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보다 비용 최대 50% 절감
인간 통제 벗어날 위험성 축소
[AFP연합뉴스]오픈AI와 앤트로픽이 새 인공지능(AI) 모델에서 동시에 꺼내든 카드는 ‘가격’과 ‘안전’이다. 전작보다 이용료를 최대 50% 낮추면서 성능과 안전성을 끌어올렸다. 저렴한 개방형 모델을 앞세운 중국 AI 기업들이 빠르게 추격하면서 미국 기업들이 ‘비싸지만 뛰어난 AI’만으로 시장을 지키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23일(현지시간)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오픈AI는 GPT-6 솔과 루나의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이용료를 이전 GPT-5.6 솔·루나의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앤트로픽도 오퍼스 5.5의 비용을 오퍼스 5보다 40% 낮춰 출시했다.
가격을 떨어뜨리면서도 성능은 높였다. 오퍼스 5.5는 코딩 관련 일부 성능 평가에서 상위 모델인 페이블 5.1을 앞섰다. 20만줄 규모 코드를 점검하고 수정하는 시험에서는 기존 오퍼스 5가 20시간 이상 걸렸던 작업을 3시간 안에 마쳤다. 오픈AI는 솔을 코딩과 복잡한 업무에, 더 저렴한 루나는 문서 요약과 정보 추출 등 대량 작업에 특화시켰다. 업무 난이도와 비용에 따라 모델을 골라 쓰도록 한 것이다.
가격 경쟁의 배경에는 중국 AI 기업의 추격이 있다. 알리바바, 문샷AI, 딥시크 등은 모델의 내부 가중치를 공개하는 ‘오픈웨이트’ 모델을 앞세워 미국 기업과의 성능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직접 내려받아 수정하거나 자체 서버에서 운영할 수 있어 가격과 통제권 측면에서도 강점이 있다.오픈AI와 앤트로픽이 가성비 모델을 강화하는 것도 이런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고 성능 모델인 GPT-6 아스트라와 클로드 미토스·페이블 바로 아래급 모델의 성능을 최상위 수준에 가깝게 끌어올리면서 가격은 크게 낮춘 것이다. 미국 기업과 스타트업 사이에서도 오픈웨이트 모델 활용이 확산하면서 이제 최고 성능을 경신하는 것 못지않게 ‘얼마나 싸게 제공하느냐’가 시장 지배력을 좌우하는 경쟁 요소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안전성 강화도 새로운 경쟁 축으로 떠올랐다. AI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거나 예상하지 못한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양사 모두 신모델에서 안전성 개선을 강조했다. 앤트로픽은 약 2000개의 시험 상황을 대상으로 한 자체 정렬 평가에서 오퍼스 5.5가 클로드 모델 가운데 가장 좋은 결과를 냈다고 밝혔다. 오픈AI 역시 GPT-6 솔과 루나에서 위험한 요청을 차단하는 장치를 강화하면서 정상적인 요청을 불필요하게 거부하는 문제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실리콘밸리 원호섭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