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18 프로 버건디 모델. /애플지난 18일 공식 출시한 애플의 ‘아이폰 18 프로 맥스’를 써봤다. 외관을 크게 바꾸기보다 카메라와 냉각 구조, 배터리 등 내부를 손본 제품이다. 전작과 크기와 기본 형태는 거의 같지만 다이내믹 아일랜드가 작아졌고, 아이폰 최초의 가변 조리개와 2나노미터 공정 기반 A20 프로 칩이 들어갔다. 변화의 중심도 디자인보다는 사진 촬영과 게임, 배터리 같은 기본기에 있었다.
외관은 그대로, ‘섬’은 작아져
후면의 넓은 카메라 돌출부와 알루미늄 테두리 등 기본적인 형태는 전작인 아이폰17 프로 맥스와 같다. 크기도 동일해 전작용 케이스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다. 대신 후면 카메라섬 주변과 본체의 색감을 비슷하게 맞춰 전작의 투톤 느낌을 줄였다. 기자가 사용한 버건디는 밝은 빨간색보다 짙은 와인색에 가까웠다. 실내에서는 차분한 적갈색으로 보이지만 빛을 받으면 보라색 기운이 올라온다. 눈에 확 띄는 색상은 아니지만 비교적 차분하고 고급스러운 인상을 준다.
아이폰 18 프로 맥스 버건디 모델 실물. /박지민 기자디스플레이에서는 다이내믹 아일랜드의 크기가 약 25% 줄었다. 얼굴 인식에 사용하는 적외선 카메라를 왼쪽 상단 화면 아래로 옮기고 전면 카메라와 적외선 점 투사기만 중앙에 남긴 결과다. 검은 영역이 줄면서 영상이나 게임을 볼 때 화면이 덜 답답하게 느껴진다. 타이머와 통화, 음악 재생, 항공편 등 실시간 정보도 기존 2개에서 최대 3개까지 동시에 표시할 수 있다.
아이폰 18 프로 시리즈에서 작아진 다이내믹 아일랜드. /박지민 기자개선된 카메라
가장 큰 변화는 메인(광각) 카메라에 들어간 가변 조리개다. 조리개는 사람 눈의 동공처럼 빛의 양을 조절하는 장치다. 애플은 지금껏 고정 조리개를 고수했으나, 처음으로 물리적으로 변하는 조리개를 탑재했다. 렌즈 안쪽의 날개 6장이 열리고 닫히면서 카메라에 들어오는 빛의 양을 조절하는 식이다.
아이폰 18 프로 시리즈에 적용된 가변 조리개. /애플기본 설정은 자동이다. 아이폰이 주변 밝기와 피사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조리개를 조절하기 때문에 일반 이용자는 기존처럼 촬영 버튼만 누르면 된다. 직접 설정하고 싶다면 카메라 앱에서 F1.48·F1.8·F2.8·F4.0 등 네 단계 가운데 하나를 고를 수 있다. 숫자가 작을수록 빛의 양이 많아진다.
같은 자리에서 가까운 피사체를 두고 F1.48과 F4.0을 번갈아 촬영해보니 차이가 비교적 분명했다. F1.48에서는 초점을 맞춘 피사체 뒤쪽이 부드럽게 흐려졌고, 어두운 실내에서도 촬영이 빠르게 끝나 손으로 들고 찍기 편했다. F4.0으로 바꾸자 흐릿했던 뒤쪽 사물까지 또렷해져 여러 사람이나 음식과 주변 공간을 함께 담을 때 유용했다. 다만 평범한 낮 사진에서는 전작과의 결과물 차이가 크지는 않았다.
아이폰 카메라의 고질적인 약점은 남았다. 밤에 가로등이나 간판처럼 밝은 광원을 찍으면 화면 반대편에 초록색 점이나 빛의 잔상이 나타나는 ‘고스트 현상’이 여전히 확인됐다.
게임 성능, 배터리는 인상적
아이폰 18 프로 맥스에는 2나노미터 공정으로 만든 A20 프로 칩이 탑재됐다. 프로세서와 메모리를 위아래로 쌓았던 기존 구조도 나란히 배치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칩에서 발생한 열이 중간에 메모리를 거치지 않고 냉각 장치로 바로 전달되도록 한 것이다. 열을 넓게 퍼뜨리는 베이퍼 챔버의 면적은 전작보다 세 배 커졌다. 고사양 게임을 오래 실행해도 프레임이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이 쉽게 체감되지 않았다.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은 배터리였다. 아침부터 사진·영상 촬영과 메신저, 지도, 동영상 시청을 섞어 사용해도 저녁까지 충전기를 찾을 일이 드물었다. 사용량이 많지 않은 날에는 다음 날까지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애플은 인터넷과 앱, 카메라 등을 섞어 쓰는 실제 사용 조건에서 한 번 충전으로 최대 29시간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손목과 지갑은 부담
배터리와 냉각 성능을 높인 대가는 무게다. 아이폰 18 프로 맥스는 249g으로 전작보다 18g 무거워졌다. 숫자로 보면 작은 차이 같지만 한 손으로 오래 들거나 누워서 사용할 때는 손목에 부담이 느껴진다. 보호 케이스까지 씌우면 폴더블폰보다도 무겁다는 인상이다.
가격도 가볍지 않다. 국내 출고가는 256GB 모델이 219만원부터 시작하고 2TB 모델은 399만원에 달한다. 용량에 따라 전작 대비 20만~50만원 올라갔다. 기본 모델조차 웬만한 노트북보다 비싸다. 여기에 애플이 이번 가을 기본형 ‘아이폰18’을 함께 출시하지 않으면서 신제품 가운데 중간 가격대 선택지도 사라졌다. 최신 세대 제품을 원한다면 최소 199만원인 아이폰18 프로부터 선택해야 한다는 점은 아쉽다.
갑자기 꺼지는 문제도
출시 직후 일부 이용자 사이에서는 기기가 갑자기 멈춘 뒤 재부팅되고 ‘패닉풀(panic-full)’이라는 분석 기록이 남는다는 이야기가 이어졌다. 패닉풀은 운영체제가 복구하기 어려운 심각한 오류를 감지해 기기를 재시동했을 때 생성되는 진단 기록이다. 페이스ID 인증에 반복해서 실패하거나 애플 월렛을 실행하던 중 재부팅됐다는 사례가 나왔다. 아직 하드웨어 결함인지 iOS 오류인지도 규명되지 않은 상태다.
기자가 사용한 모델에서는 강제 재부팅이 한 차례도 발생하지 않았고 패닉풀 기록도 확인되지 않았다. 이용자는 ‘설정→개인 정보 보호 및 보안→분석 및 향상→분석 데이터’에서 이름이 ‘panic-full’로 시작하는 파일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아이폰18 프로 맥스는 급격한 디자인 변화보다 카메라와 냉각 구조, 배터리 등 기본기를 개선한 제품이다. 작아진 다이내믹 아일랜드와 가변 조리개, 안정된 게임 성능, 긴 배터리는 분명 매력적이다. 반면 249g의 무게와 219만원의 가격은 구매를 고민하게 만드는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