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길의 글로벌 파파고는?
파파고는 국제공용어 에스페란토어로 앵무새라는 뜻입니다. 예리한 통찰과 풍부한 역사적 사례로 무장한 정의길 한겨레 선임기자가 에스페란토어로 지저귀는 여러분의 앵무새가 되어 국제뉴스의 행간을 알기 쉽게 풀어드립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지?
오는 11월3일 치르는 미국 중간선거가 6주 앞으로 다가왔다. 전후 중간선거 중 가장 치열하고 중요한 선거로 평가되는 이번 선거에서는 야당 민주당이 지지율과 주요 이슈에서 전반적인 우세를 보여,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탈환할지 주목된다. 공화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으로 고전하나, 지지층 결집도와 유리한 선거구 지형에 힘입어 열세를 상쇄하고 있다. 상·하원 모두 소수의 핵심 경합 선거구가 양당의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편집자
Q. 이번 중간선거에서 걸린 의석과 다수당은 어떻게 결정되나?
A. 미국은 2년마다 연방의회 선거를 치르는데, 대통령 4년 임기 중간에 치르는 것이 중간선거이다. 상원은 총 101석(1석은 상원의장인 부통령이 동수 표결 때 결정권 행사)의 100석 중 3분의 1이 2년마다 돌아가며 선거를 치른다.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35석이 선거 대상이다. 하원은 435석 모두 선거를 치른다.
현재 상원은 공화 53석, 민주 47석(민주 성향 무소속 포함)이다. 하원 공화 219석(공화 성향 무소속 포함), 민주 214석, 공석 2석이다. 민주당은 상원에서 4석, 하원에서 5석을 더 얻으면 다수당이 된다. 미국 의회의 다수당은 하원의장 및 상임위원장을 독식하는 등 막강한 권한을 갖고 행정부를 견제할 수 있다.
Q. 양당의 지지율은 어떤가?
A. 전반적 지지율에서 민주당이 적어도 5%포인트 이상 앞선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이란 전쟁 장기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비민주적 독주 등에 대한 실망이 반영됐다.
지난 2일부터 15일 사이 조사된 민주 대 공화의 지지율은 엔비시 방송 조사에선 50% 대 45%, 아르엠지(RMG)리서치는 52% 대 46%, 폭스뉴스의 경우 51% 대 44%, 뉴욕타임스는 51% 대 43%다. 이코노미스트/유거브도 51% 대 39%, 로이터 44% 대 37%, 시비에스는 54% 대 46%, 가장 친공화당인 라스무센의 조사에서도 47% 대 42%가 나왔다. 여론조사를 종합해 평균 내는 리얼클리어폴리틱스 지수로는 50.4% 대 42.3%으로 민주당이 8.1%포인트 앞선다.
양당의 지지율 격차는 계속 벌어지며, 민주당이 추세적으로 앞선다. 1년 전인 지난해 9월21일 리얼클리어폴리틱스 지수는 민주 44.7% 대 공화 41.3%로 격차가 3.4%포인트였는데, 8.1%포인트까지 벌어진 것이다.
중간선거의 중요한 척도인 현직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지지율은 그의 집권 이래 최저를 경신하고 있다. 그에 대한 지지와 반대는 엔비시의 40.1% 대 58.7%, 라스무센의 41% 대 59% 등으로 평균 18.6%포인트(★리얼클리어폴리틱스★ 지수 기준)나 부정 여론이 높다.
민주당의 우세는 지난 6일 미국 노동절 이후 여론조사 회사들이 적극 투표층을 분석한 조사에서도 뚜렷이 나타난다. 마케트대-유거브/이코노미스트 조사에서 민주당은 등록 유권자 대비 적극 투표층에서 6%포인트나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Q.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다수당이 되는 것이 아닌가?
A. 1938년 이후 치러진 모든 중간선거에서 현직 대통령의 여당이 하원 의석을 잃지 않은 경우는 단 두차례에 불과했다. 이런 역사적 요인에 더해 독주하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견제 심리로 민주당이 의석을 늘릴 것으로는 보이나, 상·하원 다수당 지위는 치열한 경합 중이다. 역대 선거에서, 특히 트럼프 등장 이후 공화당은 지지층 결집력이 우세한 데다, 트럼프가 공화당에 유리하게 선거구를 조정한 게리맨더링으로 열세를 상쇄하고 있다.
민주당이 앞서는 정당 지지율이 실제 투표로 이어져도 다수당 지위가 보장되지는 않는다. 중간선거는 아니지만 2012년 선거에서 민주당은 하원 자체 득표수에서 승리했지만, 공화당이 유리한 선거구 영향으로 234석을 확보하며 다수당을 유지했다.
현재로서는 하원에선 민주당이 승리하고, 상원에서는 초박빙이 예상된다. 상원에서 민주와 공화가 50석 대 50석으로 점쳐지기도 한다. 이 경우, 상원의장인 제이디 밴스 부통령이 결정권을 행사한다. 상원에선 공화당이 다수당이 되는 셈이다.
Q. 초경합이라는 상원 선거는 어떤가? 승부는 경합 선거구에서 결정되지 않나?
A. 월스트리트저널이 선거분석가들의 견해를 모은 판세를 보면, 선거를 치르는 35석의 상원 선거구 중에서 민주당은 9개, 공화당은 14개 선거구에서 안정적 승리가 예상된다. 초경합 6개, 우세경합 6개 선거구 등 12개 선거구가 관건이다.
지난 2024년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이 이 12개 선거구 중 9곳에서 승리했고, 그중 6곳에서는 10%포인트 이상으로 이겼다. 반면,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는 3곳에서 이겼고, 10%포인트 이상으로 이긴 데는 없다. 다른 선거구 승패가 예상대로라면, 이 12개 선거구에서 공화당은 5곳에서 이기면 다수당이 되나, 민주당은 8곳에서 이겨야 한다. 민주당에 쉽지 않은 승부이다.
우세경합 6곳은 민주와 공화 각각 3곳씩 우위를 점하고 있다. 민주당이 우세경합 3개주를 그대로 승리하면, 초경합 6곳 중 5곳을 이겨야 한다. 초경합 6곳 중 텍사스·알래스카·메인·오하이오는 현재 공화당 의석이고, 미시간과 뉴햄프셔는 민주당 의석이다. 일단 여론조사 흐름으로는 민주당은 알래스카, 메인, 오하이오, 뉴햄프셔에서 우세를 보인다.
결국, 텍사스와 미시간이 가장 주목된다. 공화당의 텃밭이나 뜻밖의 격전지로 부상한 텍사스에선 주 검찰총장 출신인 캔 팩스턴 공화당 후보가 불륜 의혹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의 지지로 간신히 후보 경선에서 승리했으나, 지지층 분열을 겪고 있다. 주 하원의원 출신인 제임스 탤러리코 민주당 후보는 젠더 정체성과 관련한 발언으로 보수적 유권자층의 반발을 산다.
미시간에서는 민주사회주의자이자 무슬림인 압둘 엘사예드가 치열한 후보 경선에서 신승해 민주당 후보가 됐으나, 기존의 민주당 의석 수성에 고전한다. 그의 이스라엘 비판 발언들과 그가 사회주의자라는 공화당 쪽 색깔 공세로 유대인 및 온건층 지지 확보에 곤란을 겪고 있다.
Q.하원에서는 민주당의 다수당이 안정적인가?
A. 월스트리트저널 분석에 따르면, 435석 중 민주당은 182석, 공화당은 179석이 안정적이다. 이밖에 19석은 공화당에, 12석은 민주당에 갈 가능성이 높다. 43석이 경합인데, 우세경합은 공화당이 11석, 민주당이 12석이다. 20석이 초경합으로 분류되며, 이 중 15석은 공화당의 기존 의석이다. 다른 선거구 승패가 예상대로 나오면, 민주당은 초경합 20석 중 12석을 이겨야 다수당이 된다.
민주당이 큰 폭의 정당 지지율 우세에도 불구하고, 공화당과 박빙의 승부를 벌이는 데는 트럼프가 주도한 게리맨더링 영향이 크다. 공화당은 자신에게 유리하게 선거구를 조정해 민주당의 의석인 선거구 5~10곳을 자신들의 승리가 안정적인 선거구로 바꾸었다. 이에 대응해 민주당은 캘리포니아에서 공화당의 3~5석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바꿨다.
Q. 9월 들어 민주당의 지지율은 더 오르고 있다. 추세적으로 보면 민주당 바람이 부는 것이 아닌가?
A. 특정 정당 쪽으로 선거 바람이 부는 것을 ‘웨이브(파도) 선거’라고 한다. 뉴욕타임스의 선거분석가 네이트 콘에 따르면, 웨이브 선거는 전국 투표에서 최소 5%포인트 이상 격차에 더해 지난 선거에 대비한 표심의 큰 격차가 있어야 한다.
현재 민주당은 평균 8%포인트의 우위를 보여서 첫번째 요건은 충족했다. 두번째 요건도 어느 정도 충족한다. 2024년 대선 당시 트럼프는 1.5%포인트 차로 승리했고, 공화당이 하원 전국 총득표율에서 약 2.6%포인트 앞섰다. 따라서 현재 민주당의 8%포인트의 우세는 11%포인트에 달하는 표심 이동을 의미한다.
최근 선거에서 가장 컸던 표심 이동은 이전 선거에 비해 표심이 공화당 쪽으로 17%포인트 이동한 2010년 레드 웨이브 선거이다. 민주당은 조지 부시 행정부 2기 때인 2006년 선거에서 +10.5%포인트, 트럼프 1기 때인 2018년에 +9.0%포인트로 웨이브 선거 승리를 거뒀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민주당은 하원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높으나, 상원은 여전히 경합 중이다. 교체 대상 의석이 3분의 1에 불과한 상원에서는 압도적인 성과를 거둬야 한다. 2010년 ‘레드 웨이브’ 당시에도 공화당은 상원 다수당 탈환에는 실패했다.
상원 선거에서 민주당은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가 최소 10%포인트 이상 격차로 승리했던 주 가운데 최소 2곳 이상을 뒤집어야 한다. 민주당에 다행스러운 점은 최근 여론조사 결과, 그런 주들 중에서 최소 4곳에서 앞서나간다는 것이다.
국제부 선임기자 Eg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