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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해상봉쇄 막힌 이란 육상무역 총력…국경에 7km 트럭 줄

무역 물동량 80% 해상운송 차단…튀르키예·파키스탄으로 육상운송
물량 폭증에 병목 현상…물류비 급증해 이란 내 물가 부채질


튀르키예-이란 국경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튀르키예-이란 국경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 이란이 미국의 해상 봉쇄로 해상 무역이 차단되자 육상 국경으로 급격히 전환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나 인프라 부족과 시간이 걸리는 통관 절차 탓에 국경마다 트럭이 수 ㎞씩 늘어서는 등 병목 현상이 극심해지고 있다.

전쟁 전 이란은 연간 1억8,000만t에 달하는 무역 물동량의 80% 이상을 걸프 해역 연안을 통한 해상 운송에 의존했다. 미군의 봉쇄 작전과 호르무즈 해협의 운항 차질이 본격화되자 이란의 비석유 부문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한 150억 달러(약 21조원), 수입은 26% 감소한 170억 달러(약 24조원)로 급감했다.

뱃길이 막히자 이란은 튀르키예 등 7개 인접국과의 육상 국경으로 무역 경로를 틀었다. 그 결과 올 상반기 튀르키예와 양방향 무역액은 32억 달러(약 4조원)로 전년 대비 19% 늘었다. 특히 핵심 통관 거점인 튀르키예 굴불락∼이란 바자르간 검문소를 통한 이란행 수입량은 최근 5개월간 250%나 급증했으며 하루 500여대의 트럭이 국경을 넘고 있다.

급증한 육상 화물량을 국경 검문소의 기존 인프라가 감당하지 못하면서 현장 운전사들의 피로는 극에 달하고 있다고 한다. 굴불락 검문소 인근 4차선 고속도로에는 이란 진입을 기다리는 대형 트럭 대열이 7km나 이어져 있었다고 FT는 전했다.

튀르키예로 아스팔트 재료를 나른 뒤 빈 트럭을 몰고 이란으로 돌아가던 운전사 아슈가르(41)는 FT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화물이 육로로 쏠리면서 대기 시간이 폭증했다"며 "밤새도록 트럭을 조금씩 옮겨야 했다"고 토로했다.

상황은 다른 국경도 마찬가지다. 중고차를 싣고 이란으로 들어간 튀르키예인 운전사 야쿱은 "복귀 시 국경에서 24일을 기다려야 할 지경이라 트럭을 세워두고 집에 다녀올 생각"이라고 했다. 이란 운전사 라힘 아리아이자데 역시 "6월 중순 아프가니스탄 도가룬 검문소에서 23일을 대기했다"고 말했다.

이란 정부는 튀르키예 외에도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는 물론 투르크메니스탄·카자흐스탄을 거쳐 러시아와 중국으로 연결되는 13개 철도 노선을 '풀가동'하고 있다. 카스피해 항만 물류도 확대하고 있지만 수년간 수위가 얕아져 선박 흘수 제한 등 물리적 한계 탓에 수송량을 대폭 늘리기 어렵다.

게다가 육상 운송은 해상에 비해 비용이 월등히 비싸다. 이란·중국 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대중국 무역을 해상에서 육로로 바꿀 경우 연간 약 180억 달러(약 25조 원)의 추가 물류비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국경에서 지체되면서 물품이 손상되고 물류비가 솟구쳐 90%에 육박하는 이란의 물가 상승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미국이 이란 항공사 27곳과 튀르키예 물류기업에 대한 2차 제재를 발표하고, 튀르키예 당국이 이란 연계 혐의를 받는 골든글로벌 은행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등 금융·물류 망라 압박을 강화하면서 이란의 우회로 확보는 더욱 험난해질 전망이다.

특히 튀르키예는 미국과 관계도 중시하는 터라 언제라도 육상 무역로를 닫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7개 육상 국경과 카스피해를 총동원해 임시방편으로 생필품과 의약품 등을 수입하지만 해상 무역의 극히 일부만 대치할 뿐이라고 분석한다.

이란 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육상 전환은 막대한 물류비와 인프라 병목으로 한계가 명확하다"며 "결국 걸프해역을 통한 남부 해상 무역 통로를 어떻게든 복원하고 유지하는 것 외에는 이란 경제의 고사를 막을 대안이 없다"고 지적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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