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년만 최고 수준, 3개월 만의 인상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1.0%에서 1.25%로 인상했다. 지난 6월 이후 3개월 만의 추가 인상으로, 금리 인상 속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여기에 BOJ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시사하면서 금융시장은 일시적으로 동요하는 모습을 보였다.
18일 BOJ는 금융정책결정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인 단기정책 금리를 현 '1.0% 정도'에서 '1.25% 정도'로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995년 이후 31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지난 6월 금리 인상 이후 불과 3개월 만에 추가 인상에 나선 것으로, 우에다 가즈오 총재 취임 이후 인상 간격이 가장 짧다. 인상안은 정책위원 9명 가운데 찬성 7표, 반대 2표로 통과됐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가 정책금융결정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도쿄(일본)=로이터 연합뉴스.BOJ는 이번 금리 인상의 배경으로 중동정세로 인한 원유 가격 상승, 글로벌 인공지능(AI) 수요 확대, 엔화 약세 등에 따른 물가 상방 위험을 들었다. 지난 7월 회의에서 제시했던 주요 위험 요인과 일치한다. 특히 이번 결정문에서는 "기업 간 거래의 가격 상승 압력이 소비자 단계로 파급되기 시작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물가 상승에 대한 경계수위를 높였다. 나아가 중장기 기대 인플레이션도 상승하고 있다며 "물가상승률이 2%의 물가안정목표를 넘어 상방으로 치우칠 위험이 있다"라고도 진단했다.
추가 인상 가능성도 분명히 했다. 이날 결정문에서 BOJ는 "현재의 금융환경은 완화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경제·물가·금융 상황에 따라 계속 정책금리를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시장에서는 향후 인상 속도를 둘러싸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먼저 외환시장은 BOJ의 추가 인상 방침보다 금리 인상에 던진 심의위원들의 반대 '2표'에 주목했다. 이날 엔·달러 환율은 BOJ 결정 발표 전 달러당 156.10엔대에서 움직이다 발표 이후 한때 157엔대까지 상승했다. 2명의 반대표로 향후 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퍼진 영향이라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우에노 다이사쿠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 수석 외환전략가도 "BOJ의 적극적인 금리 인상을 원하지 않는 (다카이치) 정권의 의중이 이번 표결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반면 마쓰카와 다다시 파인브리지인베스트먼츠 채권운용부장은 미국이 금리 인상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BOJ가 대응에 뒤처질 경우 원유 가격 상승과 엔화 약세에 따른 물가 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며, 이르면 10월 추가 금리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닛케이에 전했다.
시장 전망은 엇갈리지만, 이번 금리 인상으로 인한 가계의 이자 부담 증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금리에 민감한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 일본 금융기관들은 보통 4월과 10월 전후로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를 조정한다. 지난 6월 인상분에 이번 인상까지 순차적으로 반영될 경우 주요 은행의 변동형 금리는 1.6~1.7% 수준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닛케이는 해석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가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도쿄(일본)=로이터 연합뉴스.우에다 총재도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현재 중동 정세, 엔화 약세 등 일본이 처한 경제환경을 고려하면 물가 안정을 위한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뜻을 나타냈다. 특히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우에다 총재는 "BOJ가 목표로 하는 물가안정목표 2%를 웃돌 위험이 현실화하고 있다"며 "현재 금융정책의 국면이 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금리 인상 이후에도 완화적인 금융환경은 유지된다"며 금리 인상을 계속해 나가겠다는 방침을 강조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도 향후 금리 인상 속도와 최종금리(터미널 레이트)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이 이어졌다. 우에다 총재는 구체적인 금리 수준이나 인상 시점은 제시하지 않았으나, 향후 경제·물가·금융 상황을 살펴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종금리 수준에 대해서도 물가상승률이 2%의 물가안정목표에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정착하는지를 살펴 가며 적절한 정책 수준을 판단하겠다는 취지로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