시장은 하이센스가 약 50%의 점유율로 1위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