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7만7000달러 회복…IBIT 자금도 복귀
이번 주 비트코인은 클래리티법 무산과 미국·일본의 금리 인상에도 7만7000달러대를 회복하며 선방했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데일리안 = 김민희 기자] 이번 주 미국 가상자산 시장의 규제 틀을 마련할 클래리티법(CLARITY Act)이 상원 첫 문턱을 넘지 못한 데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일본은행(BOJ)이 잇달아 기준금리를 인상했다.규제 불확실성과 글로벌 긴축이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미국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에서는 한때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갔다.
그러나 연준의 금리 결정 이후 블랙록의 IBIT를 중심으로 자금이 다시 유입됐고, 비트코인도 7만5000달러선을 지킨 뒤 7만7000달러대를 회복했다.
19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지난 14일 7만6000달러대에서 출발해 클래리티법 통과 기대가 커진 15일 7만8000달러대로 올라섰다.
그러나 법안 처리가 무산되고 미국의 금리 인상을 앞둔 경계심까지 커지면서 16일에는 7만5000달러대로 밀렸다.
이후 미국과 일본이 잇달아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추가 하락하지 않고 낙폭을 만회했다.
비트코인은 18일 오후 4시 기준 7만7452달러에 거래됐다. 지난 14일 오전 기록한 7만6820달러와 비교하면 약 0.8% 오른 수준이다.
이번 주 비트코인이 마주한 첫 번째 시험대는 클래리티법이었다.
미 상원은 현지시간 15일 클래리티법 심의를 시작하기 위한 절차표결을 진행했지만 찬성 49표를 얻는 데 그쳤다.
법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하려면 60표가 필요했지만 공화당 내부에서 이탈표가 나온 데다 민주당 의원의 찬성표도 확보하지 못했다.
표결에 앞서 공화당은 공직자의 디지털자산 이해충돌을 제한하는 윤리 조항을 강화한 수정안을 공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관련 제한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법안 처리 기대가 커졌지만 초당적 합의까지 끌어내지는 못했다.
법안 처리가 무산되면서 가상자산의 증권·상품 분류와 거래 플랫폼의 감독 권한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이어지게 됐다.
이에 코인베이스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 주가가 각각 9% 안팎으로 떨어지는 등 가상자산 관련주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비트코인 역시 7만5000달러대로 밀렸지만 하락 폭은 제한됐다.
클래리티법이 월가의 디지털자산 사업 확대에는 필요하지만 비트코인 거래와 현물 ETF 운용을 좌우하는 직접적인 변수는 아니라는 평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법안 무산의 충격을 소화한 시장은 곧바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두 번째 시험대를 맞았다.
연준은 현지시간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연 3.50~3.75%에서 3.75~4.00%로 0.25%포인트 올렸다.
연준이 금리를 인상한 것은 2023년 7월 이후 약 3년2개월 만이다.
일반적으로 금리 인상은 비트코인에 악재로 작용한다.
차입 비용이 높아지면서 위험자산에 투입할 유동성이 줄고, 이자를 지급하는 현금과 국채의 매력은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어서다.
다만 이번 인상은 발표 전부터 시장에 약 90% 반영돼 있었다.
이에 비트코인은 금리 결정 직후 일시적인 변동성을 보였지만 추가로 밀리지 않고 다시 7만6000달러선을 회복했다.
가격이 안정을 되찾자 현물 ETF의 자금 흐름도 돌아섰다. 지난 17일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에는 총 1억5950만 달러가 순유입되며 사흘 만에 자금이 들어왔다.
특히 블랙록의 IBIT에만 1억8370만 달러가 유입됐다.
IBIT에서는 지난 15일 1억6170만 달러, 16일 1억4410만 달러가 빠져나갔지만 금리 인상 발표 이후 하루 만에 순유입으로 전환했다.
모든 기관 자금이 돌아왔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대표적인 현물 ETF인 IBIT로 자금이 재유입됐다는 점은 금리 인상 이후 위축됐던 투자심리가 빠르게 안정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미국의 금리 인상 충격을 넘긴 비트코인은 일본에서 세 번째 시험대를 맞았다.
일본은행은 18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연 1.25%로 조정했다.
3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물가 상승과 엔화 약세에 대응하기 위한 결정이다.
일본의 금리 인상은 저금리 엔화를 빌려 주식과 가상자산 등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를 위축시킬 수 있다.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 차입금을 갚으려는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을 매도하면서 가격 하락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8월에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커지면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위험자산이 급락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가 여전히 큰 데다 시장이 일본은행의 인상을 상당 부분 예상하면서 대규모 자금 이탈로 이어지지 않았다.
비트코인은 일본은행의 결정 이후 오히려 7만7000달러선을 회복했다.
결국 비트코인은 이번 주 규제 불확실성과 미국·일본의 금리 인상이라는 세 차례 시험대를 거치고도 출발점보다 높은 가격을 지켰다.
악재를 견딜 힘을 확인한 데 이어 최대 현물 ETF인 IBIT로 자금이 다시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다만 8만 달러를 회복하려면 IBIT에서 시작된 자금 유입이 다른 상품으로 확산하며 새로운 현물 매수세로 이어져야 한다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