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만찬을 주최하며 발언하고 있다/사진=로이터 /사진=(워싱턴 로이터=뉴스1)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에게 기준금리 인상에 반대하지 말고 '이사진과 뜻을 같이해 투표하는 게 낫겠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사실을 직접 공개했다.16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노스캐롤라이나 유세 현장에 도착해 기자들과 만나 "어차피 (워시 의장) 혼자서는 표결 결과를 바꿀 수 없으니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케빈을 믿고 있지만 아시다시피 그는 매우 까다로운 이사진을 상대해야 한다"며 "(현재) 이사진은 다른 사람들이 구성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워시 의장에게 "어차피 이사진과 함께 투표하는 게 나을 것이다. 결과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을 향해 금리를 낮춰야 한다고 거듭 압박해 왔다. 연준이 금리를 1% 이하로 대폭 낮추지 않으면 미국 무역의 상당 부분을 끊어버리겠다고까지 할 정도였다. 연준의 금리인상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뜻과 반대였다. 이에 시장에서 연준이 '독립성 선언'을 한 것이란 평가까지 나왔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금리인상 결정을 미리 예측했으며, 사실상 이를 용인했다고 말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과 워시 의장에게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과시하는 측면도 있어 보인다.
그는 워시 의장이 자신의 말을 토대로 결정을 내렸다고 생각하는지 묻자 "아니"라고 답했다. 이어 다른 연준 이사진을 겨냥해 "그들은 트럼프가 가능한 한 최악의 성적을 내도록 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금리 결정 이전 트루스소셜에 "우리는 전 세계 거의 모든 나라를 '짊어지고' 있는데 더 이상 이렇게는 안 된다"며 "미국의 금리를 신속하게 낮춰라!"라고 적었다.
그러나 연준이 내놓은 점도표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 대다수는 올해 최소 한 차례 추가 인상을, 일부는 내년 추가 인상까지 예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FOMC는 금리 인상 후 발표한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워시 의장은 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도 관련 질문에 "대통령과 나눈 대화에 대해서는 해드릴 말이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금리 인상을 설명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연준의 독립성이란 우리가 우리 영역을 지키는 것"이라며 원론적 답변만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