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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 영토·주권 지키고 미국에 軍통제권 내줬다

■ 美·덴마크·그린란드 안보협정

美 군사 영향력 확대·경쟁국 진출 제한
미군기지 2곳 추가 건설… 총 3곳
냉전시기 사용 기지 복원하기도
22일 미국 뉴욕에서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메테 프레데릭센(가운데) 덴마크 총리, 옌스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총리 등과 함께 3자 안보협정에 서명한 뒤 닐센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22일 미국 뉴욕에서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메테 프레데릭센(가운데) 덴마크 총리, 옌스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총리 등과 함께 3자 안보협정에 서명한 뒤 닐센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병합까지 거론하며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압박한 끝에 미국의 군사적 영향력을 대폭 확대하는 3자 안보협정을 끌어냈다. 덴마크와 그린란드는 영토와 주권을 지켜 내며 일단 한숨을 돌렸지만 대신 미군 주둔 확대와 중국·러시아 등 경쟁국의 진출 제한을 받아들였다. 그린란드 병합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이 상당 부분 먹혀든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옌스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총리는 22일(현지시간) 유엔총회가 열린 미국 뉴욕에서 북극·북대서양 안보 강화와 그린란드 내 미군 주둔 확대를 골자로 한 3자 안보협정에 서명했다. 수개월간 그린란드의 미국 편입을 압박해 온 트럼프 대통령이 병합 요구를 접는 대신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선에서 타협하면서 미국과 덴마크·그린란드 사이의 갈등도 일단 봉합되는 모양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3자가 합의에 도달했다고 처음 공개하면서 이번 합의로 미국이 그린란드의 안보 등에 대한 “영구적 통제권”을 갖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덴마크와 그린란드는 주권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즉각 선을 그었고 나흘 뒤인 이날 공개된 협정에도 덴마크 왕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 그린란드 주민의 자결권을 존중한다는 원칙이 명시됐다.

협정에 따라 미국은 우선 그린란드 남부 나르사르수아크에 냉전기 때 폐쇄했던 군사 거점을 다시 마련할 예정이다. 이곳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건설돼 냉전 초기까지 사용된 미군의 ‘블루이 웨스트 원’ 기지가 있었다. 그린란드 동부의 군사 전초기지 메스테르스비그에도 새로운 미군 거점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에 따라 그린란드에는 미군 거점 2곳이 새로 들어서게 된다. 현재 그린란드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미군 기지인 북서부 피투피크 우주기지도 재정비된다. 그린란드는 북미와 유럽 사이에 자리해 북극과 북대서양을 오가는 항공·해상로를 감시하기에 유리한 전략적 요충지다. 그래서 미국은 냉전 당시 이곳을 소련의 미사일 공격 등을 감시하는 핵심 전초기지로 활용했다. 당시 그린란드에서 17개 군사시설을 운영하며 한때 1만 명 넘는 병력을 주둔시켰지만, 냉전기부터 시설을 단계적으로 폐쇄하고 병력을 감축해 현재는 피투피크 우주기지에 약 150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 등 경쟁국이 그린란드에 발을 들일 가능성을 제한하는 장치도 확보했다. 협정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비회원국이 3자의 동의 없이 그린란드에 군사시설을 설치하거나 병력을 지속 주둔시키지 못하도록 했다. 나토와 유럽연합(EU) 밖 국가·기업의 민감 분야 투자도 제한하도록 했다.

다만 군사·안보 분야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대폭 확대하면서도 그린란드의 주권과 영토는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절충이 이뤄졌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들어 그린란드를 미국이 차지해야 한다며 무력 사용 가능성까지 배제하지 않았던 데 비하면 당초 요구에서 상당히 물러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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