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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형 공정’의 반전...8인치 파운드리 ‘귀한 몸’ 됐다

AI 서버 확대로 전력반도체 수요 급증
수요는 늘었는데 공급은 구조적 감소

 DB하이텍 DB하이텍‘구형 공정’ 8인치 파운드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인공지능(AI) 서버와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전력관리반도체(PMIC) 수요가 늘어난 반면, 주요 파운드리 업체들은 8인치 생산능력을 줄이고 있어서다. 공급 부족이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면서 8인치 업황이 다시 살아나는 모습이다.

8인치 공정은 주로 전력관리반도체와 아날로그 반도체,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등을 만들 때 쓰인다. 중앙처리장치(CPU)나 그래픽처리장치(GPU)처럼 미세공정이 중요한 제품과는 성격이 다르다. 전압을 조절하거나 각종 신호를 처리하는 칩은 굳이 3나노, 5나노 같은 첨단 공정을 쓸 필요가 없다. 검증된 8인치 공정이 생산비와 안정성 측면에서 유리한 경우가 많다. AI 투자 확대 과정에서 이런 8인치 공정의 쓰임새가 각광받는 분위기다.

AI 서버에는 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뿐 아니라 이들 부품에 필요한 전압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전력관리반도체가 함께 들어간다. GPU 성능이 높아질수록 서버의 전력 소비도 커지고, 전압을 바꾸거나 전류를 제어하는 반도체 수요도 함께 늘어난다.

DS투자증권은 특히 80~120V급 전력 변환·제어·보호 반도체가 130~180나노미터급 성숙 공정에서 충분히 생산 가능해 8인치 라인의 직접적인 수혜 영역이 될 것으로 봤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AI가 기존에 없던 8인치의 새로운 수요처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요가 늘어나는 사이 공급은 줄고 있다. TSMC와 삼성전자는 수익성이 낮은 8인치 생산능력을 축소하는 반면 신규 투자는 12인치 공정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일부 증설에 나서고 있지만 전체 공급 감소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DS투자증권의 판단이다. 글로벌 8인치 가동률은 2024~2025년 70~80% 수준에서 2026년 90% 이상으로 올라온 것으로 추정된다. 이수림 애널리스트는 “12인치로의 전환이라는 장기적인 흐름에도 불구하고 2027년까지 타이트한 수급과 가격 상승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공급 부족은 이미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 국내 대표 8인치 파운드리 업체 DB하이텍은 올해 5월 대만과 미국 고객을 대상으로 가격을 5~10% 올렸다. 중국 고객용 PMIC·BCD 공정 가격도 5% 인상했다. 7월에는 중국 고객을 대상으로 추가 10% 인상에 나섰고 국내 디스플레이구동칩 고객까지 인상 대상을 넓혔다. SMIC와 VIS, PSMC 등 해외 8인치 파운드리 업체들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DS투자증권은 파운드리 가동률이 85%를 넘으면 가격 협상력이 생기고, 95%를 넘으면 공급자 우위가 강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수림 애널리스트는 “기존 8인치 팹이 오히려 전략적 자산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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