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14척 中 싹쓸이 ‘韓과 동률’
中 보완 기술·가격 경쟁력으로 각광
韓, 3탱크 화물창 기술 등 ‘격차 확대’
국내 조선사들이 호령하던 액화천연가스(LNG)선 시장에서 중국의 도전이 거세지고 있다. 중국 조선사들의 고부가선 기술 추격에 속도가 붙으면서 중국의 글로벌 수주 점유율이 빠르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연말에 LNG선이 최대 10여척 발주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양국 조선사들이 막판까지 치열한 수주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한국이 올해도 선두를 유지할 공산이 크지만, 끝까지 안심할 수 없고 문제는 올해 이후의 판도 변화 가능성이라는 분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이달 초 신한투자증권에서 개최한 기업설명회(NDR)에서 “올해 총 글로벌 LNG선 발주량은 최대 80척으로 예상된다”며 “미국·카타르 LNG 프로젝트발 발주 없이 형성된 물량이라는 점에서 양호한 업황”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이달 18일까지 글로벌 LNG선 발주량은 66척이다. 이를 고려할 때 연내 최대 14척의 LNG선이 추가로 발주될 수 있는 셈이다.
한국, 중국은 올들어 각각 40척(353만CGT), 26척(224만CGT)의 LNG선을 수주했다. 점유율로 환산할 시 각각 61.2%, 38.8%다. 만약 앞으로 발주될 물량을 중국이 모두 수주하면, 중국은 우리나라와 똑같은 점유율을 기록할 수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남은 발주량 중 일부는 한국이 수주할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 조선사들은 밀려드는 일감에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했지만, 수익성 제고 차원에서 LNG선 수주량을 추가적으로 늘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로써 한국이 LNG선 시장 선두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되지만, 과거와 달리 중국의 위상이 높아진 점은 위협 요인이다.
실제 중국은 최근 LNG선으로 대표되는 고부가선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202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중국의 점유율은 0%에 가까웠는데, 2023년(20.3%)과 2024년(42.8%)에 급격히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점유율 8.1%를 기록하며 부진했지만, 올해 들어 반등했다. 과거 약점으로 지목됐던 기술 경쟁력을 끌어 올리고, 높은 가격 경쟁력을 유지한 결과 글로벌 선주사들이 중국 LNG선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중국의 부상에 국내 조선사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중국은 탱커선, 컨테이너선 등 비교적 제작 난도가 낮은 선박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한국을 앞질렀다. LNG선 주도권마저 중국이 차지할 시 선박 시장에서 한국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 수 있다.
글로벌 LNG선 시장이 미국 프로젝트 영향으로 호조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국내 조선사들은 고부가 기술을 앞세워 중국과의 격차를 벌린다는 전략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통상 4개로 구성되는 화물창을 3개로 줄인 17만7000㎥급 LNG선을 건조하고 있다. 3탱크 화물창 기술은 선박 크기는 유지하면서도 화물창 사이 공간을 줄여 LNG 적재용량을 늘릴 수 있다. 선박 대형화로 인한 터미널 접안 제약을 피하면서도 운송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지난 14일 태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스 전시회 가스텍 2026에서는 풍력보조추진장치를 적용한 미래형 LNG선을 공개했다.
한화오션은 가스텍에서 17만4000㎥급 무탄소 LNG선 모형을 선보였다. 이 선박은 암모니아 가스터빈 기반 무탄소 전기추진선으로 개발 중이다. 점화 과정에서도 파일럿 오일을 사용하지 않는 완전 무탄소 기술 적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강화된 환경 규제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친환경 선박 시장을 겨냥한 것이다.
한영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