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25, ‘한정선떡’ 열흘 만에 38만개
두쫀쿠 열기 식고 ‘떡 디저트’ 부상
“SNS 타고 디저트 유행 주기 짧아져”
사회관계망서비스를 중심으로 ‘피자설기’와 관련된 콘텐츠가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유튜브 숏츠 캡처]얼마 전까지만 해도 ‘오픈런’을 하지 않으면 맛보기 어려웠던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의 자리를 떡이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백설기를 피자처럼 만든 ‘피자설기’부터 찹쌀떡 안에 과일과 요거트를 채운 ‘한정선 찹쌀떡’까지, 이색 떡을 찾아다니는 소비자가 늘면서 디저트 시장의 유행도 빠르게 바뀌는 모습이다.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 유명 떡집에서는 피자설기를 사기 위해 개점 전부터 소비자들이 줄을 서는 진풍경이 이어지고 있다. 인천·부산 등 피자설기로 입소문을 탄 떡집에서는 이른 시간부터 대기 행렬이 생기고, 일부 점포는 구매 수량을 제한하거나 예약 주문을 중단할 정도로 주문이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판매량도 크게 늘고 있다. 피자설기의 원조로 알려진 부산 영도의 한 떡집은 개당 1400~1500원에 판매하면서 1인당 구매 수량을 10개로 제한하고 있지만, 새벽부터 제품을 사려는 소비자들이 몰릴 정도다. 인천의 한 전통시장 떡집은 하루 200개 안팎이던 판매량이 최근 최대 6000개 수준까지 늘었고, 수도권의 또 다른 떡집도 판매 시작 열흘 만에 주말 하루 판매량이 2000개 안팎으로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관심도도 가파르게 높아졌다. 구글 트렌드 분석에 따르면 ‘피자설기’ 검색 관심도는 최근 약 2주 만에 50배 이상 뛰었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는 피자설기를 직접 먹어보거나 만드는 영상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으며, 일부 영상은 조회수 100만회를 넘어섰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세 번 갔다가 못 사고 네 번째에 샀다”, “오픈 전에 가야 살 수 있다”는 구매 후기가 이어지고 있다. 어느 시간대에 방문해야 살 수 있는지 등을 공유하는 ‘구매 팁’까지 등장했다.
한정선 딸기 찹쌀떡. [한정선 인스타그램 캡처]최근에는 ‘한정선 요거트 찹쌀떡’도 새로운 인기 디저트로 떠올랐다. 과일과 요거트 크림을 찹쌀떡 안에 넣어 쫀득한 식감과 화려한 단면을 동시에 살린 제품이다. 성수동 등 주요 매장에는 제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몰리고 있으며, 온라인에서는 인기 제품이 일찍 품절됐다는 후기도 잇따르고 있다.편의점으로 유통망을 넓힌 뒤에는 판매 속도도 더 빨라졌다.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에 따르면 이달 3일 출시한 한정선 요거트 찹쌀떡은 출시 첫날 10만개가 판매됐고, 나흘 만에 누적 판매량 26만개를 기록했다. 출시 열흘 만에는 38만개를 넘기며 초기 물량 대부분이 빠르게 소진됐다.
최근의 떡 열풍은 단순한 전통 간식의 부활과는 결이 다르다. 기존 떡의 쫀득한 식감에 피자·요거트·과일·초콜릿 등 젊은 소비자에게 익숙한 재료를 결합하고, 이를 SNS에 올리기 좋은 비주얼로 구현한 ‘신종 디저트’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두바이 쫀득 쿠키. [연합뉴스]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디저트 시장의 중심에는 두쫀쿠가 있었다.두쫀쿠는 2024년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두바이 초콜릿의 후속격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유행했다. 피스타치오 스프레드와 카다이프를 넣은 속을 마시멜로 반죽으로 감싼 쫀득한 식감이 입소문을 타면서 주요 디저트 매장에는 긴 대기줄이 생겼다.
개당 5000~8000원에 달하는 가격에도 판매 시작 30~40분 만에 하루 준비 물량이 모두 팔리는 매장이 적지 않았다. 일부 매장에서는 1인당 구매 수량을 제한했고, 편의점과 제과업체들도 앞다퉈 관련 상품을 내놨다. 편의점 CU가 지난해 12월 출시한 두바이 쫀득 찹쌀떡은 한 달 만에 약 46만개가 팔리기도 했다.
하지만 열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품절이 일상이던 일부 디저트 매장에서는 최근 두쫀쿠 재고가 남는 경우가 늘었다. 가격을 낮추거나 할인 판매에 나서는 매장도 생기면서 지난해와 같은 품귀 현상은 대부분 사라졌다.
탕후루. [연합뉴스]이처럼 새로운 디저트가 잇따라 등장하면서 유행 주기도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크로플이나 탕후루처럼 하나의 디저트가 수개월 이상 인기를 이어갔다면 최근에는 SNS와 숏폼을 통해 새로운 상품이 빠르게 확산하고, 소비자 관심도 그만큼 빨리 다음 상품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다.다만 유행의 주인공이 바뀌어도 최근 인기 디저트의 공통점은 여전히 ‘쫀득함’이다. 두쫀쿠가 마시멜로와 카다이프의 독특한 식감을 앞세웠다면, 피자설기는 백설기의 쫀득한 식감과 치즈가 늘어나는 모습을, 한정선 찹쌀떡은 떡을 가르면 크림과 과일이 드러나는 단면을 강조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디저트 소비는 특정 상품을 반복 구매하기보다 SNS에서 화제가 된 제품을 직접 경험해보려는 성격이 강해졌다”며 “유행하는 제품은 빠르게 바뀌고 있지만 쫀득한 식감이나 새로운 조합, 사진과 영상으로 보여주기 좋은 요소는 다음 인기 상품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