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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저 차 뭐지”…OTT 타고 세계로 달리는 자동차

PPL 넘어 캐릭터의 ‘페르소나’로
글로벌 OTT, 차 브랜드의 새 쇼룸 되다
SBS 드라마 &lt;김부장&gt;에서 배우 소지섭이 폴스타3를 타고 있는 모습. 폴스타 제공 SBS 드라마 <김부장>에서 배우 소지섭이 폴스타3를 타고 있는 모습. 폴스타 제공

요즘 인기 드라마나 영화를 보다 보면 무심코 스마트폰으로 차량 이름을 검색해보는 일이 잦아졌다. 화면을 스쳐 지나가는 자동차가 예사롭지 않아서다. 예전처럼 엠블럼을 청테이프로 가리거나, 긴박한 순간 뜬금없이 편의 기능을 조작하던 ‘어색한 PPL(간접광고)’의 시대는 지났다. 오늘날 스크린 속 자동차는 단순 소품을 넘어 인물의 사회적 위치와 욕망을 드러내는 ‘페르소나’이자, 극의 공기를 완성하는 핵심 미장센이다. 여기에 넷플릭스, 디즈니+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타고 세계로 뻗어나가는 K-콘텐츠의 파급력이 더해지면서, 스크린은 국경과 시간을 초월해 관객을 사로잡는 가장 매력적인 ‘24시간 가상 쇼룸’으로 거듭났다.

SBS 드라마 &lt;김부장&gt;에서 배우 소지섭이 폴스타3를 타고 있는 모습. 폴스타 제공 SBS 드라마 <김부장>에서 배우 소지섭이 폴스타3를 타고 있는 모습. 폴스타 제공

올해 안방극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SBS 드라마 <김부장>은 자동차가 캐릭터와 결합해 브랜드 노출 이상의 효과를 낸 사례로 꼽힌다. 최고 시청률 23.1%를 기록하고 넷플릭스 비영어권 글로벌 1위에 3주 연속 오른 이 작품의 클라이맥스에는 스웨덴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의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폴스타 3’가 투입됐다. 폴스타코리아는 지난 7월 국내 출시에 맞춰 김부장(소지섭 분)의 마지막 임무 작전 차량으로 폴스타 3를 배치했다. 군더더기 없는 미니멀리즘 디자인과 낮고 넓은 차체는 말보다 묵직한 행동으로 승부하는 과묵한 해결사 김부장의 카리스마와 맞았다. 특히 전기차 특유의 정숙성과 800V 전기 아키텍처, 최대 680마력의 동력 성능을 앞세운 폴스타3는 야간 탈출과 추격 장면에서 기존 내연기관 차와는 다른 액션의 질감을 만들어냈다. 요원들이 탄 날렵한 쿠페형 SUV ‘폴스타 4’까지 함께 활약하면서 신차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SBS 드라마 &lt;김부장&gt;에서 배우 손나은이 폴스타4를 타고 있는 모습. 폴스타 제공 SBS 드라마 <김부장>에서 배우 손나은이 폴스타4를 타고 있는 모습. 폴스타 제공

가상 왕실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 로맨스 드라마 MBC <21세기 대군부인>에서는 자동차가 등장인물의 신분과 관계를 보여주는 장치로 활용됐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마이바흐와 고성능 AMG 등 핵심 신차 9종, 총 13대를 이 드라마에 지원했다. 대군 이안(변우석 분)에게는 럭셔리 스포츠 쿠페 ‘메르세데스-AMG GT 55 4MATIC+’를 투입해 젊고 역동적인 로열패밀리의 카리스마를 살렸다. 신분 상승과 자립을 꿈꾸는 성희주(아이유 분)에게는 우아한 ‘AMG SL 63’과 초호화 세단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 680’을 번갈아 탑승하게 해 인물의 내적 갈등과 격상된 신분을 시각화했다. 왕실 의전 차량으로 등장한 마이바흐와 경호 차량 S 580의 모습은 OTT를 통해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전달됐다.

MBC 드라마 &lt;21세기 대군부인&gt;에 나온 메르세데스-AMG GT, 메르세데스-AMG SL.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제공 MBC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에 나온 메르세데스-AMG GT, 메르세데스-AMG SL.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제공

최근에는 등장인물의 직업과 성격에 맞춰 차종을 ‘캐스팅’하는 방식도 확산하고 있다. 자동차를 캐릭터의 일부로 만드는 전략이다. 쿠팡플레이와 tvN을 통해 선보인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와 <오싹한 연애>에서는 이런 ‘캐릭터 매칭’이 두드러진다. 자수성가형 인기 인플루언서(김혜수 분)에게는 압도적인 안전성과 공간감을 자랑하는 7인승 대형 SUV ‘XC90’을, 냉철한 피부과 원장(조여정 분)과 단아한 호텔 상속녀(박은빈 분)에게는 절제된 품격의 대형 세단 ‘S90’을 매칭했다. 사건 현장을 밤낮없이 누비는 열혈 검사(양세종 분)에게는 기동성이 뛰어난 중형 SUV ‘XC60’을 배치했다. 차량 자체를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인물의 직업과 성격에 맞는 차종을 배치해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쿠팡플레이 드라마 &lt;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gt;에 나오는 볼보 XC90. 볼보코리아 제공 쿠팡플레이 드라마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에 나오는 볼보 XC90. 볼보코리아 제공

스크린 속 자동차는 인물 간의 관계를 좁히는 정서적 공간으로도 쓰인다. 최근 개봉한 영화 <인턴>에서 패션 기업 대표 선우(한소희 분)의 차량으로 등장하는 제네시스 ‘GV80’는 37년차 실버 인턴 기호(최민식 분)와 함께 이동하며 세대를 뛰어넘어 신뢰를 쌓아가는 핵심 공간으로 이용됐다.

최근 개봉한 영화 &lt;인턴&gt;에서 주인공들이 제네시스 GV80을 타고 이동하는 모습. 제네시스 제공 최근 개봉한 영화 <인턴>에서 주인공들이 제네시스 GV80을 타고 이동하는 모습. 제네시스 제공

GV80 하이브리드. 제네시스 제공 GV80 하이브리드. 제네시스 제공

이제 스크린 속 자동차는 단순한 배경 소품이 아니라 대본 속 갈등과 정서를 함께 견인하는 ‘조연 배우’에 가까워졌다. TV에서는 ‘몇 초 동안 몇 명에게 노출됐느냐’가 중요했다면, OTT 시대에는 한 장면이 몇 개 국가에서 얼마나 오래 소비되고 검색으로 이어지느냐가 중요해졌다. 자동차 업체들이 드라마 속 차량을 단순 협찬을 넘어 캐릭터와 서사에 맞춰 캐스팅하는 이유다. 글로벌 OTT가 국경을 넘어 콘텐츠를 유통하면서 스크린은 자동차 브랜드의 새로운 글로벌 쇼룸으로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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