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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꺾여도 금리는 더 오른다?…Fed 점도표에 숨은 '내년 추가 인상' 신호 [김주완의 글로벌머니 X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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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워시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16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답변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케빈 워시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16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답변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Fed) 내부에서 물가 둔화를 예상하면서도 내년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는 전망이 제시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현지시간) 공개된 점도표를 분석하면 내년 말 금리를 올해 말보다 높게 제시한 인사가 최소 4명이다. 물가상승률이 낮아져도 차입 비용이 곧바로 내려갈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간값에 가려진 인상 전망Fed는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연 3.75~4.00%로 0.25%포인트 올렸다. 2023년 7월 이후 첫인상이다. 표결에 참여한 12명 모두 찬성했다. 지난해 말까지 이어졌던 금리 인하에서 방향을 바꿨다.

케빈 워시 Fed 의장은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물가가 너무 높고, 너무 오랫동안 높았다”고 말했다. 여름철 물가 지표만으로 기조적인 흐름이 의미 있게 개선됐다고 판단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물가안정 목표인 2%로 돌아가는 시점을 앞당기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는 평가다.

같이 공개된 경제전망요약(SEP)의 연말 금리 중간값은 올해와 내년 모두 4.1%였다. 낮은 전망부터 높은 전망까지 나열했을 때 가운데에 놓이는 수치다. 두 해의 연말 금리 중간값은 같았다. 하지만 이를 내년 내내 금리를 동결한다는 전망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 그 숫자만으로 Fed 내부의 정책 경로까지 설명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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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도표의 점은 FOMC 참석자 개개인이 적절하다고 판단한 연말 금리다. 이번에는 18명이 전망을 제출했다. 해마다 투표권이 돌아가는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들도 전망에 참여하기 때문에 실제 금리 결정에 투표한 12명과는 모집단이 다르다. 워시 의장은 자신의 전망을 제출하지 않았다.

올해 말 금리를 4.375%로 예상한 위원은 4명이다. 내년 말 같은 수준을 제시한 참석자는 8명이다. 올해 4.375%를 제시한 4명이 내년에도 그대로 같은 전망을 유지한다고 해도, 추가로 4명이 더 필요하다. 올해는 이보다 낮은 금리를 예상했던 위원 중 최소 4명이 내년 금리 전망을 더 높게 잡았다는 뜻이다.

반대로 금리를 더 낮게 본 위원도 있다. 내년 말 금리를 3.625% 이하로 예상한 위원은 4명이다. 그런데 올해 점도표에서 가장 낮은 전망도 3.875%다. 해당 4명은 올해 어떤 전망을 냈던 위원과 연결하더라도 내년 금리를 올해보다 낮게 본 것이 된다.

각 연도의 위원 수를 그대로 두고 가능한 연결을 모두 따져보면, 내년 금리를 올해보다 높게 본 위원은 최소 4명에서 최대 10명, 낮게 본 위원은 최소 4명에서 최대 8명이다. 올해와 같은 금리를 예상한 위원도 최대 10명까지 나올 수 있다. 점도표 안에는 금리 인상을 예상한 사람과 인하를 예상한 사람이 함께 섞여 있다. 중간값이 같다고 해서 모든 위원이 같은 금리 경로를 예상한다고 볼 수는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Fed의 2026년 9월 점도표. Fed 제공 Fed의 2026년 9월 점도표. Fed 제공 18명 모두 물가 둔화 예상물가 전망까지 더하면 이번 점도표의 특징이 더 뚜렷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Fed가 목표 지표로 삼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는 가계가 소비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화를 폭넓게 집계한다. SEP의 물가 전망은 해당 연도 4분기 가격을 전년 4분기와 비교한 상승률이다.

올해 PCE 물가상승률 전망은 가장 낮은 사람이 2.9%, 가장 높은 사람이 3.8%다. 내년에는 2.0~2.6%다. 내년 가장 높은 전망조차 올해 가장 낮은 전망보다 낮다. 18명 모두 물가 둔화를 예상한다는 뜻이다.

내년 말 금리를 더 높게 제시한 최소 4명 역시 물가 둔화를 예상했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이 물가가 다시 치솟는다고 봐서 인상 경로를 도표를 썼다고 설명하기 어렵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공개된 전망 안에서는 물가 둔화와 추가 긴축이 동시에 필요하다고 판단한 셈이다.

6월 점도표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같은 방식으로 두 연도의 점을 연결하면 내년 금리를 높게 제시한 사람이 한 명도 없는 조합도 가능했다. 9월에는 그런 조합이 불가능해졌다. 석 달 사이 공개자료만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 추가 긴축 경로가 생겼다는 해석이 나온다.
Fed의 2026년 9월 PCE 전망 범위. Fed 제공 Fed의 2026년 9월 PCE 전망 범위. Fed 제공
물가 둔화와 금리 인상이 함께 있다고 해서 전망이 모순된 것인가. SEP에선 각자가 적절하다고 보는 통화정책을 시행했을 때의 경제를 예상한다. 금리를 현 수준에 그대로 두더라도 물가가 같은 속도로 낮아진다는 전망이 아니다. 일부 위원은 금리를 더 높여야 자신이 제시한 둔화 경로에 도달한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근원 CPI 2.4%에도 긴축이미 발표된 물가 지표에도 둔화 신호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이 지난 11일 공개한 8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2.4% 올랐다. 7월의 2.5%보다 낮다. 하지만 계절조정 기준 전월 대비 상승률은 0.2%에서 0.3%로 높아졌다. 같은 지표에서도 비교 기간에 따라 읽히는 방향이 달랐다.

전체 CPI는 8월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했다. 전월 대비로는 0.4% 올랐다. 휘발유 가격이 한 달 사이 3.9% 뛰면서 전체 월간 상승분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했다. 에너지 가격의 충격과 에너지를 뺀 물가 흐름을 나눠 볼 필요가 있는 이유다.

Fed의 목표는 CPI가 아닌 PCE다. 두 지표는 소비 항목과 가중치, 집계 방식이 다르다. 근원 CPI가 2%대 중반에 내려왔다는 사실을 곧바로 Fed의 목표 달성으로 바꿔 읽을 수는 없다.

미 경제분석국(BEA)이 지난달 26일 발표한 7월 PCE 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7%였다. 근원 PCE는 3.3%였다. 공식 발표된 최신 PCE 통계는 7월분이다. 8월분 발표는 오는 30일로 예정돼 있다.

워시 의장은 이번 회견에서 CPI와 생산자물가 자료를 토대로 8월 전체 PCE 상승률을 약 3.6%, 근원을 약 3.2%로 추정했다. 공식 실적이 아니라 Fed 의장이 제시한 추정치다. 그는 여러 품목의 상승률이 여전히 높은 점을 들어 물가 흐름의 개선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다이앤 스웡크 KPMG 수석이코노미스트는 "Fed가 경기 확장을 무너뜨리지 않으면서 물가안정을 회복하려 하지만, 정책의 속도를 정하는 것은 이제 성장보다 물가"라고 평가했다. 경기 지표가 양호하면 물가가 조금 내려가는 것만으로 긴축을 멈춰야 할 압박은 약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Fed의 2026년 6월·9월 금리 전망 비교 그래프. .9월 전망은 막대, 6월 전망은 점선으로 구분. Fed 제공 Fed의 2026년 6월·9월 금리 전망 비교 그래프. .9월 전망은 막대, 6월 전망은 점선으로 구분. Fed 제공고용 버티자 물가에 무게Fed가 기준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었던 배경에는 고용이 있다는 분석이 있다. BLS에 따르면 8월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보다 16만2000개 늘었다. 직전 12개월의 월평균 증가 폭 3만1000개보다 많다. 실업률은 4.1%로 전월과 같았다.

한 달의 고용 증가만으로 경기 전반의 가속을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고용이 급격히 무너지는 상황에서 물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금리를 올린 것과는 비교된다. 워시 의장은 모두발언에서 고용 책무 쪽은 양호한 상태라고 평가하고, 정책의 주된 초점이 물가안정에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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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SEP에서도 올해 실질 성장률 중간값은 6월 2.2%에서 2.3%로 높아졌다. 내년 전망도 2.3%에서 2.4%로 올라갔다. 반면 올해와 내년 실업률 전망은 각각 4.3%에서 4.1%로 낮아졌다. 성장률은 전년 4분기 대비 해당 연도 4분기 기준이며, 실업률은 4분기 평균 전망이다. 금리를 올리면서도 경기 위축을 기본 시나리오로 삼지는 않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조지프 브루수엘라스 RSM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고용과 성장, 금융 여건을 감안하면 이번 인상이 적절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물가안정을 회복하려면 이번 결정을 포함해 최소 세 차례의 0.25%포인트 인상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금리 수준만으로 긴축 강도를 재단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워시 의장은 "기업에 대한 신용 공급이 견조하다며, 전반적인 금융 여건을 제약적이라고 부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를 경기 지원 성격을 일부 거둬들인 것으로 표현했다. 정책금리가 높아 보여도 자금조달과 투자 활동이 활발하면 수요를 억제하는 힘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생산성 향상은 물가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같은 노동과 자본으로 더 많이 생산하면 단위당 비용을 낮출 여지가 생긴다. 동시에 기업의 투자 확대가 당장의 자금과 설비 수요를 늘리면 금리에는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성장 개선이 채권 투자자에게 언제나 금리 하락 재료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美 10년물 5%…차입 비용 확대관련 논쟁은 채권시장에서 이미 벌어지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의 경제통계 시스템 FRED에 수록된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 15일 5.00%였다. 9일의 4.83%보다 0.17%포인트 높다. 이번 FOMC 결정 이전부터 장기 자금조달 비용이 올라가고 있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2일 CNBC 인터뷰에서 "장기금리 상승을 경제의 강한 흐름과 기술 투자 확대를 반영한 결과"로 설명했다. 높은 금리를 모두 물가 통제 실패나 시장 기능 이상으로 해석하는 시각과 거리가 있다.
8월 고용 증가 16만2000명, BLS 공식 데이터 8월 고용 증가 16만2000명, BLS 공식 데이터
장기 국채 금리는 기준금리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앞으로 이어질 단기금리 경로와 장기간 돈을 묶어두는 위험에 대한 보상도 반영한다. 미국 기업이 채권을 발행할 때는 이런 국채 금리에 기업별 신용위험에 대한 추가 금리가 붙는다. 같은 기업이라도 기준이 되는 국채 금리가 오르면 신규 차입 조건이 불리해질 수 있다.

릭 리더 블랙록 채권 부문 최고투자책임자는 "Fed가 단기금리 조정을 통해 부채 비용에 영향을 주는 만큼, 이를 통화정책 판단 기준에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가안정의 필요성과 별개로 긴축이 실제 차입자에게 전달되는 속도를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리 인상이 장기적으로는 관련 부담을 줄일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물가안정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면 투자자가 장기채에 요구하는 물가 위험 보상이 낮아질 수 있어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도이체방크가 최근 공개한 투자자 조사에서는 이번에 금리를 동결할 경우 장기금리가 더 오를 것이라는 응답 방향이 나타났다. 당장의 기준금리 인상과 장기 차입 비용의 변화가 항상 같은 방향은 아니라는 반론이다.

반대로 국채 금리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Fed가 대규모 채권 매입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기도 어렵다. 루 크랜들 라이트슨 ICAP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워시가 Fed와 자신의 신뢰를 중시하기 때문에 재무부의 시장 개입에 휘말리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가를 잡기 위한 정책과 국채 금리를 낮추기 위한 지원 사이에는 충돌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추가 긴축의 폭을 둘러싼 견해는 엇갈린다. 콜린 마틴 찰스슈왑 채권 전략가는 "이번 인상이 한 차례로 끝날 가능성은 작지만, 장기간 이어지는 인상 사이클의 시작도 아닐 수 있다"고 평가했다. 내년 추가 인상은 물가가 2%로 돌아가는 속도와 전망에 달렸다는 설명이다.

KPMG는 앞서 인상 전망을 세 차례로 높였지만 위험은 여전히 더 많이 올리는 방향에 있다고 봤다. 오래 지속된 물가 압력을 낮추면서 경기 연착륙까지 달성하는 일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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