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주주환원정책에 계열사 기업가치 상승 전망
SK그룹 전방위 AI 사업 확대도 중장기적 기대 요소SK그룹을 상품 이름에 넣은 상장지수펀드(ETF)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SK그룹주만 담은 ETF가 작년에 상장폐지된 뒤 한동안 보이지 않았던 상품이 새 모습으로 돌아온 셈이다.
SK그룹주 ETF의 귀환은 SK하이닉스가 내놓은 대규모 주주환원정책과 연관이 있다. SK하이닉스 모기업인 SK스퀘어와 그룹 지주사 SK의 기업가치 상승 전망에 힘이 실렸기 때문이다. SK그룹 차원에서 추진 중인 인공지능(AI) 사업도 시장의 기대를 사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2일 새로 상장한 ETF 4개 중 2개가 SK그룹을 상품 이름에 넣었다. 교보자산운용(옛 교보악사자산운용)이 2년 만에 내놓은 신상품 ‘파워 SK그룹’, KB자산운용이 출시한 ‘RISE 삼성SK그룹’이다.파워 SK그룹은 반도체·데이터센터·에너지 같은 인공지능(AI) 관련 SK그룹 계열사에 투자한다. 주요 편입 기업은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SK스퀘어 △SK △SK텔레콤이다. 교보자산운용이 최근 교보생명의 완전자회사로 새출발하면서 야심차게 내놓은 상품이기도 하다.
RISE 삼성SK그룹은 삼성그룹과 SK그룹 상장계열사 가운데 유동시총 상위 종목 10개에 투자한다. 23일 기준으로는 △SK하이닉스 △SK스퀘어 △SK △SK텔레콤이 편입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앞서 키움투자자산운용도 이달 1일 삼성그룹과 SK그룹 대표주에 투자하는 ‘KIWOOM 삼성SK그룹TOP4+’를 내놨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KIWOOM SK그룹대표주’ ETF를 운용하다가 소규모 ETF라는 이유로 작년 5월 말 상장폐지했는데, 비슷한 상품을 다시 꺼낸 셈이다.
작년부터 여러 자산운용사가 다양한 그룹주 ETF를 내놓았지만, SK그룹주 ETF는 키움투자자산운용의 관련 상품 상장폐지 이후 나오지 않았다. SK하이닉스에 투자하는 국내 ETF가 워낙 많았기에 오히려 운용사에서 필요성을 덜 느낀 것으로 볼 수 있다.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22일 기준 국내 ETF의 SK하이닉스 편입금액 추정치는 42조8490억원으로, SK하이닉스 시총의 3.19%에 이른다.
그런데 SK하이닉스가 8월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정책을 발표하면서, 최대주주인 SK스퀘어(20%)가 보유한 SK하이닉스 지분가치가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경준 키움투자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KIWOOM 삼성SK그룹TOP4+ 출시 당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지분을 보유한 회사까지 편입 종목에 더하면서 반도체 성장의 과실이 지분구조를 통해 계열사로 확산하는 흐름을 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계열사 전방위적으로 AI 사업을 추진하는 점도 시장의 기대를 키우는 요인이다. 최 회장은 지난 10일 SK AI데이터센터 울산과 SK이노베이션 울산 콤플렉스(CLX)를 잇달아 찾은 자리에서 “그룹사 시너지를 통해 AI를 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의 경우 AI데이터센터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으면서 별도 자회사를 세워 사업을 넓히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윤활유 자회사 SK엔무브를 통해 LG전자 및 GRC와 손잡고 AI데이터센터용 액침냉각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교보자산운용 관계자는 “SK그룹이 AI를 중심으로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흐름에 투자하기 위해 파워 SK그룹 ETF를 내놨다”며 “SK그룹이 AI 생태계를 만드는 상황에서 시장에 SK그룹주 전문 ETF가 없었던 만큼 그룹주 ETF 트렌드 역시 반영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