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동물·임상 거쳐 2개 선별
체지방 원료로 해외 시장 진출
최일동 hy 중앙연구소 신성장팀장이 김치에서 찾은 유산균 2종으로 체지방 감소 기능성 원료 '팻슬림'을 개발한 18년 연구 과정을 전했다. /사진=hy |
팻슬림 개발을 이끈 최일동 hy 중앙연구소 신성장팀장은 최근 [시대]와의 인터뷰에서 "처음부터 살을 빼는 유산균을 찾겠다는 목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좋은 균주를 찾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연구가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연구는 2002년 시작됐다. hy 연구진은 발효식품과 인체, 자연환경 등에서 확보한 5100여개 균주를 대상으로 선별 작업에 나섰다. 숫자는 단순했지만 과정은 집요했다. 연구진은 위산과 담즙산을 견디는지, 장까지 살아서 도달할 수 있는지, 인체에 유익한 특성을 갖췄는지를 하나씩 확인했다.
그 결과 후보군은 100여종으로 압축됐다. 다시 세포실험과 동물실험을 거치면서 10여종으로 줄었다. 수년간 반복된 검증 끝에 마지막까지 남은 균주가 HY7601과 KY1032였다.
최 팀장은 "균주 하나하나를 배양하고 특성을 확인하는 작업이 반복됐다. 5100개에서 2개를 남기는 과정은 마치 사막에서 바늘을 찾는 것에 가까웠다"고 털어놨다.
연구진은 두 균주의 역할이 다르다는 점에 주목했다. HY7601은 지방 생성과 분해 과정에 영향을 미쳤고 KY1032는 지방세포 형성과 분해 과정에서 효과를 보였다. 각각의 기능도 의미가 있었지만 함께 사용했을 때 시너지 효과가 나타났다. 연구진이 인체적용시험에 나선 이유다.
하지만 첫 임상시험은 기대와 달랐다. 당시 연구진은 혈중 중성지방 감소를 목표로 임상을 진행했지만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동물실험에서 확인한 효과가 사람에게서는 그대로 재현되지 않았다.
최 팀장은 이 시기를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꼽았다. 그는 "몇 년 동안 연구한 결과가 임상시험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연구자 입장에서는 허탈할 수밖에 없다"며 "실험실에서는 확신이 있었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시험 결과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연구가 길어질수록 이 균주가 맞는 길인지 의심한 적도 있었지만 데이터를 믿고 연구를 이어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연구진은 여기서 포기하지 않았다. 결과를 다시 들여다본 끝에 중성지방이 아니라 체지방 감소 가능성에 주목했다. 이후 임상 설계를 전면 수정하고 새로운 시험에 나섰다.
재도전의 결과는 달랐다. 과체중 성인 72명을 대상으로 12주 동안 하루 100억 CFU(집락형성단위)를 섭취하도록 한 결과 체중은 1.4㎏, 허리둘레는 1.72㎝ 감소했다. 체지방량은 0.67㎏, 복부 내장지방 면적은 4.49㎠ 줄었다. hy는 해당 결과를 바탕으로 2019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체지방 감소에 도움을 줄 수 있음' 기능성을 인정받았다.
18년에 걸친 연구는 사업화로 이어졌다. 팻슬림은 현재 연매출 100억원 이상을 올리는 개별인정형 원료로 성장했다.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을 넘어 미국과 중국 원료업체에도 공급되며 해외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최 팀장은 연구 성과 못지않게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기능성 원료 사업은 결국 신뢰 사업"이라며 "임상과 검증을 오랜 기간 거친 원료는 기업 간 거래에서 강력한 경쟁력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파트너들이 'hy가 만든 원료라면 믿을 수 있다'고 말할 때 연구자들의 시간이 보상받는 느낌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팻슬림 이후의 연구도 이미 시작됐다. hy는 현재 장내 미생물과 눈, 뇌, 근육, 심장 등 전신 기관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장-기관 축(Gut-Organ Axis)'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면역과 여성 건강, 근육, 기억력 등으로 기능성 소재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최 팀장은 "연구자들은 늘 다음 균주를 찾는다"면서 '제2의 팻슬림'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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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동 hy 중앙연구소 신성장 팀장. /사진=hy |
현재 hy 중앙연구소 신성장 팀장
2024 hy 중앙연구소 건강기능식품 팀장
2019 hy 중앙연구소 프로바이오틱스 팀장
2016 hy 중앙연구소 책임연구원
2010 미국국립보건원 박사 후 연구원
2005 고려대학교 분자생물학 박사
2000 고려대학교 분자생물학 석사
1998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생화학 연구원
1997 고려대학교 유전공학 학사
최일동 hy 중앙연구소 신성장팀장이 김치에서 찾은 유산균 2종으로 체지방 감소 기능성 원료 '팻슬림'을 개발한 18년 연구 과정을 전했다. /사진=hy
최일동 hy 중앙연구소 신성장 팀장. /사진=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