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현지 시각) 미국 하와이 마우이에서 열린 ‘스냅드래곤 서밋 2026’ 데모 행사장. 카메라 앞에서 사진을 찍고 이름을 입력하자 잠시 뒤 기자의 얼굴을 닮은 캐릭터가 트레이딩 카드 위에 나타났다. 인공지능(AI)이 사진 속 얼굴 특징을 살려 만든 ‘나만의 카드’다.
재미 삼아 시작한 AI 체험은 사진 찍는 자세를 알려주고 여러 영상을 알아서 편집하더니, PC에서는 제안서를 작성하고 이메일 초안까지 만드는 단계로 이어졌다.

이날 퀄컴이 선보인 것은 이번 행사에서 전면에 내세운 ‘에이전틱 AI(Agentic AI)’의 활용 사례다. 질문에 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용자의 의도와 상황을 파악해 필요한 일을 직접 수행하는 AI다. 퀄컴은 스마트폰과 PC에서 이런 ‘행동하는 AI’를 구현하는 기반으로 스냅드래곤의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AI 카메라 코치’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주변 환경과 이용자의 옷차림 등을 분석해 어울리는 자세를 추천했다. 카페에서는 커피를 마시는 자세, 서점에서는 책을 읽는 자세를 제안하는 식이다. 화면에는 추천 자세의 윤곽선까지 나타나 이용자가 그대로 따라 할 수 있다.
여러 영상을 하나로 만드는 작업도 AI가 맡았다. 저녁 식사 장면을 담은 7개 영상을 선택하자 AI가 내용을 분석해 주요 장면을 고르고 순서와 배경음악까지 정해 하이라이트 영상을 만들었다.
작업은 스마트폰 안에서 이뤄졌다. 신경망처리장치(NPU)와 비전언어모델(VLM)을 활용해 클라우드에 영상을 올리지 않고 수십초에서 1분 안에 처리했다. 완성된 영상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이용자가 순서나 음악을 다시 바꿀 수도 있다.
◇ 알리바바 AI PC, 노트북 덮어도 ‘열일’
PC에서는 AI가 한층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알리바바가 개발 중인 ‘Qwen Book(큐웬북)’은 AI가 이용자의 지시를 받아 여러 업무를 스스로 처리하는 ‘에이전트 네이티브 PC’를 표방한다. 알리바바의 AI 모델 ‘Qwen(큐웬)’을 기반으로 업무용 AI 에이전트를 PC 자체에 깊숙이 결합한 제품이다.

큐웬북에 “상사가 요청한 제안서를 작성해 이메일로 보내라”고 지시하자 AI가 필요한 작업을 순서대로 수행해 제안서와 이메일 초안을 만들었다. 이용자가 다른 일을 하거나 노트북이 대기 상태에 들어가도 AI는 백그라운드에서 작업을 이어갔다. 스마트폰 앱으로 밖에서도 진행 상황을 확인하거나 새로운 일을 맡길 수 있었다.
다만 이메일을 마음대로 보내지는 않았다. AI가 작업을 마치면 이용자가 결과물을 확인하고 승인한 뒤에야 실제 발송한다. AI에게 일을 맡기되 최종 결정권은 사람이 갖는 방식이다. 큐웬북은 아직 초기 개발 단계로 연내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AI가 더 많은 개인 업무를 처리하면서 커지는 개인정보 우려에 대한 해법도 등장했다. ‘Op AI’는 클라우드 AI를 이용하면서 사용자의 질문은 사람이 알아볼 수 없는 형태로 변환해 전송한다. 데모에서 ‘마우이 최고의 스시집’을 물었지만 클라우드에는 원문과 다른 형태의 데이터가 전달됐다. 금융·의료·기업 기밀 등 민감한 정보를 클라우드 AI로 처리할 때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퀄컴은 에이전틱 AI가 스마트폰과 PC의 사용 방식을 바꿀 것으로 보고 있다. AI가 이용자의 명령에 답하는 것을 넘어 상황을 파악해 사진 촬영과 영상 편집, 문서 작성 등 실제 작업까지 수행하는 방식이다. 퀄컴은 이를 뒷받침하는 스냅드래곤의 AI 연산 성능을 앞세워 온디바이스 AI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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