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차례 추석 연휴 이후 15번 상승
미중 정상회담 마이크론 실적 변수
반도체 AI인프라 차별화 대응 유지
통상 명절 연휴를 앞두고 짙어지던 관망세와 차익 실현 심리 속에서도 코스피가 반등 불씨를 살려내며 추석 이후 랠리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과거 명절 전 다소 부진하다가 연휴 뒤 주가가 상승하는 ‘전약후강(前弱後强)’ 패턴이 이번 추석에도 적용될지 관심사이다. 미중 정상회담 결과와 글로벌 반도체 풍향계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실적 발표 등이 주요 변수로 꼽힌다.
코스피는 통상 연휴 전엔 다소 약세 흐름을, 연휴 이후에는 상대적 강세 흐름을 보여왔다. 대신증권이 2004년부터 2025년까지 총 22차례의 추석 연휴 전후 코스피 등락률을 분석한 결과, 연휴 전 5거래일간 코스피 평균 수익률은 -0.05%로 부진했다.
상승 횟수 역시 22번 중 절반인 11번에 불과했다. 긴 연휴 동안 대외 변수 노출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가 작용하며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다. 거래대금 또한 보통 추석 연휴를 앞두고 감소하는 흐름을 보여왔다. 지난주 유가증권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20조1000억원 수준에 그치며, 전주 대비 3조7000억원가량 위축됐다.
과거 추석 연휴 기간 발생했던 악재들로, 투자자들이 트라우마를 갖고 있단 분석도 제기된다. 2019년 연휴 때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 석유 시설 드론 테러 발생으로 국제 유가가 폭등했고, 2021년에는 중국 헝다그룹의 파산 위기 쇼크가 글로벌 증시를 강타, 원달러 환율 급등이라는 여진을 겪었다.
반면, 연휴를 마친 직후에는 대기 자금 유입과 불확실성 해소로 강한 반등이 뒤따랐다. 연휴 후 5거래일간 코스피의 평균 상승률은 +1.34%에 달했고, 22번 중 15번(상승 확률 68%)이 상승 마감했다.
특히 연휴 전 5거래일 동안 지수가 올랐던 11번 중 7번은 연휴 후 5거래일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추석 연휴 전후 수익률을 살펴보면 단기적으로 연휴 이전보다 이후 수익률이 높은 ‘전약후강’ 흐름이 나타나는 경향이 뚜렷했다”며 “통상 연휴 직전에는 거래일 감소와 대외 이벤트 공백을 앞둔 포지션 축소 등으로 수급이 보수적으로 전환되지만, 연휴 이후에는 대기 수요 유입과 함께 단기 수급 정상화가 지수 반등을 지지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명절 효과 자체가 증시의 중장기 방향성을 좌우하지는 않는 만큼, 연휴 기간과 직후에 맞물린 글로벌 대외 이벤트에 주목해야 한다고 증시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주목해야할 이벤트는 증시 휴장기간인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중 정상회담이다. 이번 회담에서는 무역 휴전 연장과 관세 인하 외에도 ‘대중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 지속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반도체 기술 규제를 완화할 경우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등 중국 메모리 업체의 추격이 가속화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어 연휴 직후인 30일에는 미 연준의 통화정책 궤적을 좌우할 8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발표와 글로벌 반도체 풍향계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실적 발표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장을 압박했던 고금리·고유가·인공지능(AI) 속도조절 우려 가운데 적어도 AI 산업에서는 실제 사용량 증가와 공급 부족을 보여주는 근거가 계속 추가되는 중”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박스권 상단을 돌파하는지, 외국인의 전기·전자 업종 순매수가 연속성을 갖는지가 추가 상승의 핵심 포인트”라고 짚었다. 김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