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에도 가격 인상
슬리포노믹스 성장 지속
고가 매트리스 수요가 이어지면서 침대업체들이 가격 방어 전략을 취하고 있다. 사진은 시몬스의 1000만원대 매트리스 뷰티레스트 젤몬./사진=시몬스 |
23일 업계에 따르면 템퍼코리아는 지난 21일부터 모션베드와 프레임을 제외한 매트리스·베개 가격을 4~6% 인상했다. 주요 수면 제품군 가격을 올린 것은 올해 들어 두 번째다. 앞서 지난 6월에는 모션베드를 제외한 프레임 가격을 9% 올렸다. 템퍼코리아 관계자는 "원·부자재 가격과 물류비 등 관련 비용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올 들어 주요 침대업체들은 잇달아 가격을 올리고 있다. 시몬스는 지난 6월 매트리스·프레임·침구류 등 제품 가격을 평균 10%, 씰리침대는 매트리스·프레임·전동침대 가격을 평균 8% 올렸다. 일룸도 이달 침대와 책상 등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3% 인상했다.
불황에도 고가 매트리스를 찾는 현상은 초저가·가성비 제품과 프리미엄 제품으로 소비가 나뉘는 '불황의 역설'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침대를 단순 가구보다 수면의 질을 좌우하는 건강 관련 소비재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본다. 매트리스는 통상 5~10년 사용하는 장기 내구재인 만큼 교체 시점이 돌아온 소비자들이 기존 제품보다 성능과 품질이 개선된 상위 제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 번 구매하면 장기간 사용하는 제품인 만큼 가격보다 수면의 질과 내구성, 브랜드 신뢰도를 따지는 소비자가 많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300만원짜리 매트리스를 10년간 사용하면 하루 비용은 약 820원"이라며 "당장 지불하는 금액은 크지만 사용 기간으로 나누면 부담이 낮다고 판단해 고가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집에서도 호텔 수준의 수면 환경을 구현하려는 이른바 '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 소비가 확산되면서 프리미엄 매트리스 시장 성장세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침대 등 가구부터 수면가전, 슬립테크(첨단 기술을 활용해 수면의 질을 개선하는 기술)까지 수면산업 전반에 대한 수요 증가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수면산업은 매트리스와 베개, 조명, 사운드, 침실용 에어컨, 공기청정기, 웨어러블 기기·앱 등 첨단 기술이나 가구, 가전 등을 활용해 인간의 수면 질을 개선하고 숙면을 돕는 산업이다. 한국수면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국내 수면산업 규모는 2011년 약 4800억원에서 지난해 3조원 수준으로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고가 제품 수요 증가는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에이스침대의 상반기 침대 내수 평균 판매가격은 201만4000원으로 전년 대비 4.2% 상승했다. 템퍼코리아와 씰리코리아 역시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프리미엄 제품 중심의 시장 재편이 이어지면서 가격 인상에 따른 수요 이탈 우려는 크지 않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는 건강과 숙면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비 양극화 속에서도 건강과 삶의 질을 중시하는 소비 흐름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자산시장 회복 등으로 구매 여력을 갖춘 소비층이 프리미엄 매트리스 수요를 뒷받침하면서 관련 시장의 성장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가 매트리스 수요가 이어지면서 침대업체들이 가격 방어 전략을 취하고 있다. 사진은 시몬스의 1000만원대 매트리스 뷰티레스트 젤몬./사진=시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