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카본 결정 형태./사진=애경케미칼 제공 소듐이온배터리(SIB)가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의 후보로 부상하면서 국내 배터리 소재 업계도 차세대 음극재인 하드카본 선점에 나섰다.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 등 배터리 업체에 이어 애경케미칼과 포스코퓨처엠 등 소재업체도 하드카본 개발과 생산능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업계는 소듐이온배터리용 음극재로 하드카본을 연구하고 있다. 삼성SDI는 소듐이온배터리 상용화에 맞춰 하드카본 음극재를 적용할 수 있도록 연구를 진행 중이다. 내년 ESS 고객을 대상으로 샘플 출하를 목표로 하는 LG에너지솔루션은 상용화 초기에는 기존 흑연을 일부 사용한 뒤 하드카본 비율을 점진적으로 높여 최종적으로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소듐이온배터리는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재인 나트륨(소듐)을 원료로 한다. 국내 배터리 업계가 소듐이온배터리 음극재로 하드카본에 주목하는 것은 나트륨 이온의 특성 때문이다. 나트륨 이온은 리튬 이온보다 이온 반경이 크다. 기존 흑연은 입자가 치밀해 나트륨 이온을 안정적으로 저장하기 어렵다. 흑연보다 조금 더 성긴 기공 구조를 가진 하드카본이 대안으로 꼽힌다.
국내에서는 애경케미칼이 하드카본 개발을 앞서 진행해왔다. 2012년 음극재용 하드카본을 출시한 이후 원가 절감을 위한 신규 원료 개발에 주력했다. 초기 폴리우레탄 레진 기반에서 2024년 바이오매스 기반으로 원료를 전환했으며 지난해에는 성능을 개선한 제품도 선보였다. 이를 바탕으로 전주공장을 중심으로 소듐이온배터리용 하드카본 음극재 생산설비를 증설하고 있다. 향후 시장 상황에 맞춰 단계적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포스코퓨처엠도 최근 배터리 양·음극재 개발 계획과 차세대 소재 전략을 수립하면서 하드카본 음극재 개발 현황과 양산 계획을 포함시켰다. 2027년 3분기까지 하드카본 음극재 개발을 완료하고 2028년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소재업체들이 소듐이온배터리용 하드카본 시장에 뛰어드는 배경에는 ESS 시장 확대 가능성이 있다. 소듐이온배터리는 리튬이온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낮아 같은 용량을 구현하려면 배터리 부피가 커진다. 전기차에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ESS는 공간과 무게에 대한 제약이 상대적으로 작아 소듐이온배터리의 낮은 에너지 밀도가 약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작다. 이에 업계에서는 가격 경쟁력과 안정성을 앞세운 소듐이온배터리가 ESS를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듐이온배터리는 아직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는 단계지만 향후 ESS를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되면 하드카본의 성능과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소재업체들의 개발·증설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