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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CEO “英, 중국 車에 점령…美도 당할 수 있다”

中 자동차 유럽서 30~40% 저렴…영국 신차 15%까지 장악
무뇨스 “혁신·기술 수준 믿기 어려울 정도”…美 진출 경계
현대차 자율주행 2년 연기…“우리 기술 부족하면 협력해야”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가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2026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가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2026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데일리안 = 정인균 기자]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거센 공세를 직접 경험한 현대자동차 최고경영자(CEO)가 미국도 무역 장벽을 세우지 않으면 유럽과 같은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CEO는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미국 시장에 본격 진출할 경우 상당한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중국 업체들은 이탈리아와 스페인, 프랑스 등 일부 유럽 시장에서 경쟁 업체보다 차량을 30~40%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중국 브랜드의 유럽연합(EU) 신차 시장 점유율은 올해 상반기 9%를 넘어섰다.

무뇨스 CEO가 특히 주목한 곳은 영국이다.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 등 무역 장벽을 적용한 것과 달리 영국은 비슷한 관세를 도입하지 않았다. 그 결과 중국 브랜드의 영국 신차 등록 비중은 올해 15%까지 올라왔다.

무뇨스 CEO는 과거 영국이 자동차 업체들에 “매우 수익성이 높고 강한 시장”이었다면서도 이제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국은 중국처럼 됐다”며 “장벽이 없기 때문에 상위 판매 차종들이 모두 중국산”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도 일정한 조건을 두지 않으면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비슷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미국은 중국산 전기차에 약 100%의 관세를 부과해 사실상 직접 수입을 차단하고 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미국에 공장을 짓는다면 진출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무뇨스 CEO는 중국 업체들이 미국 시장에 들어올 경우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건이 필요하다면서도 “충격 자체는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중국 업체들을 단순히 ‘저가 자동차 회사’로 평가하지 않았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약 10년 전 닛산의 중국 사업을 이끌었던 무뇨스 CEO는 최근 중국 자동차 산업의 발전을 두고 “혁신 수준과 개선 속도, 기술이 믿기 어려울 정도”라고 평가했다. 가격뿐 아니라 기술력까지 기존 완성차 업체들을 위협하는 단계에 올라왔다는 의미다.

현대차 자체 기술에 대해서는 이례적으로 솔직한 평가도 내놨다. 현대차그룹은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과 비교되는 자체 ‘레벨 2++’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탑재한 차량 출시 목표를 2027년 말에서 2029년 말로 2년 연기했다. 데이터 확보와 안전성 검증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이유다.

현대차는 자체 기술이 완성되기 전까지 엔비디아와 손잡고 2028년 레벨 2+ 및 레벨 2++ 차량을 선보일 계획이다. 무뇨스 CEO는 “무언가를 연기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면서도 “겸손하게 우리 기술이 좋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협력을 시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자율주행과 배터리 등 핵심 기술을 외부 업체에 계속 의존하지는 않겠다는 방침이다. 무뇨스 CEO는 당장은 필요한 기술을 사오거나 다른 업체와 협력할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핵심 기술을 현대차 내부로 가져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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