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열심히만 하면 성공한다는 공식을 그대로 믿기에는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구나.
최근 한 IT 기업에서는 신입을 거의 채용하지 않고 퇴사자가 발생해도 그 자리를 채우지 않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사람이 하던 일을 AI가 대신하기 시작하면서 경력자의 역할마저 위협받는 현실이다. 비단 한 기업만의 사례가 아니라 우리가 직면한 시대적 변화의 단면이다.
정답이 사라진 시대가 주는 불안감
오랫동안 안정적이라고 믿어왔던 길조차 미래를 장담할 수 없게 되었다. 먼저 그 길을 걸어간 선배들 역시 눈앞의 변화에 대응하느라 여유가 없어 보인다. 바쁜 현장에 있을수록 정작 구조적인 변화를 돌아볼 여유를 갖기 어려운 까닭이다.
가장 힘든 것은 열심히 노력하려는 마음이 갈 곳을 잃는 점이다. 게으른 것도 아니고 노력을 안 하는 것도 아닌데 어디에 노력을 쏟아야 할지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청년들을 짓누른다. 친구들을 만나도 불안하다는 이야기는 쉽게 꺼내지 못한 채 나만 제자리에 멈춰 서 있는 듯한 기분에 빠지기도 한다.
기성세대 역시 확신을 가지고 조언을 건네기 어려운 시대다. 예전처럼 특정 길을 추천하거나 몇 년만 견뎌보라고 말하기에는 세상이 너무 많이 달라졌다. 정답이 없는 시대를 지나가야 하는 청년 세대를 바라보는 마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다.
속도보다 중요한 자신만의 방향성
하지만 공식이 사라졌다는 것은 지도가 사라진 것일 뿐 길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지도가 있던 시절에는 남들과 같은 길을 얼마나 빨리 가느냐가 중요했지만 지도가 없는 지금은 내가 어디로 가고 싶은지 아는 사람이 덜 흔들린다.
이제는 남들이 만들어 놓은 길을 속도감 있게 따라가는 것보다 내가 진정 원하는 방향이 어디인지 조금씩 알아가는 일이 훨씬 더 중요해졌다. 안개가 자욱해 멀리 있는 길이 보이지 않을 때 나침반이 있으면 방향을 잡을 수 있는 것과 같다.
그 나침반은 스스로에게 던지는 끊임없는 질문을 통해 만들어진다. 어떤 일을 할 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하는지 어떤 문제를 보았을 때 직접 해결해 보고 싶은 의지가 생기는지 기술이 발전해도 사람으로서 잘할 수 있는 본질은 무엇인지 스스로 질문하며 돌아봐야 한다.
완벽한 답 대신 걸어가며 만드는 삶
당장 명확한 답을 찾지 못해도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 어쩌면 답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걸어가면서 조금씩 수정하고 완성해 나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완벽한 길을 찾아야 한다는 부담감을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 오늘의 선택이 내일의 정답이 아닐 수도 있고 돌아가는 길에서 뜻밖의 소중한 기회를 발견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남의 지도가 아닌 자신만의 나침반을 들고 삶을 향해 한 걸음씩 내딛는 태도다.
여성경제신문 최인녕 INC 비즈니스 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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