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올해 3분기(7~9월) 미국 신차 분기 판매량에서 처음으로 포드를 앞지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포드의 전기차 사업이 부진한 가운데, 휘발유 가격이 치솟으면서 현대차그룹이 강점이 있는 연비가 좋은 하이브리드차로 수요가 몰린 영향이다.
마찬가지로 ‘하이브리드 강자’ 도요타도 미국 1위 GM과의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미국 자동차 업계에선 “아시아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이 꾸준히 늘어나는 가운데, 미국 3사는 사상 최저 점유율로 분기를 마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조지아주(州) 엘라벨 소재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지난 6월 2일(현지 시각) 열린 기아 스포츠 하이브리드 생산 기념식.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와 마티 켐프 여사가 탄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차량이 주차로봇에 실려 무대에 등장하고 있다./현대차그룹미국 자동차 시장조사 업체 콕스 오토모티브는 24일(현지 시각) 현대차·기아·제네시스를 합친 현대차그룹의 3분기 미국 판매량을 51만1421대로 추산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6.5%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포드는 7.1% 줄어든 50만4172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전망대로라면 현대차그룹은 분기 기준으로 처음 포드를 제치고 GM·도요타에 이어 미국 판매 3위에 오른다.
GM의 3분기 판매는 5.2% 줄어든 67만1706대, 도요타는 2.2% 늘어난 64만2707대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 경우 1~9월 누적 판매 격차는 12만1084대로 좁혀진다. 다만 이번 수치는 전망치로, 업체별 3분기 확정 실적은 다음 달 초 발표된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24일 미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4.48달러로, 1년 전보다 약 40%나 올랐다. 호르무즈 해협 긴장이 이어지며 원유 가격이 높게 유지된 탓이다. 기름값 부담이 커지자 미국 자동차 시장 소비자들은 하이브리드차로 눈을 돌렸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8월 미국에서 하이브리드차 5만57대를 팔아 전체 판매의 32.4%를 채웠다. 반면 미국 업체들은 하이브리드 라인업이 빈약하다. 포드는 F-150 픽업트럭 등 일부 차종에만 하이브리드를 두고 있고, GM은 고가 스포츠카인 콜벳이 유일한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정다운3위 경쟁에 대해 포드 측은 “현대차와 기아는 별개 회사이며, 둘을 합쳐도 올해 누적 판매는 포드가 더 많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1~9월 누적 전망치는 포드가 150만5134대로 현대차그룹(143만1804대)보다 7만대가량 많다.
미국 신차 시장이 전반적으로 살아나는 가운데 아시아 브랜드의 약진 전망이 나왔다. 콕스는 올해 신차 판매량 전망치를 기존 1580만대에서 1610만대로 상향 조정했다. 고유가,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견조한 시장 회복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콕스는 아시아 브랜드가 2분기 연속 미국 신차 판매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반면, GM·포드·스텔란티스 등 이른바 ‘디트로이트 3’의 점유율은 36%대로 역대 최저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찰리 체스브로 콕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들이 아시아 업체가 강점을 가진 하이브리드와 승용차로 계속 옮겨가고 있어 점유율 변화는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