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에서 출하 준비 중인 알루미늄 제품.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구리 가격 상승에 따른 대체 수요와 중국의 공급 제한, 에너지 가격 상승이 맞물리면서 내년 알루미늄 가격이 구리보다 강한 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구리 1t을 대체하려면 알루미늄 약 2.5t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대신증권은 이 교환 비율을 감안했을 때 알루미늄 2.5t 가격이 구리 1t 가격의 85~90% 수준까지 올라갈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구리 가격 상승이 알루미늄 수요 자극"
대신증권 최진영 연구원은 26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알루미늄 강세 요인으로 △구리 가격 상승에 따른 대체 수요 △중국의 생산능력 제한 △화석연료 가격 상승 가능성을 꼽았다.
최 연구원은 "타이트해지는 수급 속에 뒤늦게 발생할 '에너지 슈퍼 사이클'로 내년 알루미늄 가격은 구리보다도 강한 성과를 보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구리 가격 상승이 알루미늄 수요를 자극할 것이란 전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전·전자기기와 건자재 등 고순도 구리가 필요하지 않은 수요처는 전체의 약 65%로, 이들 분야에서는 알루미늄이 구리를 대체할 수 있다.
구리 1t당 알루미늄 약 2.5t이 투입되는 교환 비율을 적용하면 알루미늄 가격은 구리 가격의 85~90% 수준까지 대체 수요를 통해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공급 측면에서는 세계 최대 생산국인 중국의 생산 규제 등이 가격을 지지할 것으로 관측됐다. 중국은 '알루미늄 질적성장 시행 방안'을 통해 알루미나·전해알루미늄의 증설 요건을 강화하고 재생알루미늄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보고서는 전해알루미늄의 전력 투입 기준을 t당 1만3000킬로와트시(kWh)로 제시하며, 중국의 알루미늄 생산능력이 4500만t대에 머물고 있는 배경으로 해석했다.
중국 알루미늄 제련공장. 사진=뉴시스 "중국 수출 세제 변화…감산 유도 조치"
중국의 수출 세제 변화도 공급 제약 요인으로 제시됐다. 대신증권은 중국이 전해알루미늄과 알루미늄 가공제품의 수출환급세를 폐지한 점을 언급하며 감산 유도를 위한 조치로 봤다.
단기 수급에서는 재고 감소가 가격 하단을 지지하고 있다. 삼성선물에 따르면 지난 22일 중국 주요 3개 지역 알루미늄 재고는 54만2500t으로 직전 집계보다 1만1500t 줄었다. 상하이선물거래소(SHFE) 재고도 하루 8732t, 최근 한 달간 10만4800t 감소했다.
다만 중국의 높은 생산량은 가격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삼성선물은 현재 알루미늄 시장에서 중국 재고 감소가 가격 하단을 지지하는 반면 높은 생산량은 상단을 제약하고 있다며, 중국 연휴 이후 재고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설 경우 공급 부담이 부각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원가 측면에서는 전력 가격이 핵심 변수로 지목됐다. 보고서는 알루미늄 생산비에서 전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웃돌아 원료인 보크사이트보다 크고, 이 때문에 천연가스와 연료탄 등 화석연료 가격 변화에 민감하다고 분석했다.
또 현재 화석연료 가격 상승을 제약하는 기상 요인이 내년에 약화될 경우 에너지 가격과 알루미늄 가격이 함께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다만 이는 기상 전망과 에너지 가격 간 상관관계를 기반으로 한 조건부 전망이다.
최 연구원은 "수급 제약과 에너지 가격 상승이 동시에 나타날 경우에 내년 알루미늄 가격이 구리보다 강한 흐름을 보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