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기관 첫 3% 상향 제시
글로벌 IB, 4% 내놓은 곳도
1인당 GNI 4만달러 안정권
일각 AI감속론 등 우려 제기
한국은행,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이어 국제기관 중 처음으로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3% 웃돌 것이라고 눈높이를 높였다. 반도체로 역대급 무역수지 흑자 기록을 쓰고 있는 상황에서 큰 폭의 경제 성장은 확정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국제 정치·경제적 긴장감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특정 품목에 쏠린 성장 구조가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ADB는 23일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3.2%로 직전 7월 전망(2.6%) 대비 0.6%포인트 상향했다. 7월 전망도 4월 전망(1.9%) 대비 0.7%포인트 상향하며 낙관적으로 판단했는데 2회 연속 전망치를 높인 것이다.
ADB는 주요국 성장률을 전망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관 가운데 처음으로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3% 이상으로 제시했다. 이미 국내에서는 3% 이상 성장률은 기정사실로 보는 판단이 팽배하다. 정부는 7월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올해 3.0%의 성장률을 내다봤으며 지난달 한은과 KDI도 각각 3.3%, 3.2%를 제시했다.
민간 전망은 더 밝다. 일부 글로벌 투자은행(IB)은 4% 성장률을 제시한 곳도 있을 정도다. GDP는 소비·투자·정부지출·순수출 등 일정 기간 동안 한 국가 내에서 생산된 모든 생산물의 시장 가치가 합해져 산출된다. 올해 반도체발(發) 무역수지 급등과 확장재정에 따른 정부지출 확대가 상수이기에 주요 기관과 민간 구분 없이 전망치 조정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금명간 발표될 OECD 성장률 전망과 내달 IMF 발표에서도 3% 이상으로 상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OECD는 6월에 2.6%, IMF는 7월에 2.6%의 성장률을 제시한 바 있다.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 수출, 투자 확대에 따라 경제성장률 전망 상향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했다.
견조한 경제 성장 흐름 속에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이하로 유지되면서, 올해 첫 1인당 국민총소득(GNI) 4만 달러(약 5388만 원) 달성도 안정권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금의 성장 구조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관세청이 발표한 8월 수출입동향(확정치)을 보면, 올해 1~8월 누적 기준 수출액(6935억8800만 달러) 중 반도체(2811억8400만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40.5%에 달한다. 전년 대비 17.6%포인트 늘었다.
반면 글로벌 반도체 수요의 바탕인 인공지능(AI)은 일각에서 ‘AI 감속론’이 대두되는 등 시장을 바라보는 불안한 시각이 상존하고 있다.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에서는 AI 데이터센터 반대 움직임도 거세다. 미국 관세 인상 가능성과 급변하는 국제 정세도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안심할 수 없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한편 ADB는 내년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2.3%로 직전 전망보다 0.3%포인트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